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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10.07 랑탕 트레킹 - 6

 

달력 한 장만 남겨 놓은 12월 첫날이 밝았다. 기상 시각보다 일찍 일어나 우두커니 침대에 앉았다. 침낭으로 몸을 둘둘 감고는 창문을 통해 잠에서 깨어나는 히말라야의 묵중한 산들을 쳐다본다. 트레킹 일주일 만에 몸이 히말라야에 적응해 나가는 모양이다. 트레킹 초반 심신을 괴롭히던 복통도 이젠 사라져 버렸다. 툴루샤부르에서 산뜻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카트만두에 연락해 쌀과 김치를 버스편으로 보내라 연락을 했다. 긴딩을 둔체로 보내 물건을 받아오라 했다. 툴루샤부르에서 신곰파까지는 오르막 일색이다. 짧은 거리임에도 고도를 1,000m나 올린다. 그 이야기는 급경사에 다리품을 꽤나 팔아야 된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하지만 고소증세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그런지 누구 하나 힘들어하는 사람이 없다.

 

언덕에 오르니 조망이 좋은 위치에 가게가 있어 거기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랑탕 리룽(Langtang Lirung, 해발 7,256m)2봉이 손에 잡힐 듯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있다. 샤브루베시 건너편에는 이 지역 큰 산군 중에 하나인 가네쉬 히말에 속한 연봉들이 웅자를 드러낸다. 조망이 좋아 경치를 감상하며 쉬기엔 제격이다.

 

다소 평탄해진 길을 따라 한 시간을 걸어 신곰파에 도착했다. 오후 1시 반에 도착했으니 여유가 많다. 트레킹 일정이 절반을 넘겼다. 이제 5일만 더 걸으면 카트만두로 돌아간다. 매일 한두 시간 더 걷는다면 전체 일정을 하루나 이틀 단축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 속세로 내려갈 생각이라면 굳이 뭐하러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속세에 있으면 히말라야가 그립고 히말라야에 오르면 속세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니 이 무슨 조화람?

 

야크치즈 공장이 이 마을에 있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완제품은 모두 카트만두로 보냈다고 한다. 팔다 남은 치즈 조각만 보여줘 사지는 않았다. 산 아래에서 서서히 구름이 몰려 오더니 주변 풍경을 모두 가려 버렸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식당 난로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 10시까지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늦게까지 일행들이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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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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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9 1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3.10.10 0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블로그를 하곤 있지만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나중에 저를 위한 자료 정리 차원이 아마 가장 강할 겁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제 글을 보면 좋겠지만, 제 글이 이런 컴뮤니티사이트에 올린만한 내용인지도 약간은 의구심이 들구요. 좀더 고민을 해보고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회원 가입을 하지 않으면 사이트를 일견해볼 방법이 없나요?

 

어제는 쌀이 부족하다고 현지에서 쌀을 사더니 오늘은 김치가 떨어졌단다. 2주 트레킹인데 1주도 채 되지 않아 물자 부족 현상이 벌어지다니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어떤 꿍꿍이가 있지 않나 의심도 했지만 일단 카트만드에 긴급 공수를 요청했다. 로지 주인이 청구하는 금액을 보면 물가도 엄청 올랐겠지만 우리를 봉으로 아는 그네들 의식도 엿볼 수 있었다. 야채나 장작 가격이 엄청 비싸게 청구되어도 가이드나 요리사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히 로지 주인편이란 것을 트레킹 내내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오늘 구간은 강을 따라 고도를 700m 내렸다가 다시 500m를 올려 툴루샤부르(Thulo Syabru)에 닿아야 한다. 밤부를 지나 절벽에 석청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계곡을 오르면서 본 적이 있었지만 그 땐 무엇인지 잘 몰랐다. 사람들이 석청을 따려고 길게 줄사다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네들에게 석청을 사면 진짜 석청을 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네팔에서 진짜 석청을 사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툴루샤부르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있었다. 다랑이논이긴 하지만 경작지가 제법 넓어 부촌이란 냄새가 풍긴다. 곡식을 추수하는 농부들의 바쁜 손길을 느낄 수도 있었다. 호텔 라마에 투숙을 했다. 이름에 호텔이란 말이 들어갔다고 시설이 로지완 연판 달랐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방에 딸려 있었다. 모처럼 호강을 한다. 우리 손에 없다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것이 바로 행복인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에 익숙해 산다.

 

모처럼 영양 보충을 위해 닭을 두 마리 사서 백숙을 준비하라고 했다. 마리당 1,200루피씩 주었으니 좀 비싸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한 마리는 우리 일행이, 다른 한 마리는 현지 스탭들이 먹도록 했다. 식사 후 마을 구경에 나섰다. 논에는 원숭이 떼가 무리를 지어 다니고 있었고, 멀리 가네쉬(Ganesh) 산군이 눈에 띄었다. 이 마을에서 티벳 국경이 직선거리로 불과 몇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마을엔 인터넷 카페도 두 군데나 있어 트레커들을 유혹한다. 그 중 한 곳을 들러 한글 지원이 되냐고 물었더니 대답도 않고 무턱대고 컴퓨터부터 켠다. 한글이 되지 않아 되돌아 나오는데 일단 컴퓨터를 켰으니 돈을 달란다. 점잖게 거절하고 나왔다. 형편이 괜찮아 보이는 마을인데도 우리를 발견한 아이들은 예외없이 초코렛이나 펜, 돈을 요구했다. 어느 녀석은 그냥 지나치는 우리에게 욕을 해대는 것을 감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혼내 줄 수도 없으니 이방인인 우리가 참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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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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