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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31 민둥산
  2. 2013.12.11 태백산 시산제 (4)

민둥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10. 31. 08:51

 

원주 동생네 집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 일찍 민둥산으로 향했다. 가을산은 단풍이 최고라지만 난 단풍 대신 억새를 보러 민둥산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시기가 좀 일렀다. 억새가 만개하기엔 2~3주는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호젓하게 홀로 즐기는 산행이라 부담이 없어 좋았다. 영월을 지나 민둥산 아래에 도착했다. 억새꽃 피는 시기에 맞추어 지역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민둥산 억새꽃 축제라 불리지만 지역 특산물 판매와 온갖 먹거리에만 치중하는 행사라 난 거기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얼른 산에 오르자고 발길을 재촉했다.

 

해발 1,119m의 민둥산은 고도에 비해선 그리 힘들지 않았다. 산행을 시작해 처음 한 시간만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오르면 되는 그런 산이었다. 산행 기점인 증산초등학교를 출발해 급경사, 완경사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내 발은 자연스레 왼쪽 완경사 코스를 택한다.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억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능선에 올라섰더니 왜 산 이름이 민둥산인지 이해가 갔다. 완만하고 둥근 모양의 정상 주변에는 나무가 없었다. 그 대신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침에는 맑았던 날씨가 구름이 몰려오더니 햇빛을 가려 버렸다. 정상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해가 나기를 기다렸지만 한 번인가 잠시 반짝하더니 금방 자취를 감췄다. 욕심부리지 않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상에서 북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은 화암약수로 가는 길이리라. 멀리 함백산과 태백산이 보인다 들었는데 내 눈으로는 식별이 어려웠다. 정상 부근에서 야영을 한 텐트에도 잠시 들렀다. 하산은 발구덕을 경유해 증산초등학교로 돌아왔다. 발구덕은 돌리네(Doline)가 발달한 카르스트 지형으로 유명하다. 밭 옆에 움푹 꺼진 지형이 보였지만 그리 감흥이 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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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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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로 이주한 지 5년이 지난 시점에 고국에서 다녔던 회사로부터 다시 부름을 받았다. 고마운 마음을 안고 바로 고국으로 들어갔다. 새로운 업무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와중에 회사 산악회에서 준비한 태백산 시산제에 초청을 받았다. 예전에 산악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 많아 낯을 가릴 일도 없었다. 혼자 차를 몰아 집결지인 태백 화방재로 향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이미 몇 차례나 지나쳤던 곳이라 눈에 익은 곳이다. 시산제에 참석할 직원들을 싣고 서울에서, 거제도에서 버스 3대가 도착을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2월의 태백산은 아직 겨울이었다. 날씨는 좀 풀렸다 하지만 화방재엔 운무가 자욱했다. 산행을 시작할 무렵엔 운무가 더 짙어진다. 산길로 접어 들자, 밤새 나무에 맺힌 눈꽃이 우리 산행을 축복하는 듯 활짝 피었다. 눈도 거의 녹아 산행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끔 얼음으로 덮힌 구간이 나타나 좀 미끄럽긴 했다.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수밖에 별 수가 없었다. 얼마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산행을 하는지 모르겠다. 캐나다에선 이런 단체 산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데 말이다. 옛 동료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유일사를 지나 능선 위로 올라서니 운무가 우리 발 아래를 덮고 있었다. 산자락은 운무에 가렸지만 그 봉우리는 구름 위로 삐쭉 솟아 있었다. 거기에 설화와 상고대까지 피어 우리 눈을 즐겁게 하지 않은가. 주목나무와 어우러진 자연 경관에 그저 고맙고 행복할 뿐이었다. 능선길은 사람들로 꽤나 붐볐다. 우리처럼 시산제를 지내러 산행에 나선 사람들도 있었다.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제단 앞에서 시산제를 올렸다. 참가 인원이 많아 부서별로 절을 올리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나도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과 절을 올리고 돼지 주둥이에 봉투를 하나 꽂았다. 하산은 망경사를 지나 당골매표소로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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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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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2.12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닝커피와 함께 산사진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데요...그냥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어요...^*^

  2. 보리올 2013.12.12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캐나다 산이 아기자기한 맛에 있어서는 한국의 산세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한국에 있는 산들이, 산친구들이 그립습니다.

  3. 설록차 2013.12.14 0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들어 사귄 친구는 묵은 장아찌같은 깊은 맛이 덜한것 같아요...세월의 때가 더 묻으면 달라질런지~

  4. 보리올 2013.12.14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어릴 적 친구들은 묵은 장아찌같은 맛이군요. 재미난 표현인데요. 아무래도 나이를 들어 친구를 사귀면 이해타산이 많이 들어가지 않갰습니까. 말도 쉽게 놓을 수 없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