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 한왕용 대장 부자가 <일요다큐 산> 촬영차 다녀가고 고국에서 아들 친구들이 여름 방학을 이용해 놀러 오기도 했다. 산행을 주로 하는 여행이라 해도 관광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나야 자주 보는 풍경이라 하지만 캐나다 로키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난생 처음으로 접하는 눈부신 광경일테고 언제 다시 올지 기약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패키지 여행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관광지를 빠지지 않고 들르기로 했고 가능하면 남들보다 더 여유롭게 둘러보기로 했다.

 

밴쿠버에서 캐나다 로키로 가는 관광 일정은 대개 4~5일이면 웬만큼 둘러볼 수 있지만 산행이 포함되는 경우는 그 날짜만큼 늘어나야 한다. 여행 코스는 재스퍼(Jasper)를 먼저 방문해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을 택했다. 재스퍼 국립공원보다는 밴프(Banff) 국립공원이 더 많이 개발되어 있고 사람도 많이 찾기 때문에 나는 이 루트를 선호하는 편이다. 재스퍼에서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까지 달리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s Parkway)도 꼼꼼히 볼 수 있는 잇점도 있다. 잠은 야영과 호텔을, 식사는 취사와 매식을 적절히 섞어 활용을 했다. 

 

 

 

[사진 설명] 트랜스 캐나다 하이웨이가 지나는 캠루프스(Kamloops). 여기서 재스퍼로 가려면 5번 하이웨이로 갈아타야 한다. 하이웨이 양쪽 산기슭에 불에 탄 나무들이 묘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진 설명] 20세기 캐나다를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된 테리 팍스(Terry Fox)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테리 팍스 산은 5번 하이웨이에서 옐로헤드 하이웨이(Yellowhead Highway)로 바꿔 타면 바로 나온다.

 

 

 

[사진 설명] 마운트 롭슨은 해발 3,954m로 캐나다 로키 최고봉이란 명예를 지니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 속하는 주립공원 안에 있다. 동쪽으로 재스퍼 국립공원과 접하고 있다. 악천후가 많은 지역이라 롭슨 산 정상을 쉽게 볼 수 없다고 들었지만 이번 방문에선 정상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사진 설명] 롭슨 강은 롭슨 산에 있는 롭슨 빙하에서 발원해 프레이저 강(Fraser River)으로 흘러간다. 그리 긴 강은 아니지만 고도차가 워낙 커서 엄청난 격류로 흐르며 꽤 큰 낙차를 가진 폭포도 몇 개 지난다.

 

[사진 설명] 하룻밤을 야영한 롭슨 메도우즈(Robson Meadows) 캠핑장. 125개의 캠프사이트를 가진 큰 규모였는데도 숲 속에 만들어놓아 자연을 느끼기에 너무 좋았다.

 

 

 

[사진 설명] 마운트 롭슨 주립공원 앞으론 16번 하이웨이인 옐로헤드 하이웨이가 지난다. 이 하이웨이가 재스퍼도 지난다. 캐나다 로키를 관통할 때면 아름다운 산악 풍경이 펼쳐져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사진 설명] 마운트 롭슨 주립공원 동쪽 끝에 있는 커다란 호수, 무스 호수(Moose lake)에 닿았다. 호수의 길이가 11.7km로 꽤 길다. 옐로헤드 하이웨이가 호수 바로 옆을 달려 접근성도 좋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제시카 2014.06.20 0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빙산 위에 한번 서보고 싶다 라고 생각한 적은 많은데 그 사이로 빠질까바 항상 겁부터 먹어요 ㅎㅎㅎ
    곰도 저렇게 가까이서 봤다고 생각하면... 무서움부터 생기네요. 보는건 참 귀엽고 이쁜데... ㅎㅎㅎ

    • 보리올 2014.06.20 0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빙산이 아니고 빙하!!! 빙산은 바다에, 빙하는 산에 있지. 빙하 위에 한번 서보고 싶다면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질 날이 있을 게다. 곰은 좀 멀리 떨어져 봐야지, 그렇지 않으면 위험하단다.

