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즈매니아'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8.06.04 [호주] 호바트 (2)
  2. 2017.07.30 [호주] 오버랜드 트랙 ⑤ (6)
  3. 2017.07.27 [호주] 오버랜드 트랙 ④ (2)
  4. 2017.07.26 [호주] 오버랜드 트랙 ③ (2)
  5. 2017.07.25 [호주] 오버랜드 트랙 ② (2)




호주 남동부 해안에 태즈매니아(Tasmania)란 섬이 있는데, 이 섬 하나가 호주 연방을 구성하는 하나의 주를 이룬다. 남한의 2/3 크기에 해당하지만 호주에선 가장 작은 주에 해당한다. 이 태즈매니아 주의 주도가 바로 호바트(Hobart). 1804년에 이미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으니 역사로 치자면 호주에선 시드니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시라 하겠다. 현재 호바트의 인구는 22만 명을 조금 넘는다. 사실 호바트에 머문 시간은 네댓 시간에 불과했다. 점심 무렵에 도착해 저녁에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이동했으니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호바트의 외곽으로는 나갈 엄두를 내지 못 하고 도심에 있는 살라망카 플레이스(Salamanca Place)를 중심으로 몇 군데 여유롭게 구경을 했을 뿐이다. 푸른 바다와 붉은색을 칠한 선박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하버도 천천히 산책하기에 아주 좋았다.

 

역사적인 도시답게 살라망카 플레이스엔 사암으로 만든 오래된 건물이 많았다. 예전에 창고로 쓰였던 건물에 식당이나 공예점, 갤러리가 들어서 옛스런 면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긴 영국의 어떤 도시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펍이나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와 커피, 맥주를 즐기는 인파가 꽤 많았다. 토요일이면 그 유명한 살라망카 마켓도 여기서 열린다. 켈리 계단(Kelly’s Steps) 1839년에 절벽을 깎아 만들었다고 하는데, 표석에는 1840년이라 적혀 있었다. 살라망카 플레이스와 배터리 포인트(Battery Point)를 연결하는 이 계단을 타고 배터리 포인트로 올랐다. 배터리 포인트는 호바트에서 가장 오래된 주택가였다. 단아한 모습의 대저택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과거에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포를 설치했던 곳인데, 호바트가 한 번도 외세의 침략을 받아본 적이 없어 아쉽게도(?) 포를 발사한 적은 없었다.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많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살라망카 플레이스는 호바트의 중심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임스 켈리(James Kelly)가 절벽을 깎아 만들었다는 켈리 계단은 모두 48개의 계단을 갖고 있다.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1818년 포를 설치한 배터리 포인트는 오래된 주택가를 형성하고 있었다.



하버 주변을 거닐며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바다에 떠있는 선박과 요트를 감상했다.



워터프론트에 위치한 고풍스런 건물엔 호텔과 레스토랑, 부티크, 갤러리, 박물관 등이 늘어서 있다.




워터프론트에 있는 하버 라이츠 카페(Harbour Lights Café)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햄버거와 맥주로 늦은 점심을 즐겼다.


'여행을 떠나다 - 오세아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주] 애들레이드 ②  (2) 2018.06.12
[호주] 애들레이드 ①  (2) 2018.06.07
[호주] 호바트  (2) 2018.06.04
[호주] 그레이트 오션 로드 ②  (2) 2018.05.31
[호주] 그레이트 오션 로드 ①  (2) 2018.05.28
[호주] 멜버른 ⑧  (2) 2018.05.24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8.06.18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명 이름을 보면 대부분이 영국계라서 그런지 아니면 고향을 그리는 마음때문인지 세계 곳곳에 같은 영국 지명이 많은 것 같아요~ 작명 하기가 좀 귀찮은가봐요~ :)

    • 보리올 2018.06.19 05: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초기에 정착한 사람들이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영국의 지명을 쓰는 경우가 많았을 거다. 어떤 지명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중복되는 경우가 많지.



오버랜드 트랙을 걸으려면 백패킹에 맞는 경량의 장비가 필요하다. 며칠 분의 식량에 야영장비, 취사구를 더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가볍게 배낭을 꾸리는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스패츠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우중 산행이나 진흙탕에서 유용하지만 여기선 뱀에 대한 대비로도 제격이다. 태즈매니아에도 몇 종류의 뱀이 살고 있고 그 중엔 독을 가진 뱀도 있기 때문이다. 숲길에선 발걸음 하나하나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하지만 우리가 오버랜드를 걷는 내내 뱀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다. 나뭇가지에서 고공 투하하는 거머리도 있다고 들었지만 이 또한 우리 눈에는 띄지 않았다.

