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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26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15> (3)
  2. 2012.11.25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14>

 

원래는 베시사하르(Besisahar)에서 만나기로 했던 버스를 쿠디까지 오라 했던 모양이다. 쿠디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지를 않는다. 의사 전달이 잘못된 걸까? 결국은 베시사하르까지 걸어 나가기로 했다. 이제 더 이상 걸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배낭을 메고 한 시간을 걸어 나가려니 입이 나온다. 2주간이나 열심히 걸어 놓고는 한 시간 더 걷는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자신이 우스웠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베시사하르에서 버스를 만나 짐을 싣고 카트만두로 향했다. 모두들 피곤했는지 잠에 떨어졌지만, 난 지나치는 풍경을 눈에 담으려 잠과 싸우고 있었다.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설산이 나타나 문명으로 나가는 우리를 배웅한다. 둠레(Dumre)까지 나가는 동안 내 눈을 스쳐간 한국 기업의 광고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가옥이나 건물 벽면에 붙은 대우의 오리발 로고와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LG전자, 조양상선의 광고판이 내 눈을 즐겁게 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곡예하듯 6시간이나 달려 카트만두로 돌아왔다. 다샤인 축제 때문인지 도심에는 엄청난 인파와 교통 체증이 우릴 반긴다. 지나가는 차마다 경쟁하듯 경적을 울리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하다 싶었다. 고요한 산 속에서 수양을 쌓고 돌아온 몸과 마음을 한 순간에 허무는 것 같았다. 안나푸르나 호텔에 짐을 풀고, 앙 도르지가 운영하는 빌라 에베레스트 식당에서 통돼지 바비큐로 거창하게 만찬을 즐겼다. 소주에 양주까지 곁들여. 

 

 

 

 

 

 

 

 

 

 

<트레킹 요약>

 

2004 10 6일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을 마치고 1025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산악인 한왕용 대장의 <클린 마운틴 캠페인>에 참가해 펼친 이 활동에 대하여는 <월간 山> 2004. 12월호에 기고한 바 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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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지인 2012.11.26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진짜 돼지를 통으로다가 구웠네요........... 맛이 무지 궁금하네요 ㅎㅎㅎ 에메랄드색의 문도 이뻐요! 캐나다에선 도통 볼 수 없는 데..ㅎㅎ

  2. 설록차 2013.07.15 0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나슬루편을 모두 읽고~~ 때묻지 않은 순박한 현지사람과 트레킹팀의 얼굴이 비슷하네요...복잡한 문명세계의 먼지를 다 벗겨낸듯 맑아보입니다...손바닥만한 논이 계단처럼 다닥다닥 붙어있고 무거운 짐을 이마에 달고 옮기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모여서 카메라를 드려다보는 모습은 정겹기도 하구요...우리 5,60년대가 저러지 않았을까요... 다른 삶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뭐 그리 불행하겠습니까...외부 사람이 점점 늘어가면 달라지겠지만요...2004년에 가셨으니 이 때 모습은 좀 변했을것 같습니다... 히말라야에 대한 다큐는 많이 보았지만 보리올님 같은 블로그는 처음이에요...트레킹하는 분이 쓰는 글과 사진이 흔하지 않거든요...자연과 사람이 따뜻하게 표현되어 있어요...마음에 드는 사진이 너~~~무 많아요...^*^

  3. 보리올 2013.07.15 1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나슬루는 저에게도 애착이 많이 가는 산입니다. 히말라야 다른 지역에 비해서 더 순박한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지요. 다시 한 번 마나슬루 다녀온 기록을 읽어야겠습니다.

 

샹게(Shange)부터는 산비탈에 누런 다락논이 나타나고 수확을 앞둔 나락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살림살이도 위쪽보다는 훨씬 나아 보였다. 노새 행렬이 우리 길을 막는다. 물 한 모금 마시겠다고 잠시 꾀를 내던 노새는 몰이꾼이 던진 돌팔매로 등짝을 얻어 맞았고, 몰이꾼 앞에 선 녀석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몰이꾼이 휘두르는 회초리에 수시로 맞는다. 내 앞에 있던 녀석은 내가 부담스러웠는지 방귀로 응수를 한다. 30여 분간 행렬을 따르며 재미있는 구경을 했다.

 

바훈단다(Bahundanda)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쉬었다. 우리가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군인들이 총을 들고 왔다갔다하고 주민들도 시끌법적했다. 바훈단다 식당에서 오랜만에 문명의 이기를 보았다. 트레킹에 들어간 이후 TV를 처음으로 본 것이다. 그것도 대우전자 제품을 말이다. 옷을 잘 차려입은 가족들이 줄줄이 올라온다. 처음엔 살림살이가 넉넉한 모양이다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네팔 다샤인(Dashain) 축제를 맞아 귀향하는 행렬이었다. 우리나라 추석 귀성과 똑같았다.

 

부불레(Bhubhule)에서 비포장도로를 만났고 쿠디(Khudi)에선 차량 경적소리를 들었다. 문명 속으로 귀환한 것이 분명했다. 꼬박 14일 걸려 마나슬루를 한 바퀴 돌아 트레킹 끝지점에 도착한 것이다. 한 대장이 덴지에게 양 한 마리를 잡으라 지시를 했다. 잔치를 벌이자는 것이다. 내일이면 쿡과 세르파, 포터들과 이별을 하기 때문이다. 후미를 맡았던 세르파 친구가 내게 수박색 오렌지를 하나 건넨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된 것이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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