  2. 설록차 2014.06.26 04: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의 하이웨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제 눈엔 멋진 풍경만 들어왔어요...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면 기분이 어떨까 상상했습니다..

    • 보리올 2014.06.28 1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곳을 운전하면 아무래도 힘이 덜 들지요.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 채 목적지에 도착하곤 합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가장 먼저 한 일은 창문을 열고 날씨를 체크하는 것이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고 금방 비가 올 듯 잔뜩 찌푸린 날씨였다. 공항 뒤에 버티고 선 닐기리 연봉이 구름에 가려 전혀 보이질 않았다. 이런 날씨면 소형 비행기가 뜰 수 없을텐데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홀로 호텔을 나와 거리로 나섰다. 어디선가 양떼들이 몰려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몇 년 전에 좀솜에서 비행기를 탈 때도 바람이 강하다는 이유로 하루를 완전히 공친 날이 있었다. 공항측에서 안내방송도 없이 하루 종일 기다리게 했던 기억이 났다. 오늘도 그러면 안 되는데일단 예티항공 사무실로 가서 운행 여부를 확인해 보았다. 이 날씨에 비행기가 들어오기는 어렵지만 날이 좋아지면 바로 뜰 수가 있단다. 일단 오전 11시까지는 기다려 보자고 한다.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긴딩이 오늘 항공기 운항이 완전 취소되었다고 한다. 혹시나 해서 일단 버스 티켓부터 구입을 하고 예티항공으로 다시 갔다.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 30여 분을 기다렸건만 개미새끼 한 마리 얼씬 않는다. 일부러 사무실을 비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서 몇 번인가 큰 소리로 부르니 그제서야 직원이 나타난다. 항상 큰 소리를 내야 마지 못해 움직이는 이곳 사람들의 수동적인 태도가 좀 얄미웠다. 비행기 운항이 취소된 것은 아니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부탁을 한다. 기다리는 일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여기서 포터들과 헤어졌다. 그들은 버스로 먼저 내려가고 우리만 남은 것이다.  

.

초조한 기다림 속에 포카라에서 첫 비행기가 들어왔다. 공항에 몰려든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우리가 탈 두 번째 비행기는 아무 소식이 없다. 애를 태우는 기다림이 다시 시작되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공항 경비를 서는 경찰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더니 두 번째 비행기 소리가 들려온다. 우여곡절 끝에 일행 모두 비행기 탑승을 완료했다. 20인승 소형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올라 구름을 헤치며 날아간다. 하얀 구름이 옆으로 휙휙 지나간다. 갑자기 구름이 걷히면서 산자락이 눈앞에 나타나기를 몇 번인가 반복했다. 이러다가 산기슭과 충돌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포카라에 무사히 도착했다. 시간이 좀 늦어지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네팔 현지 여행사에서 보낸 파상이란 친구가 미니버스를 가지고 마중을 나왔다. 파상이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페와 호수 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비엔 베뉴 호텔(Hotel Bien Venue). 3층 공사 때문에 시끄러운 것이 흠이었지만 방이 깨끗하고 넓직해서 좋았다. 호텔을 나와 페와 호수 주변을 거닐며 쇼핑도 했다. 급할 것이 하나도 없는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포카라는 산중에 있는 마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치 크고 화려했다. 이 정도면 문명으로의 귀환이라 부를만 했다. 그 이야긴 우리가 돌아갈 시간이 다 되었다는 의미 아니던가.    

 

어디서 식사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배낭 여행을 온 젊은이들이 산마루 식당을 추천한다. 네팔인이 하는 식당인데도 한국 음식을 잘한다고 칭찬을 한다. 그 식당에서 뜻밖에 치링을 만났다. 그가 식당의 주방장이자 주인인 모양이었다. 한왕용 대장의 히말라야 클린 원정대에 요리사로 참가했던 치링은 나와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 사이 결혼도 했고 돌이 넘은 아들도 있었다. 부인을 불러 인사를 시켜 부인과 아이와도 상견례를 마쳤다. 치링이 차려준 한국 음식에 입이 즐거웠다. 거기에 맥주까지 한 잔 곁들이니 부러울 게 없었다. 치링이 우리의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을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해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트레킹 요약>