 

오버랜드 트랙을 걷는 마지막 날이 밝았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그치질 않는다. 지난 4일간 날씨가 좋았으니 비 오는 오버랜드도 경험해 보라는 배려라 생각하기로 했다. 기아 오라 산장에서 윈디 리지 산장(Windy Ridge Hut)을 경유해 나르시서스 산장(Narsissus Hut)까지 가는 18.6km를 걸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공원 측에서 제시한 일정에 맞춰 이 구간을 이틀에 걷지만 우리는 하루에 몰아 걷기로 했다. 배낭이 가벼워진 만큼 7~8시간이면 가능한 거리였다. 하지만 보트는 다음 날 아침으로 예약해 놓아 나르시서스 산장에서 하루 더 묵어야 했다.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두 케인 산장(Du Cane Hut)까진 버튼그라스 평원과 숲을 지나야 했다. 몇 군데 폭포로 가는 사이드 트레일이 나왔지만 우린 그냥 앞으로 걸었다. 점심은 윈디 리지에 있는 버트 니콜스 산장(Bert Nichols Hut)에서 샌드위치로 때웠다. 깔끔하게 잘 정돈된 산장이었다. 나르시서스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내리막이 대부분이었지만 좀 지루하게 느껴졌다. 궂은 날씨에 주변 풍경이 모두 구름 속으로 사라진 탓이리라. 파인 밸리 산장(Pine Valley Hut)으로 가는 사이드 트레일을 지나고, 서스펜션 브리지로 나르시서스 강을 건넜다. 이제 오버랜드 트랙의 끝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나르시서스 산장은 세인트 클레어 호수로 흘러드는 나르시서스 강 하구에 위치한다. 18명이 묵는 작은 규모였다. 산장 안에 비치된 무전기로 호수를 건너는 보트 예약부터 재확인했다. 다음 날 아침 9 30분에 선착장에서 기다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버랜드 트랙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기분 좋은 피로가 몰려왔다. 누군가의 배낭 속에서 이 순간을 위해 며칠을 참고 버틴 술병 하나가 나왔다. 비록 양은 적었지만 일행 모두에게 엄청난 기쁨을 안겨준 값진 선물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 보트를 타고 세인트 클레어 호수를 건너 신시아 베이에 도착해 모든 일정을 끝냈다. 며칠 만에 문명으로 귀환하면서 오버랜드 트랙과 작별을 한 것이다.




 숲길을 걸어 두 케인 산장으로 향했다.


1910년에 지어진 두 케인 산장은 가장 오래된 산장으로 여겨지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고목으로 이루어진 숲 속을 비를 맞으며 걸었다. 트레일 상태가 열악한 곳이 많았다.




나무에서 자라는 혹, 나무에 뿌리를 박은 고사리와 버섯 등이 눈에 띄었다.




오버랜드 트랙에서 자라는 각종 식물이나 돌에서 자라는 라이킨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빗길에 숲길을 걷는 운치도 나름 괜찮았다.


나르시서스 산장에 도착하기 직전에 나타난 이정표에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있다.


나르시서스 산장


세인트 클레어 호수 선착장에서 마주친 풍경


예약한 보트에 올라 세인트 클레어 호수를 건너고 있다.


신시아 베이에서 만난 조형물은 오버랜드 트랙과의 작별을 의미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7.09.08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7.09.08 1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랜만입니다. 몽블랑에서 받은 기운으로 무더운 여름 잘 나셨지요? 명쾌(명랑쾌활)한 약사님 네 분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옆에서 들리는 듯 합니다. 친한 친구들과 트레킹 다니면서 일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릴 기회를 가지세요. 한국 들어가면 물론 산에서 한번 뭉쳐야죠. 빠른 시간 안에 그런 기회가 오기를 빕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2. justin 2017.11.04 1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있다 라는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식물들이 서로 자신의 몸을 빌려주면서 공생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우리 인간도 본받아야할 것 같아요~

