우리가 묵었던 캐슬린 호수에서 공원 북쪽에 위치한 타찰 달(Tachal Dhal) 방문자 센터까진 100km가 넘는 거리였다. 게다가 쉽 마운틴(Sheep Mountain) 동쪽 사면에 있는 솔저스 서미트(Soldier’s Summit)를 먼저 둘러보고 났더니 산행 출발이 꽤 늦어졌다. 불리온 플래토(Bullion Plateau)를 갈까, 아니면 쉽 크릭을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늦은 출발을 감안해 짧은 코스를 택했다. 이 쉽 크릭 트레일은 산행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왕복 10km 거리에 해발 1,281m까지 오른다. 등반고도는 427m. 여유롭게 걸었음에도 산행에 3시간 15분이 소요되었다.

 

타찰 달 방문자 센터에서 트레일헤드까지는 차로 좀 더 들어가야 했다. 주차장에서 차단기가 설치된 게이트를 지나 5분 정도 걸어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쉽 크릭은 오른쪽으로 꺽어야 한다. 갈림길엔 20년 전에 그리즐리에게 죽은 어떤 젊은 여성의 추모 동판이 세워져 있었다. 방향을 꺽어 트레일로 들어서는데 발 아래 누군가가 종이 한장을 돌로 눌러 놓았다. 이 트레일에서 어제 그리즐리 곰을 보았으니 조심하라는 경고 메세지였다. 이 쪽지를 읽은 일행들 모두 바짝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네 명이 뭉쳐 다니면 곰도 어쩌지 못할 것이니 일단 올라가 보자고 이야기하곤 내가 선두로 나섰다.

 

쉽 마운틴의 서쪽 사면을 에둘러 쉽 크릭을 따라 올라가는 산길이 죽 이어졌다. 초반에는 제법 가파른 경사면을 치고 올라야 했다. 2km쯤 올랐을까. 전망이 확 트이며 슬림스 강(Slims River)과 그 주변 산세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도를 높일수록 산세는 더욱 깊어지고 풍경은 점점 그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푸른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넓게 자리잡고 있었고, 산 아래 계곡엔 수량이 제법 많은 슬림스 강이 구비구비 흐르고 있었다. 아름다운 파노라마 풍경에 절로 탄성이 새어 나왔다. 저 계곡 끝에는 카스카월시 빙하(Kaskawulsh Glacier)가 있다고 해서 목을 빼고 찾아 보았지만 그 존재를 식별할 수는 없었다. 카스카월시 빙하는 클루어니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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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3.05 0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전세낸데다 스릴까지 ~~
    여럿이서 그리즐리 곰을 만난다면 곰이 무서워서 피하나요??
    32살 아까운 나이에 자연으로 돌아갔네요...젊은 나이에 세상을 달리한 사람을 보면 안타까워요...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을텐데~~

    • 보리올 2014.03.05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흔히 그리즐리나 흑곰은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면 먼저 자리를 피합니다. 하지만 사람과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는 경우는 나름대로 승산이란 것을 따집니다. 사람이 네 명 이상 모여 있으면 스스로 승산이 적다고 보기 때문에 사람이 좀 더 안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입니다. 그래도 캐나다에선 일 년에 한두 명씩은 이렇게 곰에게 생명을 잃습니다.

 

킹스 쓰론 서미트를 올라가지 않아 시간이 많이 남았다. 대타로 급히 택한 곳이 바로 이 코튼우드 트레일이었다. 킹스 쓰론 트레일에서 멀지 않아 대타로는 제격이었다. 이 트레일은 과거 모피 교역을 위해 해안 지역으로 가기 위한 루트이자, 탐험이나 광물 탐사를 위해 사람들이 다녔던 길이었다. 산행 목적으로 만든 트레일의 전체 길이가 85km로 보통 4일에서 6일은 잡아야 하는 백패킹 코스다. 캐슬린 호수에서 출발해 데자디시 호수까지 한 바퀴 돌아나온다. 트레일로 진입하는 곳과 트레일에서 나오는 곳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미리 차량 안배를 해야 한다. 중간에 있는 루이스 호수(Louise Lake) 캠핑장까지 다녀오려고 해도 왕복 30km에 이르니 적어도 이틀은 잡아야 한다.