 

밴쿠버 산꾼들과 함께 걸은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은 2009 11 2일 서울을 출발해 11 16일 귀국하는 2주 일정으로 진행을 하였다. 트레킹 자체는 11 3일에 시작해 11 13일 포카라에 도착함으로써 마무리를 지었다. 6명이 참여해 숙식은 모두 트레킹 구간에 있는 로지에서 해결을 하였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나쓰메 2014.01.20 1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희귀한 풍경들이네요 ㅎㅎ

    • 보리올 2014.01.20 1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팔은 우리 나라 1950년대 또는 1960년대 모습과 비슷합니다. 촌스런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요.

  2. 설록차 2014.01.22 05: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모로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이셨겠어요...
    저렇게 작은 비행기를 탄 적이 있는데 바람에 흔들리니 롤러코스틀 탄 듯 스릴만점이었어요...사실 무서웠어요...^^

    • 보리올 2014.01.22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히말라야 여행은 여러 지역을 갔었기 때문에 기억이 서로 엇갈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옛 일을 되살려 추억을 꼼씹어 보면 제 가슴엔 늘 훈훈한 여운이 남습니다. 몇 년 못 갔더니 더 생각이 나는군요.

  3. 제시카 2014.03.18 0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혀 다른 풍경이네요... 저런 문화를 접해본적도 없으니 신기하기만 하네요~ 양들 엉덩이에 핑크색 염색된것도 귀엽구.. ㅎㅎㅎㅎ

    • 보리올 2014.03.18 0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 언제 네팔이나 함께 갈까? 네가 겪어본 세상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배울 점이 많을 거야. 우리 막내 데리고 히말라야 산길을 걸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 버킷 리스트에 하나 추가해야 되겠다. 그리고 저 양 엉덩이에 칠한 페인트는 주인이 자기 재산이란 것을 표시한 것이란다.

  4. 2015.03.14 0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5.03.14 1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무슨 의미신지요? 저는 꾸준하게 글을 올리고 있는데 말입니다. 솔직히 저는 알래스카를 가본 적이 없어서 엔드님 여행 계획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5. 김치앤치즈 2016.08.10 1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나푸르나 등반 후 먹은 한국음식은 과연 어떤 맛이었을까요...^^
    답글 보니 안나푸르나 또 가실 것 같은데요.ㅎㅎ

    • 보리올 2016.08.10 14: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주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국 음식을 하는 네팔 현지인이 꽤 있습니다. 도시나 트레킹 도중에도 가끔 김치를 맛볼 수 있고요. 네팔은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습니다.

 

2008 8월 초인가, ‘Leave No Trace’란 자연 보호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해 보스턴(Boston)을 다녀왔다. 굳이 우리 말로 이 프로그램을 이야기하자면 흔적 남기지 않기운동이라 할까. 이 교육은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자 중 한 명인 한왕용 대장과 함께 했다. 자연 보호를 위해 선진국에서는 어떤 활동,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유심히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교육을 받기 위해 뉴 햄프셔로 가는 길에 보스턴을 경유하면서 잠시 구경한 것이다.   

 

보스턴은 뉴욕이나 LA처럼 우리 귀에 무척 익은 도시다. 800여 명의 영국 청교도들이 1630년 미국으로 건너와 처음으로 세운 도시인만큼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곳이다. 까까머리 학창 시절, 미국 독립전쟁을 촉발한 보스턴 차 사건이 바로 여기에서 일어났다고 배워 그 기억 때문에 더욱 정감이 갔는지도 모른다.