  3. 테라로사 2018.10.25 08: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기글 재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저는 혼자 가는 것으로 2019.2.4일부터8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예약을 해 놓았습니다.
    항공편과 패스권과 론세스톤 숙소까지 정했습니다.
    한가지 못한 것이 있는데 나르시서스에서 세인트클레어호수 배 예약을 못했습니다.
    배예약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보리올 2018.10.25 1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곳을 가시네요. 세인트 클레어 호수를 건너는 페리는 신시아 베이에 있는 레이크 세인트 클레어 로지에서 관리를 합니다. 하루 세 번을 운행하고요. 미리 예약을 원하시면 로지 이메일(sceniccruises@lakestclairlodge.com.au)로 메일을 보내서 신청을 해야 합니다. 성인 한 명에 50불을 받을 겁니다. 그리곤 트레킹 마치고 나르시써스 산장에 도착하면 산장에 있는 무전기로 도착 신고와 어느 시각에 배를 타겠다고 확인을 해줘야 합니다. 저희도 미리 예약을 했지만 어떤 사람들(규모가 작은)은 예약도 없이 와서 무전기로 탑승 예약을 하고 현지에서 돈을 지불하기도 했습니다. 참고하십시요. 즐거운 트레킹이 되길 빕니다.




오버랜드 트랙 상에는 모두 6개의 산장이 있다. 한두 곳을 빼곤 산장 규모가 하루에 허용하는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다. 선착순으로 산장을 이용하는지라 침상 확보는 장담할 수가 없다. 침상을 확보하지 못 한 사람은 그 주변에 조성된 캠핑장에서 야영을 해야 한다. 필히 텐트를 지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일본인 그룹과 경쟁하듯이 출발을 서두른 이유도 야영보다는 산장에 머물기를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펠리온 산장에서 기아 오라 산장(Kia Ora Hut)에 이르는 넷째 날 구간은 8.6km 거리에 3~4시간이 걸렸다. 펠리온 갭(Pelion Gap)으로 꾸준히 올랐다가 기아 오라로 내려서면 되었다. 하지만 펠리온 갭에서 오사 산(Mt. Ossa, 1617m)으로 가는 사이드 트레일이 있어 오사 정상을 오르기로 했다. 갈림길에 배낭을 내려놓고 오사를 다녀오는 대신 우리는 산장으로 가서 침상을 먼저 확보한 다음에 가벼운 복장으로 오사에 오르기로 한 것이다. 기아 오라 산장 역시 20명 정원이라 침상 확보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추가로 걸은 거리가 14.4km에 이르렀다. 그리 쉽지 않은 하루였다.

 

태즈매니아 최고봉인 오사 산은 오버랜드 트랙에서 벗어나 있어 갈림길에서 정상까지 왕복 3시간이 소요된다. 갈림길에 배낭을 놓고 가볍게 오사를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까마귀 일종인 커러웡(Currawong)이다. 이 녀석들이 얼마나 영리한지 부리로 배낭 지퍼를 연 다음 그 안에 있는 음식을 모두 꺼내 주변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우리가 오사를 오르기 위해 펠리온 갭으로 다시 오르자, 녀석들이 일본 팀의 배낭을 뒤져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았다. 공원 측에선 배낭 커버를 씌우거나 지퍼 두 개를 끈으로 묶으라 권장하고 있다. 산장 주변에선 포섬(Possum)이란 녀석이 관리가 소홀한 배낭에서 음식을 노리기도 한다.

 

펠리온 갭에 있는 물웅덩이엔 살짝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고도가 있는 탓인지 여긴 영하의 날씨를 보인 것이다. 오사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꽤나 가팔랐다. 손으로 바위를 잡고 기어올라야 하는 구간도 많았다. 땀깨나 흘리고 나서 오른 오사 정상은 한 마디로 조망이 끝내줬다. 비를 머금은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지만 않았더라면 바위에 앉아 두 다리 쭉 뻗고 망부석이 되고 싶었다. 이런 장쾌한 산악 풍경을 가지고 있어 오버랜드 트랙이 오랜 세월 명성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멋진 조망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버리곤 하산을 서둘렀다.



펠리온 평원에 안개가 내려앉아 오크리 산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누런 초원을 지나 성긴 나무 사이를 걷기도 했다.



해발 1,113m의 펠리온 갭에 올랐다. 커러웡에게 당한 일본팀 배낭이 보였다.


오사 산으로 향하는 사이드 트레일




오사 산을 오르며 주변 풍경에 시선이 자주 갔다.


오사 산 정상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정상부 마지막 구간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해발 1,617m의 태즈매니아 최고봉 오사 산 정상에 올랐다. 고지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나 일품이었다.