 

굳이 이 코스를 당일로 다녀오려면 고트 크릭(Goat Creek)을 지나 5,5km 지점까지만 가는 것이 좋다. 왕복 11km 거리로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다. 우리도 여기까지만 다녀왔다. 오른쪽으로 캐슬린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 보며 걸을 수 있고, 멀리 루이스 호수의 모습도 보인다. 사카이 호수(Sockeye Lake)로 연결되는 계곡도 볼 수 있는데, 이 사카이 호수는 코캐니 연어(Kokanee Salmon)가 회귀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코캐니 연어는 홍연어라 불리는 사카이 연어의 변종이다. 강 하류에 댐이 생기면서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연어들이 캐슬린 호수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사카이 호수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변화된 환경에 새롭게 적응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코튼우드 트레일은 무척 평화로웠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산길도 푹신푹신해 너무 좋았다. 비가 내린 후라 숲에서 풍겨져 나오는 약간 비릿한 내음도 기분을 맑게 했다. 나무도 그리 크거나 굵지 않은 관목이 많았다. 그 덕분에 노랗고 붉은 색조를 많이 띄고 있었다. 붉은 이파리를 자랑하는 파이어위드(Fireweed)와 빨간 열매를 맺은 번치베리(Bunchberry)도 산색 변화에 일조를 하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산길을 걷는 것 자체가 나에겐 하나의 축복이자 행복이었다. 단풍 외에도 우리 눈길을 끄는 것이 또 있었다. 그것은 바로 숲에 지천으로 깔려 있는 버섯이었다. 비늘 문양을 지닌 삿갓 형태의 버섯이 능이 버섯이라 해서 유심히 살펴 보았다. 그렇다고 국립공원 경내에서 버섯을 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저 눈에,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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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식전당포 2014.02.28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 좋은 하루 되시길.

    • 보리올 2014.02.28 0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콘의 풍경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합니다. 북극권에 가까운 동토의 땅이지만 대자연이 살아있는 모습은 실로 대단한 곳이지요.

  2. 설록차 2014.03.05 0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구도의 사진 2장..밑에서 2,3번째 사진...
    이 세상 과 저 세상으로 느껴지는데요...화려한 색이 빠진 아래 사진은 신비롭기도 해요...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ㅎㅎ

 

 

이 트레일은 클루어니 국립공원에서 꽤 유명한 모양이었다. 우선 자기 체력에 맞추어 킹스 쓰론 서크(King’s Throne Cirque)까지만 가도 되고, 체력에 문제가 없으면 킹스 쓰론 서미트(King’s Throne Summit)에 올라도 좋다. 어느 곳이라도 그 위에서 보는 캐슬린 호수의 모습과 탁 트인 조망이 이름답다 소문이 났다. 산행 기점은 우리가 묵었던 캐슬린 호수 쉘터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코튼우드(Cottonwood) 트레일도 여기서 출발한다. 점심으로 베이글과 계란, 에너지 바를 배낭에 넣고 산행에 나섰다.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해 곧 비를 쏟을 것 같은 날씨였다. 일단 킹스 쓰론 서크까지 올라가 거기서 킹스 쓰론 서미트를 갈 것인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처음엔 캐슬린 호수를 따라 옛 마차길을 걸었다. 중간에 갈림길 두 개가 나오는데 모두 왼쪽을 택하면 된다. 산길엔 가을색이 완연했다. 밴쿠버에서는 이런 가을색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유콘의 가을은 완연히 달랐다. 코튼우드(Cottonwood)도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다. 조금 더 고도를 높이자 숲에서 벗어나면서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바위가 잘게 쪼개진 낙석지대가 나타난 것이다. 지그재그로 난 길은 미끄러웠고 샛길도 많았다.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그리 굵지 않아 맞을만 했다. 캐슬린 호수가 우리 눈 앞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시원한 풍경이 펼쳐지는데 날씨가 궂은 것이 좀 아쉬웠다. 배낭 커버를 씌우고 자켓을 꺼내 입었다.

