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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바돈

산티아고 순례길 19일차(폰세바돈~폰페라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살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일출은 물 건너갔고 이제는 비나 어서 그치라고 빌어야 할 판이다. 비가 오는 줄 알았더라면 어제 만하린(Manjarin)으로 바로 올라가는 것인데 그랬다. 빵과 과일로 간단히 아침을 때웠다. 우의를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섰다. 꾸준히 오르막길을 걸어야 했다. 점차 날은 밝아오지만 운무가 세상을 집어 삼켜 눈에 보이는 것은 별로 없었다. 크루쓰 데 페로(Cruz de Ferro)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돌무덤 위에 십자가가 높이 세워져 있었다. 켈트족에 이어 로마인도 봉우리나 고개에 돌을 쌓는 전통이 있어 그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레온에 닿기 전에 준비한 돌을 올리고 나도 기도를 했다. 비 내리는 날씨라지만 사람과 십자가를 함께..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18일차(아스토르가~폰세바돈) 오늘 새벽을 기해 섬머타임이 해제되어 새벽 3시가 2시로 바뀌었다. 아침이 한 시간 일찍 찾아온 것이다. 수프를 끓이고 거기에 과일과 요구르트를 더해 아침을 때웠다. 밤새 비가 많이 내린 것 같았다. 알베르게를 나설 때는 비가 그쳤지만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기세였다. 아스토르가를 빠져나오며 현대식으로 지은 산 페드로 성당을 지났다. 여기도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날씨도 스산하고 풍경도 단조로워 카메라를 꺼낼 일이 거의 없었다. 그 덕분에 걷는 속도는 제법 빨랐다. 마을 몇 개를 예상보다 빨리 통과한 것이다. 엘 간소((El Ganso)의 성당 입구에 젖지 않은 벤치가 있어 거기 앉아 과일로 간식을 했다. 어제 알베르게에 함께 묵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내 앞을 지나쳐 먼저 가버렸다. 길을 걷다가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