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안'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4.16 중국 산둥성 타이안, 타이산 ② (2)
  2. 2015.04.15 중국 산둥성 타이안, 다이먀오/타이산 ① (2)
  3. 2015.04.14 중국 산둥성 타이안

 

중천문을 지나면서 길이 상당히 가팔라졌다. 그만큼 계단의 각도가 급해진다는 이야기다. 몸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중국 사람들은 타이산 오르는 것을 등산으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보통은 운동화 차림이었고 어떤 사람은 구두를 신고 오기도 했다. 산길 여기저기에 무슨 사원, 사당은 그리 많은지 들르는 곳마다 향을 사라, 돈내고 복을 빌어라며 온통 돈타령이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길 양쪽으론 기념품 가게와 식당, 호텔들이 곳곳에 나타나 여기가 산중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이 지나 남천문에 도착했다. 남천문을 지나니 천가가 나온다. 온통 상점과 식당, 호텔로 가득한 산상마을이었다. 계단을 따라 앞만 보고 올라오던 풍경이 일순 바뀌며 전망이 좋아졌다. 우리가 올라온 길이 한 줄기 하얀 선으로 보였다. 타이산 정상인 옥황정(玉皇頂)까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것은 등산이라고 하기보단 경사가 급한 계단을 끊임없이 오르는 극기훈련 같았다. 무려 7,412개의 계단을 걸어오르려니 비슷한 높이의 산을 오르는 것보다 더 힘이 드는 것 아닌가 싶었다. 땀은 꽤 났지만 그래도 무사히 끝까지 올랐다.

 

타이산의 정상석은 의외로 옥황전 앞에 세워져 있었다. 하얀 비석에 빨간 글씨로 1,545m라 높이가 적혀 있었다. 옥황상제를 모시는 도교 사원인 옥황전이 왜 타이산 정상에 세워져 있는 것일까? 정상석 앞에 섰지만 여기가 타이산 정상이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 옆에 있는 일출봉이 조망도 있어 정상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산은 곤돌라와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돌계단을 오르느라 고생한 무릎이 은근히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곤돌라와 버스를 타는데 또 한 사람에 120위안을 내야 했다. 천외촌에서 버스를 내려 타이산 산행을 마쳤다.

 

타이산은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현장이고 지질학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1987년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타이산을 오른 내 느낌은 등산이라기보다는 그저 유원지를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시작하는 양사언의 시조만 아니었다면 직접 타이산 오를 명분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한 번 오르면 10 장수한다는 이야기도 관광 수입을 노린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해서 타이산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소득이라면 소득 아니겠는가.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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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5.05.06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산을 갔다와서 뜻깊었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하늘이 뿌옇고 특히 정상이 산같지가 않아 보통이었습니다.

    • 보리올 2015.05.07 0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행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버킷 리스트에서 타이산을 지울 수 있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다시 가기는 어려울 것 같지 않냐?

 

타이산(泰山)은 중국 오악(五岳)에서도 으뜸으로 여기는 산으로 역대 황제들이 여기에서 하늘과 땅에 제사를 올리는 봉선의식(封禪儀式)을 행했던 곳이다. 중국사람들이 평생 한 번 오르기를 염원한다는 곳이라 호기심도 일었지만, 이곳을 한번 오를 때마다 10년씩 젊어진다는 속설도 내심 믿고 싶었다. 출발은 다이먀오()에서 했다. 다이먀오는 타이산의 정상인 옥황봉과 남천문의 정남향에 위치하고 있는데, 황제들이 봉선의식을 치르기 전에 이곳 다이먀오에서 먼저 제례를 올린 곳이다. 황제라고 아무나 봉선의식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진시황 이후 오직 72명의 황제만이 여기서 제사를 올릴 수 있었단다. 다이먀오는 황제들이 살던 황궁에 못지 않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천황전은 자금성의 태화전, 공자묘의 대성전과 함께 중국 3대 전각이라 했다.

 

다이먀오를 나와 타이산으로 향했다. 처음엔 차량들이 오고가는 도로를 따라 걸었다. 이른 아침부터 길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게들도 일찍 문을 열었다. 홍문을 지나 본격적으로 타이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타이산 입장료가 그리 싸지 않았다. 한 사람에 127위안을 받아 산을 오르는데도 2 5천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하는 셈이다. 돈을 내고역꾸역 들어오는 사람들 많았다. 그나마 외국인과 내국인을 차별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일천문에서 중천문에 이르는 구간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았다. 길은 전구간에 걸쳐 돌로 놓여 있었다. 계단길이 좀 지루하긴 했지만 그리 힘들이지 않고 중천문에 이르렀다. 산 아래에서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오르는 사람도 많았다. 여기서 곤돌라를 갈아타고 남천문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우리는 튼튼한 두 발을 믿기로 했다.

 

 

 

 

 

 

 

 

 

 

 

(사진중국의 역대 황제들이 봉선의식을 치뤘다는 다이먀오를 먼저 둘러 보았다.

 

 

 

 

 

 

 

 

(사진홍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타이산 산행은 돌길과 계단을 타고 올라야했다.

이름을 모두 기억하기 어려운 몇 군데 문을 지나 중천문에 닿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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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5.04.30 0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만큼 아니지만 참 많은 문을 지나쳤습니다. 문득 모든 문들이 각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 보리올 2015.04.30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 문이 참 많았었지. 각각의 문이 어떤 의미를 지녔겠지만 그 모두를 모르고 지나쳤구나. 역사에 관심이 있었다면 좀 달라졌겠지?

 

타이안(泰安)은 타이산(泰山)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타이산의 관문 도시다. 중국 5대 명산 가운데 동악()으로 불리며 중국 사람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타이산을 품고 있다. 우리도 타이산을 오르기 위해 열차를 이용해 칭다오에서 타이안으로 이동했다. 고속열차로 3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몇 차례 방문했던 쯔보()에서 잠시 멈춘 기차는 산둥성 성도인 지난(濟南)을 지나 타이안역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역사를 빠져나오자 엄청난 숫자의 택시기사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여기저기서 달려드는 호객꾼들을 그냥 지나쳐 얌전히 서있는 택시를 잡아 탔다. 타이산 아래에 있는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한 후에 구경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호텔을 나서 다이먀오() 옆을 지나 타이안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동악대가(岳大街)를 따라 걸었다. 도심은 그리 크거나 거창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타이산을 찾는 사람이라면 예외없이 여기 머무를텐데 예상한 것보다 번화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타이안 인구가 550만 명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듣곤 좀 놀랬다. 타이안을 대표하는 무슨 특별한 요리가 있을까 궁금했지만 길거리에서 발견한 만두집에서 만두로 저녁을 때웠다. 세 가지 다른 종류의 만두를 시켰는데, 어떤 소를 넣었느냐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긴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이름을 파는 식당에선 우육면을 시켰는데 음식이 나온 것을 보곤 바로 후회를 했다.

 

 

 

 

 

 

 

(사진중국의 여느 도시와 큰 차이가 없었던 타이안 시내의 풍경

 

 

(사진길가에 소규모 골동품 시장이 열려 있어 가는 길을 멈추고 구경을 했다.

 

 

 

 

(사진저녁을 해결한 길거리 만두집. 세 가지 종류의 만두에 두부 요리와 탕을 하나 시켰다.

 

 

(사진후식으로 몇 가지 빵을 구입했다. 저울로 무게를 재서 빵을 팔았다.

 

 

 

(사진상호에 미국 캘리포니아를 적어놓아 안으로 들어갔으나 맛은 크게 떨어졌다.

 

(사진) 타이안을 떠나기 전 찍은 타이산 버스 정류장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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