 

킹스 쓰론 서크에 도착했다. 해발 고도는 1,442m. 여기까진 등반고도 548m에 왕복 10km, 4시간 정도 걸린다. 보통 서크라 하면 산으로 둘러싸인 원형 분지를 일컫는데, 이곳 산중턱에 있는 원형 분지가 왕이 앉는 의자같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캐슬린 호수의 풍경도 이름다웠다. 킹스 쓰론 써미트도 그리 험봉은 아니었다. 캐나다 로키나 밴쿠버 산에 비해 산세가 그리 위압적이지 않아 별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서미트까지 오르지 않기로 했다. 빗길에 왕복 6km의 리지 등반을 해야 하고, 구름 속에 갇혀 있는 정상에 올라가도 파노라마 풍경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비가 그칠 기미가 없어 하산을 재촉했다. 비록 가을비가 내리긴 했지만 붉게, 노랗게 물든 가을 산색에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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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식전당포 2014.02.27 0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하게 얻어 갑니다~^^

  2. 설록차 2014.03.04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의 독점이네요...환희에 찬 남자와 개고생인 불쌍한 멍멍이를 빼면요...
    단풍이 높은 곳에서부터 내려오나 봅니다...멋~진 풍경, 멋~진 사진이에요...^^*

    • 보리올 2014.03.04 1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외에는 산길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캐슬린 호숫가에 텐트를 쳤던 저 젊은이 외에는 말이죠. 그런데 저 강아지 표정이 매우 밝았었습니다. 주인보다 산에 오르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 고생은 아니지요. 다음엔 강아지 표정까지 잡아 보아야겠네요. ㅎㅎㅎ

 

첫날 밤은 캐슬린 호수 쉘터에서 아주 따뜻하게 보냈다. 장작을 때는 난로가 있어 실내가 훈훈했다. 침낭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정도였다. 호숫가 모래사장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현지 젊은이들이 자정쯤 잠을 자러 쉘터로 들어왔다. 둘째날 저녁에는 어느 신혼부부가 결혼 파티를 연다고 쉘터를 점거해 버렸다. 졸지에 숙소를 뺏겨 버린 것이다. 부득이 호숫가 모래사장에 텐트를 쳤다. 밤새 빗방울이 돋고 바람이 세게 분다 싶었는데 새벽에는 엄청난 돌풍이 불어왔다. 네 명이 누워있는 텐트가 바람에 날라갈 판이었다. 덩치 큰 내가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등을 대고 팔다리를 벌려 버티길 40여 분. 강력한 펀치를 날리듯 쾅쾅 등을 때리던 바람이 순간적으로 잦아 들었다. 급히 텐트를 걷고는 침낭을 들고 쉘터로 피신을 했다. 쉘터는 비어 있었다. 잠은 모두 달아나 버렸다. 깜깜한 밤에 냄비만 칙칙 소리를 내며 수증기를 내뿜는다. 이른 새벽부터 커피를 마셨다.     

 

이번에는 헤인즈 정션을 지나 클루어니 국립공원 북쪽으로 차를 몰았다. 다시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탄 것이다. 유콘에서 가장 큰 호수라는 클루어니 호수(Kluane Lake)와 솔저스 서미트(Soldier’s Summit)가 우리가 가는 목적지다. 거기엔 타찰 달(Tachal Dahl)이란 이름의 방문자 센터가 있지만 이 역시 시즌이 지나 문을 닫았다. 그 앞으로 펼쳐진 초원이 무척 아름다웠다. 솔저스 서미트로 올랐다. 이 솔저스 서미트는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모두 연결한 후, 1942 11 20일 준공식을 가진 곳이다. 주차장에서 1 km 걸어가면 되는데 솔저스 서미트에는 캐나다와 미국의 국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었다. 이곳에 서면 아름다운 클루어니 호수가 내려다 보인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에서는 의외로 야생동물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분명 덤불 속 어딘가에는 그리즐리나 흑곰, 무스, 달 양, 늑대 등이 서식하고 있을 것이지만 겨울을 보낼 준비로 바쁜지 우리 앞에는 통 나타나지를 않았다. 길가에 침엽수가 보이긴 했지만 BC 주처럼 크고 울창한 침엽수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도 역시 추운 날씨 탓이리라 여겨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람 키 정도 되는 작은 관목들이었다. 주로 버드나무(Willow)나 난쟁이 자작나무(Dwarf Birch), 오리나무(Alder)가 많은데 이 나뭇잎들은 가을이 되면 노랗게 변색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말은 유콘의 산이나 들판은 다른 곳에 비해 가을 색채가 풍부하다는 의미 아닌가. 우리가 여기에 온 것도 유콘의 가을을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붉게 타오르는 유콘의 가을은 아직 우리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붉은 가을을 찾아 북으로 더 올라가야겠다.

