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4.04.24 브랜디와인 밸리(Brandywine Valley) (4)
  2. 2014.01.27 브랜디와인 밸리(Brandywine Valley) (4)
  3. 2013.05.02 브랜디와인 산(Brandywine Mountain) (2)

 

어느 날 고국의 한 선배로부터 국제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 양반은 우리 나라에서 꽤 유명한 드라마 작가인데,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밴쿠버에 잠시 다니러 가니 산행을 좀 안내해주라는 당부를 하는 것이 아닌가. 산우회 정기 산행에 참여한 뒤에 별도로 날을 잡아 브랜디와인 밸리로 스노슈잉을 나갔다. 밴쿠버 산꾼 몇 명도 동참해 산행 인원이 제법 많았다. 겨울철에는 브랜디와인 크릭을 따라 걷는 스노슈잉이 제격이기 때문에 밴쿠버 겨울 산행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었다. 99번 하이웨이와 인접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에 나섰다.   

 

이곳 트레일은 스노모빌이 다닐 수 있도록 그루밍(Grooming)을 해놓았다. 그 트레일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발 2,162m의 피 산(Mt. Fee)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끔 뒤를 돌아보면 이 지역에서 가장 명물로 꼽히는 블랙 터스크(Black Tusk)가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이 팔려 시간이 가는 것도 몰랐다. 해발 950m까지 왕복 15km를 걸어야 함에도 그리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트레일에서 만나는 복병은 바로 산중의 고요를 깨는 스노모빌의 소음과 코를 찌르는 배기가스였다. 스노모빌이 지나갈 때마다 시끄러운 소리와 매연에 눈쌀을 찌푸리게 되지만 어차피 이 트레일은 스노모빌을 위해 임시로 만든 길이니 우리가 참는 수밖에 없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설록차 2014.04.25 0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ink Lady는 개근상 받으셨지요?
    참으로 대단하셔요...^^

    • 보리올 2014.04.25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관찰력도 예리하시네요. 그 양반은 한때 좋은 여행 파트너였는데 요즘은 체력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 듭니다.

    • 설록차 2014.04.26 05: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분은 사진에서 매번 웃는 얼굴을 보여주십니다...
      다리 근육 못지않게 웃는 근육도 발달되신 분이라 기억에 남았어요...
      근데 저 벌치이였어요...ㅎㅎ

    • 보리올 2014.04.26 0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세가 있으신 데도 모델과 같은 감각이 있으십니다. 포즈도 잘 잡지만 늘 웃는 표정이 좋지요. 산악 잡지에 실을 사진을 찍을 때 모델로 많이 나오셨죠.

 

 

우리가 브랜디와인 밸리를 걷는 것은 브랜디와인 정상을 오르거나 브랜디와인 메도우즈를 가는 산행과는 좀 다르다. 겨울철에 눈이 많이 쌓이면 그 두 곳은 갈 수가 없기 때문에 브랜디와인 크릭을 따라 임도를 걷는 스노슈잉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이 산행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99번 하이웨이에 인접한 주차장을 출발해 왕복 15km의 눈길을 걸어야 하고 해발 950m 지점까지 꾸준히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산행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는 산행 내내 왼쪽으로 해발 2,162m의 피 산(Mt. Fee)의 위용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산 폭발로 생긴 이 산은 마치 마법의 성같이 생겨 다른 산과 확연히 구분이 간다. 가끔 뒤를 돌아 보면 블랙 터스크(Black Tusk)가 고개를 내밀고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도 있다.   

 