하얀 나목을 자랑하며 지표에서 자라는 나무


고산 지역의 땅바닥을 덮은 태즈매니아 쿠션 플랜트


기아 오라 산장


산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음식을 찾는 포섬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7.11.02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보니까 저도 모르게 전율이 쫙~ 등산이 너무 가고 싶습니다. 커러웡, 포섬 등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있네요~ 커러웡은 직접 못 보셨어요?

    • 보리올 2017.11.03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까운 북한산이라도 다녀오지 그러냐. 아무리 바빠도 운동은 해야지. 커러웡은 우리 까마귀와 비슷한 녀석인데, 오버랜드 트랙에선 흔히 만날 수 있는 조류야.



1953년 오버랜드 트랙을 처음 오픈할 당시엔 매년 1,000명 정도가 이 트랙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매년 8,000~9,000명이 이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연히 환경보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에 대한 대책이 논의되었다. 그 방안으로 2006년부터 사전 예약제와 일방 통행제를 실시하고 있고, 하루 입장 인원을 통제하거나 트랙 이용료를 징수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도입된 것이다.

 

장거리 트랙을 걸을 때 날씨가 좋다는 것은 일종의 축복이다. 우리에게 그런 운이 따랐다. 열흘 가운데 7일이 비가 온다는 태즈매니아의 변화무쌍한 날씨가 우리에겐 꽤나 우호적이었던 것이다. 가을이 무르익는 4월의 청명한 하늘과 약간은 서늘한 듯한 날씨도 우리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악 지역의 기온도 섭씨 10도에서 20도 사이라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오버랜드를 걷는 마지막 날 하루만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그것도 몸이 젖을 정도로 많은 양은 아니었다. 날씨가 궂다고 겁을 줘 미리 준비한 비옷과 방수 자켓이 오히려 무색할 지경이었다.

 

셋째 날이 밝았다. 식량이 줄어 배낭이 좀 가벼워지긴 했지만 그에 반비례해 피곤이 쌓였다. 윈더미어 산장에서 펠리온 산장(Pelion Hut)까지 가는 16.8km 여정 또한 그리 힘들지 않았다. 포스 강(Forth River)를 건너기 위해 고도를 730m까지 낮춘 후 다시 고도를 올리지만 그래 봐야 5~6시간 걸리는 거리다. 이 포스 강이 오버랜드 트랙에선 해발 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이다. 오버랜드 트랙은 버튼그라스 무어랜드(Buttongrass Moorland)라 부르는 평원만 걷는 것은 아니었다. 유캅립투스와 비치가 많은 어두컴컴한 숲 속을 걷기도 했다.

 

포스 강을 건넌 후 한 시간 만에 펠리온 산장에 도착했다. 36명을 수용하는 크고 깨끗한 산장이 우릴 맞았다. 여섯 명씩 사용하도록 공간을 나누어 놓았다.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일본 팀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캠핑을 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산장으로 들어왔다. 펠리온 평원 건너편에 자리잡은 오크리 산(Mt. Oakleigh, 1386m)의 울퉁불퉁한 산세를 여유롭게 조망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헬기장은 주변 풍경을 바라보거나 밤에 은하수와 별을 감상하기에 무척 좋았다. 오랜 만에 머릿속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순간이 오버랜드의 묘미가 아닐까 싶었다. 여기서도 한 무리의 왈라비를 만났다. 사람과 접촉이 많은 탓인지 이 녀석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람이 등을 쓰다듬어주면 살포시 눈을 감고 그 순간을 즐기는 녀석도 있었다.


아침부터 왈라비 한 마리가 나와 산장을 떠나는 우리를 배웅했다.











버튼그라스로 뒤덮인 파인 포리스트 무어(Pine Forest Moor)를 지나고 있다.

마치 하늘 정원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구간이었다.


나무고사리(Treefern)


유칼립투스 나무 줄기



단풍이 많진 않았으나 가끔 붉은 단풍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운틴 커런트(Mountain Currant)


펠리온 산장



펠리온 산장에서 바라본 펠리온 평원과 오크리 산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7.10.31 16: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왈라비는 위험한 요소가 많지 않은가봐요? 캥거루는 까딱하면 발차기를 할 수 있다는데 왈라비는 조그많고 귀여워서 그럴 것 같지는 않아보여요~ 펠리온 산장이 다른 산장과는 틀리게 마치 아프리카 야생 초원 위에 세워진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7.11.01 05: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반적으로 왈라비는 사람을 보면 바로 도망을 가는데, 산장 주변에서 사람과 접촉한 경험이 많은 녀석들은 좀 다르게 행동하더구나.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거지.