 

 

 

 

<사진 설명> 이틀밤을 묵은 캐슬린 호수 쉘터. 우리에겐 너무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다. 특히 텐트를 날릴듯 불어대던 돌풍에서 벗어나 쉘터에 자리를 폈을 때 이 쉘터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사진 설명> 캐슬린 호수 주변만 거닐어도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이 번치베리와 파이어위드였다. 번치베리의 빨간 열매와 빨갛게 변한 파이어위드의 이파리는 유콘의 가을색을 풍요롭게 만드는 존재였다.

 

 

<사진 설명> 아침, 저녁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는 캐슬린 호수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것 같았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에 스트레스가 몽땅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설명> 동녁을 붉게 물들인 태양이 구름 사이로 떠오르더니 뜬금없이 반대편에서 무지개가 뜨기도 했다. 이곳의 다양한 날씨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은 모양이었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서 다시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타고 북상해 클루어니 호수를 만났다. 그 길이가 무려 70km에 이른다는 호수를 우리는 극히 일부분만 보아야 했다.

 

 

 

 

<사진 설명> 솔저스 서미트에 오르면 그 아래로 클루어니 호수와 알래스카 하이웨이가 보인다. 1942 11월 알래스카 하이웨이 준공식을 거행했던 곳이다. 공사에 투입되었던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이 들리는 듯 했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으로 되돌아 오면서 클루어니 국립공원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다음엔 백패킹을 하면서 클루어니 국립공원의 속살로 들어가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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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식전당포 2014.02.16 0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하게 보고갑니당^^

  2. 제시카 2014.02.17 1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사진들이 다 달력에 나올것만 같아요 무지개도 이쁘고, 쉘터가 인상적이네요~ 자다일어나서 창문보면 바로 멋진 산이랑 호수가 보일테니!

    • 보리올 2014.02.17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쉘터 덕분에 따뜻하고 편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단다. 그 때문에 클루어니 국립공원에 대한 인상도 무척 좋았고. 여행이라는 것이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인 총합 아니겠니?

  3. Grace 2017.05.26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여행기 감사합니다~
    쉘터에서 숙박까지 가능한가요~?
    파크 캐나다 홈페이지 에서는 키친쉘터라고 나오던데... 정보 좀 더 얻을 수 있을까요~~

    • 보리올 2017.05.26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식적으론 쉘터에서 숙박을 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캠핑장이 문을 닫고 새벽에 악천후가 몰려와 쉘터로 피신을 했지요.

 

아침에 화이트호스를 출발해 1시간 30분을 달려 헤인즈 정션(Haines Junction)에 도착했다. 헤인즈 정션에 다가갈수록 수려한 산세가 우리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찾아가는 클루어니 국립공원(Kluane National Park)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도 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난 곳도 여러 군데 있었다. 구름을 배경으로 한 하늘이라 더 파랗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헤인즈 정션은 알래스카 하이웨이와 헤인즈 하이웨이가 갈리는 삼거리 마을이었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의 중심이었지만 마을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유콘 남서쪽에 자리잡은 클루어니 국립공원은 일단 면적이 엄청나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라고 했다. 그 면적이 21,980 평방킬로미터라 하는데 이 정도 크기면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50배쯤 된다. 서쪽으로는 알래스카의 랭겔-세인트 엘리어스(Wrangell-St. Elias) 국립공원과 경계를 마주하고 있고, 남으로는 역시 알래스카의 글레이셔 베이(Glacier Bay) 국립공원과 접해 있다. 이 공원들과 연계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보호구역를 형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은 또한 1980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거대한 산악지형에 빙하와 계곡이 발달하고 다양한 식생을 보유하고 있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하이웨이를 따라 도열한 연봉은 클루어니 산맥에 속하는데 대개 해발 2,500m 내외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그 너머로 아이스필드 산맥이 있다. 해발 5,959m로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로간 산(Mt. Logan)도 여기에 속한다. 이 두 개의 산맥을 합쳐 우리는 세인트 엘리어스 산맥(St. Elias Mountain)이라 부른다. 여기에 분포해 있는 빙원이 극지방을 제외하곤 가장 크다고 한다. 로웰(Lowell) 빙하와 카스카울시(Kaskawulsh) 빙하는 이 빙원을 대표하는 빙하들이다. 그 길이도 엄청나지만 무척 아름답기로도 소문이 났다. 헬기나 경비행기를 이용해 빙하를 돌아보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시즌이 지나 문을 닫은 것 같았다.

