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8.07 [멕시코] 멕시코 시티 – 국립 인류학 박물관 (2)
  2. 2013.07.24 [멕시코] 칸쿤(Cancun)

 

국립 인류학 박물관(Museo Nacional de Antropologia)으로 가는 길. 지하철 역에서 나와 무슨 공원인가를 지나치는데 담장 너머로 한국정이라 이름 붙은 정자가 하나 나타났다. 자세히 보기 위해 차풀테펙(Chapultepec) 공원 입구를 찾아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무슨 정원이라 이름 붙여진 곳이었다. 한국정을 세운 배경을 설명해주는 안내판에는 한글이나 영어는 없었다.  스페인어로만 적으면 난 까막눈이 되는데 말이다. 나중에서야 이 정자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정부가 멕시코에 기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쨌든 이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고국의 흔적을 찾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멕시코 시티에 오면 이 인류학 박물관은 꼭 봤으면 한다. 그 규모도 엄청 나지만 박물관 자체도 세계적인 수준이라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스페인 통치 이전 멕시코에 존재했던 찬란한 문화를 전시하고 있었다. , 테오티우아칸과 마야 유적을 비롯해 아즈텍 문명까지 엄청난 유적을 모아 전시하고 있었고, 각 지역별로 출토된 유적을 분리해 전시하기도 했다. 런던의 대영 박물관이나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비교하긴 어려울지 몰라도 멕시코의 높은 문화 수준을 볼 수 있는 대단한 박물관임에는 분명했다. 멕시코 문화 유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하루를 꼬박 투자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았다.

   

57페소인가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서면 ㅁ자 모양의 박물관이 나타난다. 그 가운데에는 기둥 하나로 넓은 지붕을 받들고 있는 특이한 모양의 분수가 있다. 이 단순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조형물은 1985년 일어난 강도 8의 지진에도 끄덕 없었다고 한다.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 페드로 라미레스 바스케스(Pedro Ramirez Vazquez)가 설계한 작품으로 그 기둥에는 멕시코 역사가 상징적으로 조각되어 있었다. 1976년 새로 지은 과달루페 바실리카 성당도,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축구와 1970, 1986년 두 차례 월드컵 결승전을 치뤘던 멕시코 시티의 아즈텍 스타디움도 모두 이 사람 작품이었다.

 

 

 

박물관 1층은 선사시대부터 아즈텍 문명까지 멕시코의 각기 다른 문명이 남긴 유물을 12개의 전시실에 전시하고 있었고, 2층은 멕시코 민족사에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테오티우아칸에서 보았던 케찰코아틀(Quetzalcoatl) 신전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제 5전시실, 치첸이샤를 비롯한 많은 유적지에서 발굴한 마야 유물을 보여주는 제 10 전시실이 아무래도 내 관심을 많이 끌었다. 하지만 스페인에 의해 망한 마지막 문명이 아즈텍이었기에 아즈텍 유물이 가장 많이 전시되고 있었다.

 

사실 아즈텍 문명은 마야나 잉카 문명에 비해 연대적으로 그리 오래된 문명이 아니다. 아즈텍 문명은 현재 멕시코 시티 일대에 살던 아즈텍 사람들이 14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꽃피웠던 것인데, 우리는 마치 마야나 잉카 문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고대 문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스페인이 1521년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킨 후 아즈텍 중심지였던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 지역에 멕시코 시티를 건설했기에 시간적, 공간적으로 아즈텍 유물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유물 보존 상태도 좋았다. 아즈텍 유물 중에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당연 태양의 돌이었다. 이것은 아즈텍 달력인데 그들은 1년을 오늘날처럼 365일로 정확히 계산했다고 전해 진다.

 

 

 

 

 

 

 

 

 

 

  

박물관 순례는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전시 중인 멕시코의 옛 유물이 워낙 많아 꼼꼼히 보려면 하루를 잡아도 충분치 않을 것 같지만, 반나절 보고는 어디 앉을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그만 밖으로 나왔다. 멕시코 시티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이 한 군데 더 있었기 때문에 몸이 피곤해도 맘대로 쉴 수가 없었다. 프리다 칼로(Frida Kahlo) 박물관을 보기 위해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코요아칸(Coyoacan) 역으로 갔다. 이 지하철 3호선은 가장 붐볐고 유독 잡상인들과 걸인들이 많았다. 역마다 한두 명이 승차해서는 엄청 빠른 말로 시끄럽게 떠들다가 다음 역에서 내리면 다른 잡상인들이 교대로 올라오는 형국이었다.