휘슬러에서 가까운 브랜디와인 밸리는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88km 떨어져 있다. 브랜디와인 밸리와 인접한 곳에 캘러헌 밸리(Callaghan Valley)가 있는데, 이곳이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당시 노르딕 스키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예전에는 숲으로 우거졌던 지역이 올림픽 개최로 인해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진 곳이다. 브랜디와인 밸리는 99번 하이웨이를 벗어나 캘러헌 밸리로 가다가 바로 왼쪽으로 꺽어져 들어간다. 이곳은 스노모빌(Snowmobile)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철엔 11km짜리 브랜디와인 스노모빌 트레일이 마련되어 있어 짜릿한 질주를 원하는 젊은이들이 대거 모여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스노모빌 트레일은 우리같이 스노슈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스노모빌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그루밍(Grooming)해 놓은 것이다. 그루밍이라 함은 기계로 눈을 치우고 바닥을 다져놓은 것을 말한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스노모빌을 위한 길을 우리가 잠시 빌려쓰는 셈이니 고마운 마음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 길을 걸으려면 스노모빌이 내는 엄청난 소음과 매연을 각오해야 한다. 엔진이 내는 굉음을 들으면 얼른 길 옆으로 비켜서 길을 양보해야 했다. 그러면 그 친구들도 속도를 줄이고 손을 들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넨다. 스피드와 스릴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눈 위를 질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나에겐 꽤나 흥미로운 구경거리였다.

 

 

 

 

 

 

 

 

 

 

 

 

'산에 들다 - 밴쿠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모어 산(Mt. Seymour)  (6) 2014.01.29
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  (4) 2014.01.28
브랜디와인 밸리(Brandywine Valley)  (4) 2014.01.27
조프리 호수(Joffre Lakes)  (10) 2013.11.19
브룬스윅 산(Brunswick Mountain)  (2) 2013.11.18
하비 산(Mt. Harvey)  (2) 2013.11.17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설록차 2014.01.28 0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당이 좋아할만한 곳이네요...ㅎㅎ 브렌디와인 폭포에서 브렌디 와인이 마구 쏟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할것 같아요...
    스노모빌을 타면 스릴만점이겠어요...물론 보리올님은 스노슈잉으로 천리를 가실테구요...^^

  2. 보리올 2014.01.28 1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브랜디와인 크릭에서 술이 마구 흘러내리면 대박일텐데요. 전세계 주당들 한 번씩은 다녀갈테니 금세 유명 관광지가 되겠지요?

  3. 권선호 2014.02.13 1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곧고 높게 자란 침엽수림과 설경도 참 멋진 조합이란 생각..
    햇살에 빛나는 설봉을 눈 앞에 둔 산꾼만큼 행복한 순간도 없을 듯 하네..
    뭔 복이 그리도 많은지...^^

 

브랜디와인이라 해서 술 생각이 나게 하는 지명이다. 스쿼미시에서 휘슬러 못미쳐 있는 폭포의 이름도 브랜디와인 폭포이다. 어떤 사람이 한 손에 브랜디를, 다른 손에 와인을 들고 경치에 취해 번갈아 마셨다는 소문에서 브랜디와인이라 불렀다 하지만, 사전에서 이 단어를 찾아 보면 토마토과의 식물이란 설명이 있고 브랜디란 술의 원래 이름이 브랜디와인이란 설명도 있다.

 

휘슬러 인근 지역에서는 경치가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곳을 가려면 99번 하이웨이를 타고 휘슬러를 향하다가 브랜디와인 폭포를 지나 2km를 더 가서 좌회전해야 한다. 비포장 임도를 7km 정도 달리면 오른쪽에 산행기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겨울철이면 이 임도에 길을 내어 스노모빌의 천국으로 변한다. 브랜디와인 산행은 급경사 잡석지대를 올라야 하기 때문에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왕복 12km 거리에 보통 7시간 걸린다. 해발고도는 2,220m이고 등반고도는 1,270m이다.

 

산행기점에서 바로 급경사 숲길을 걷는다. 이 숲이 끝나면 뱀처럼 구불구불 흘러가는 개천이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산행기점에서 약 3km 지점이다. 이곳이 브랜디와인 메도우즈(Brandywine Meadows)로 여기까지만 산행하는 사람도 많다. 계류를 따라 들어가면서 눈 앞에 바위산과 빙하가 버티고 있지만 브랜디와인은 그 뒤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다. 계곡 거의 끝지점에서 왼쪽 잡석지대를 급히 치고 오른다. 길이 없으니 감으로 올라야 한다. 리지로 올라서면 기묘한 모습의 피 산(Mt. Fee)이 눈 앞에 불쑥 나타난다. 누구는 이 산을 마법의 성이라 불렀다. 리지를 따라 다리품을 더 팔아야 정상에 선다. 정상 부근에는 설원이 넓게 자리잡고 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yj 2016.09.06 0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련~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