 

우리는 여기서 2 3일 간에 걸쳐 국립공원 안에 있는 트레일 몇 군데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산행에 대해선 따로 소개하기로 한다. 헤인즈 하이웨이에 있는 유네스코 기념 동판을 지나 캐슬린 호수(Kathleen Lake)로 향했다. 헤인즈 정션에서 남으로 32km 지점에 있다. 이곳에 캠핑장이 있어 베이스 캠프를 차리려고 했는데 캠핑장도 문을 닫아 버린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캐슬린 호수 쉘터에서 하룻밤을 자고 하루는 호숫가 모래사장에 텐트를 쳤다. 캐슬린 호수는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우람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둔 것도 그렇고, 아침, 저녁으로 부드러운 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도 우리 눈에는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호수 주변을 산책삼아 걸었다. 오후에는 시간이 남아 캐슬린 호수의 코캐니(Kokanee) 트레일을 걷고는 락 글레이셔(Rock Glacier)에도 다녀왔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국립공원 안내소. 지도와 트레일 정보를 얻곤 그 옆에 있는 원주민 문화 센터에 들러 전시품들을 둘러보았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서 아주 조그만 카톨릭 성당을 만났다. 국립공원 안내소 길 건너편에 있었다. 1942년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건설할 때 미군 병사들이 사용했던 군대 막사를 개조해 1954년에 지어진 성당이라 군대 막사 형태를 지녔다. 겨우 열댓 명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지만 그래도 일요일이면 미사를 연다고 적혀 있었다.

 

 

 

<사진 설명> 알래스카 하이웨이에서 헤인즈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향했다. 도중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임을 알리는 동판이 길가에 세워져 있었다.

 

 

 

 

<사진 설명> 캐슬린 호숫가를 따라 산책을 하다 코캐니 트레일도 엉겹결에 걸었다. 1km의 짧은 트레일이었다. 고즈넉한 가을 풍경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날씨는 쌀쌀한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춥지는 않았다.

 

 

 

 

<사진 설명> 락 그레이셔 트레일은 왕복 3.2km로 그리 길지는 않았다. 산책삼아 걷기에 좋았다. 보드워크와 짧은 숲길을 빠져나오면 줄창 돌밭을 걸어야 했다. 고도를 높일수록 데자디시(Dezadeash) 호수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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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애과차이점이 뭐가있나요 2014.02.11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답습니다.평소에 궁금한것이있어서 여쭈어보겠습니다.캠칭장에거 자는것과(돈이소요 되잖아요)일반평지나 들판에서자는것(경비가 들어가지
    않음.)

    • 보리올 2014.02.11 1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캠핑장은 하루에 20~30불을 내야 하고 들판같은 곳에다 텐트를 치면 그 비용은 줄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 들판에서나 텐트를 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론 캠핑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어느 누구의 사유지일 가능성도 있거든요. 캠핑장은 돈을 내기 때문에 그 반대 급부로 식수나 화장실, 샤워, 야생동물이 닿지 않는 식량 저장소 등의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도 있고요. 답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2. prima bella 2014.02.12 0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콘주는 아직 안가봤는데...워낙 멀어서 마음 먹기가 쉽진 않네요.
    그래도 언젠가는 한번 가볼 곳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쪽도 자연 경관이 대단할 것 같아요~~

    • 보리올 2014.02.12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로 가려면 정말 먼 거리죠. 저희도 밴쿠버를 출발해 왕복 7,100km를 달리고 왔습니다. 알래스카는 발도 들이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유콘은 아무래도 북극권에 면해 있어 여기 BC주 지형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언제 한번 직접 가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3. 지식전당포 2014.02.15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내용 이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