 

뜨거운 땡볕을 마다 않고 꽤 먼 거리를 걸어 프리다 칼로 박물관에 도착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을 닫아 버렸다. 정기 휴일도 아닌데 왜 문을 닫았을까. 내가 멕시코를 찾은 주요 원인 중에 하나가 프리다 칼로를 만나기 위함인데 사전 통지도 없이 이러면 어쩐단 말이냐. 좀 허탈했다. 여기를 찾아온 젋은이들도 황당해하긴 마찬가지. 멕시코에 다시 오라는 의미인가?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화가다. 18세 꽃다운 나이에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되었지만, 절망과 좌절을 이겨내고 운명과 맞서 침대에서 그림을 그렸던 여자다. 슬픔이 가득하고 일면 광기가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특히 사진으로 본 슬픈 얼굴의 자화상은 너무 처연해 보였다. 디에고 리베라와 부부가 되었지만 결혼 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다시 소칼로 광장으로 나왔다. 멕시코 시티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어디를 오고갈 때 자주 들리게 된다. 멕시코 시티 대성당이라 불리는 메트로 폴리타나 성당(Catedral Metropolitana)을 찾았다. 중남미 최고의 성당 가운데 하나인데, 우리나라 명동 성당이라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1520년에 짓기 시작해 근 300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대성당을 들어가니 제단은 온통 금칠을 해놓았다. 유럽에 있는 성당과 외양은 비슷했으나 스테인드 글라스가 없는 것이 좀 달랐다. 이 대성당도 지반 침하로 바닥이 갈라지고 건물이 기우는 현상을 피할 수 없었다. 과달루페 옛 성당과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아즈텍 원주민들이 가장 신성시했던 신전을 허물고 그 위에 대성당을 지은 스페인 정복자에게 보내는 슬픈 영혼들의 소박한 복수가 아닐까 싶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서점 2013.08.07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멕시코엔 여러문명의 기억이 남아있네요 ^^

  2. 보리올 2013.08.07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멕시코를 다녀온 후에야 멕시코를 보는 제 시각이 상당히 많이 변했습니다. SONBE님도 시간이 허락하면 꼭 한 번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님의블로그도 다양한 내용으로 잘 꾸며 놓으셨더군요. 잘 봤습니다.

 

어쩌다 멕시코(Mexico)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리 젊지 않은 나이에 배낭 여행을 떠나는 용감한 젊은이들을 흉내내면서 말이다. 휴가를 내년으로 이월하지 말고 가능하면 올해 모두 쓰라는 회사 방침에 나라고 예외일 수는 없는 일. 집사람과 아이들이 있는 밴쿠버를 다녀올까도 생각했지만 연말 성수기 항공료가 장난이 아니었다. 모처럼 찾아온 나홀로 여행 기회를 버리기도 좀 아까웠고. 이번엔 따뜻한 중미 지역을 가고 싶었다. 과테말라 화산 트레킹을 갈까 고민하다가 멕시코로 급선회를 했다. 항공료가 싼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근데 일단 멕시코를 염두에 두니 칸쿤의 그 환상적인 바다 색깔과 치첸이샤 마야 유적, 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자화상이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거기에 과나후아토(Guanajuato)의 풍경 사진 한 장도 나를 끈질기게 유혹했다.

 

멕시코를 간다고 맘 먹기 전에는 멕시코가 이렇게 큰 줄을 몰랐다. 북미 대륙 남쪽에 붙어있는 조그만 땅덩이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남한의 20배가 넘고 인구도 1억 명이 훨씬 넘는다니 멕시코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지에선 멕시코를 메히꼬로 발음한다는 것도 이 때 알았다. 일단 캐나다에서 칸쿤으로 들어가서 멕시코 시티까진 장거리 버스를 이용하고 멕시코 시티에서 캐나다로 돌아올 작정이었다. 한데 칸쿤에서 멕시코 시티까지 가는 버스가 26시간이나 걸리고, 버스비도 항공료보다 비싸다는 이야기에 바로 꼬리를 내렸다. 26시간 버스 여행이란 초유의 도전에 잠시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지만, 1주일짜리 여행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결론을 내렸다.