우리가 걸은 오버랜드 트랙은 호주에서 가장 작은 주인 태즈매니아를 대표하는 장거리 트레일이다. 워낙 땅덩이가 큰 호주에선 작은 주라고 부르지만, 솔직히 그 크기가 대한민국의 70%에 이른다. 그 땅에 인구 52만 명이 살고 있다. 호주 본토에서는 남으로 240km 떨어져 있는데, 지도를 보면 하트 모양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사과 모양을 하고 있기도 하다. 호주 본토와 비교할 때 지형이나 풍경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아름다운 해안선과 산악 지형을 가지고 있고, 그 안에 그림 같은 호수와 초원을 품고 있어 자연의 보고라 부를 만했다.

 

크레이들 밸리의 로니 크릭(Ronny Creek)을 출발해 세인트 클레어 호수까지 6~7일간 걸어야 하는 오버랜드 트랙의 전체 길이는 65km. 혹자는 세인트 클레어 호수 구간을 넣어 78km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버랜드 트랙 끝지점에 있는 나르시서스 산장(Narcissus Hut)에서 보트를 이용해 호수를 건너면 65km, 하루 더 투자해 신시아 베이(Cynthia Bay)까지 걸으면 78km라 보면 된다. 대부분의 하이커는 나르시서스 산장에서 트레킹을 마치고 보트를 이용해 신시아 베이로 이동한다. 우리도 나르시서스 산장에서 트레킹을 마쳤다.

 

둘째 날 구간은 7.8km로 거리가 무척 짧았다.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아 세 시간도 안 돼 윈더미어 산장(Windermere Hut)에 닿을 수 있었다. 거리가 짧다고 앞이나 뒤로 붙이기도 딱히 마땅치 않았다. 하루를 더 걷게 하려는 공원 당국의 절묘한 한 수로 보였다. 산장 앞에 우뚝 솟은 반 블러프(Barn Bluff, 1559m)에 햇살이 드는 것을 보며 산장을 출발했다. 중간에 윌 호수(Lake Will)를 다녀오는 트레일이 있었으나 멀리서 보기에도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였다. 해발 1,000m에 이르는 고원지대를 쉬엄쉬엄 걸었다. 덕보드(Duckboard)라 불리는 판잣길이 잘 놓여 있었다. 이런 판잣길이 오버랜드 전체 구간의 1/3이 넘는다고 한다. 식생들이 등산화에 밟혀 훼손되지 않도록 일부러 설치한 것이다,

 

윈더미어 호수(Lake Windermere)에 닿으면 산장이 그리 멀지 않다. 먼저 산장에 도착한 일본 팀이 좋은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와 규모가 비슷한 일본 팀과는 어제부터 은근히 자리 경쟁을 하게 되었다. 꼭두새벽에 출발하는 일본 팀에 비해 우린 좀 출발이 늦었다. 우리 산행 속도가 훨씬 빠르기에 쉽게 일본 팀을 따라잡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거리가 짧은 이 날은 일본 팀을 추월하지 못 했다. 16명 수용하는 산장의 좋은 자리를 모두 빼앗기고 하마터면 캠핑장으로 밀려날 뻔 했다. 우리 뒤에 도착한 사람들은 부득이 야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배낭을 풀고 윈더미어 호수로 산책을 나갔다. 나무 등걸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여유로움이 좋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지루함까지 모두 떨치진 못 했다.



우리가 지나친 반 블러프와 크레이들 산이 모습을 바꾸어 우리를 배웅했다.




덕보드 위를 걸어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지대를 지나고 있다.




황량함이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지는 태즈매니아 특유의 풍경이 우리 눈 앞에 펼쳐졌다.



윈더미어 호수






야생화나 단풍이 든 나뭇잎, 라이킨이 자라는 바위, 하늘로 솟은 나무에도 자연의 신비가 깃들어 있다.



윈더미어 산장. 빗물을 받아 식수로 쓰는 물탱크도 보인다.


산장 주변에 있는 캠핑장에 학생들이 텐트를 치고 있다.


왈라비 몇 마리가 산장 주변에 머물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7.10.28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즈매니아가 그런 큰 섬인지는 글을 읽고 지도로 확인하고 알았습니다. 뉴질랜드랑 남극이랑 가깝네요~! 호주의 제주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