           

여행 방식은 일단 젊은 사람들 배낭 여행을 흉내내 보기로 했다. 항공료와 장거리 버스비를 제외하곤 하루 50불 정도로 예산을 잡아 숙박비와 식비를 해결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허름한 호텔 지분 일부를 가지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칸쿤 쉼터에 예약을 했더니 조식 포함해서 하루 50불을 받는다. 명색이 호텔 존에 있는 숙소인데 그렇게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내가 잡은 예산에는 초과 지출이다. 거기에 치첸이샤 투어 신청비로 55, 무헤레스 섬 페리비로 17불을 내는 등 돈 달라는 곳이 많았다. 

 

2012 12 8, 필라델피아에서 칸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꽤 큰 비행기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차 연말 휴가철을 실감할 수 있었다. 칸쿤이 가까워지자 짙푸른 하늘과 청록색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색깔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칸쿤 공항은 엄청 혼잡했다. 여행사, 호텔 직원들이 손님맞이에 바쁘다. 후덥지근한 날씨와 강렬한 햇빛이 사람을 움츠러들게 했다. 공항에서 칸쿤 센트로까진 아데오(ADO) 버스를 탔다. 편도에 52페소. 센트로와 호텔 존은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한 번 승차에 8.50페소를 낸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해가 내려앉을 때까지 좀 쉬었다. 테라스로 나가는 문을 여니 파란 바다가 코앞에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휴양지 칸쿤이구나!

 

 

 

 

 

 

 

 

칸쿤은 카리브 해에 접해 있는 유카탄 반도 끝단에 자리잡고 있다. 1970년대 이전에는 조그만 어촌 마을이었다. 정부에서 앞장 서 휴양지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오늘날에는 환상적인 바다색과 하얀 모래사장, 강렬한 햇볕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휴양지로 변모했다. 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나도 익히 이름을 알고 있던 곳이다. 내가 살아 생전에 이런 휴양지를 찾을 것이라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루 종일 해변에 뒹굴며 시간을 죽이는 것이 체질상 그리 맞지 않고 올 인크루시브(All Inclusive)’라 해서 하루 종일 호텔에서 음식으로 배 불리고 술만 홀짝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3일을 칸쿤에서 묵기로 했다. 하루는 치첸이샤 투어로, 또 하루는 무헤레스 섬에 들어가 눈요기를 할 생각이다. 남는 시간에는 해변을 걷기도 하고, 호텔 존이나 센트로에 나가 시간을 소일해야지. 호텔에서 제공하는 부페식 아침 식사를 마치면 점심과 저녁은 길거리 음식으로 해결을 했다. 타코(Taco)나 케사디야(Quesadilla)로 간단히 배를 채우는 것이 진짜 여행다워 내심 즐거웠다. 더구나 멕시코 음식은 맛도 좋아 꺼릴 것이 없었다. 한 가지 복병은 땀과 햇볕이었는데 참을 수밖에 없었다. 영하의 추위에서 벗어나 졸지에 영상 30도 가까운 칸쿤에 왔더니 후덥지근하고 끈적끈적한 날씨에 녹아나긴 했다.

  

칸쿤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23km에 이르는 L자형 모래톱을 따라 일열로 고급호텔을 지어놓은 곳이 우리가 아는 호텔 존(Hotel Zone). 하루 종일 호텔과 해변을 드나들며 먹고 마시고 해도 좋은 곳이다. 저녁에 심심하면 전설적인 나이트 클럽, 코코봉고(Coco Bongo)를 가는 것도 좋다. 바닷가에서 좀 벗어난 곳에 칸쿤 센트로가 있다. 여기에도 숙소가 있지만 호텔 존에 비하면 시설도 떨어지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현지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사람사는 마을 같았다. 내 개인적으론 호텔 존을 거니는 것보다 센트로 지역에서 사람사는 모습을 훔쳐보는 것이 더 좋았다.

 

 

 

  

해가 저물자, 해변을 따라 코코봉고까지 걸었다. 전 구간이 해변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대략 6km는 걸은 것 같았다. 캡틴 훅(Captain Hook)이란 해적선에서 해적들이 내려와 칼싸움을 하고 난쟁이 해적이 우스운 몸짓으로 배에 오르길 기다리는 손님들의 지루함을 풀어준다. 코코봉고 주변은 화려한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레스토랑과 술집이 많았다. 특히 코코봉고와 하드락이 단연 돋보였다. 코코봉고의 입장료는 87. 10시에 시작한다는 쇼는 꽤나 유명하다고 하는데, 혼자 들어가기 뭐해서 들어가진 않았다.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