 

보스턴은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주의 주도다. 보스턴 자체 인구는 60만명이 조금 넘지만 인근 지역을 포함한 광역 보스턴은 450만명을 자랑한다. 혹자는 보스턴을 뉴 잉글랜드(New England)의 수도라 이야기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행정구역 상의 명칭은 아니다. 뉴 잉글랜드는 미 북동부에 있는 여섯 개 주를 포괄하는 말이다. 매사추세츠를 비롯해 코네티컷,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메인, 뉴 햄프셔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우리는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상태로 보스턴 시내를 걸어다니며 구경을 했다. 8월의 화창한 날씨 덕분에 도시 전체에서 활력이 넘쳐 흘렀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바쁠 것 없이 유유자적 도심을 걷는 것이 좋았다. 특별히 무엇을 보겠다 작정하지 않아 더욱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 것 같았다. 어렵게 지하철 타는 법을 배워 케임브리지(Cambridge)에 있는 하버드 대학에도 다녀왔다. 하버드 교정에 서있는 자체만으로 나는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감성호랑이 2013.04.19 08: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멋져요!!~ 근데..무덤이 좀 으스스하네요..ㅜ

  2. 보리올 2013.04.20 0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사가 있는 오래된 도시는 공동묘지가 대개 도심 한 복판에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좀 을씨년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사의 한 부분이지요. 전 고풍스러워서 오히려 좋던데...

  3. 디자인꾼 2013.04.21 0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갑니다~
    예쁜 스마트폰 케이스 필요하시면 제블로그에도 놀러오세여 -0-

 

빗방울이 텐트를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비가 오면 비행기 운항에 차질을 빚을까 내심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지나가는 소나기였다. 짚 두 대에 짐을 싣고 마네반장을 출발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우리 출발을 지켜본다. 참으로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날씨는 아침부터 푹푹 찐다. 카트만두로 돌아가기 위해 툼링타르에서 다시 고르카 항공기에 올랐다. 두 대가 동시에 들어와 연달아 이륙을 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이는 계단식 논밭에서 네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산자락을 깍아 조그만 밭떼기를 만들었고 거기서 나는 소출로 몇 식구가 먹고 살 것이다. 그래도 이들이 우리보다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니 세상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 물론 힌두교나 티벳 불교같은 종교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겠지만 네팔 사람들은 비록 초라한 행색임에도 마음만은 그리 초라하지 않다. 아마 행복지수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물질이 주는 달콤한 유혹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여겨진다.

  

네팔에 오면 내 자신이 이율배반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낀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네팔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초라한 생활 터전이 못내 안쓰럽다가도 내 마음 한 구석엔 이들은 물질 문명을 탐하지 말고 자연 그대로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래야 내가 힘들 때마다 이곳에 와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비행기에서 산 위까지 한 평 밭을 일군 네팔 사람들의 삶을 보고 상념에 잠겼다가 깨어났더니 비행기는 어느 덧 카트만두에 도착해 있었다. 카트만두의 무더위가 우릴 반긴다. 안나푸르나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시내 구경을 나갈까 하다가 너무 더워 호텔에서 쉬기로 했다. 저녁은 대행사 장정모 사장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특별히 우설을 준비했는데 트레킹 마무리로서 너무 훌륭한 대접을 받았다.

 

<여행 요약>

한왕용 대장의 <클린 마운틴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칼루를 다녀온 기록이다. 2007 4 22일 네팔 카트만두를 출발해 593일 카트만두로 되돌아왔다. 이 트레킹에 대해서는 <월간 마운틴> 2007 6월호에 기고한 바 있으며, KBS 일요다큐 산에도 두 차례에 걸쳐 방영을 하였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난 해 마나슬루(Manaslu)에 이어 다시 안나푸르나(Annapurna) 클린 원정대에 동참하게 됐다. 한 번 네팔에 발을 디디면 언젠가 꼭 돌아온다는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클린 원정대의 맑은 취지에 감복한 것일까. 솔직한 심정은 한왕용 대장의 인간적인 매력에 설산의 유혹이 더해져 이리 발길을 돌리지 않았나 싶다. 더구나 이번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허영만 화백과 한화정, 이호준, 신미정, 허보리 등도 참여한다고 해서 좋은 추억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이번 원정엔 한 대장의 클린 마운틴 캠페인에 공감하는 일반 산악인들의 참가 신청이 부쩍 늘었다. 지난 해 마나슬루의 경우엔 12명이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모두 24명이 참가한 것이다. 그에 따라 현지 스탭도 늘기 때문에 원정대 규모가 엄청 커졌다. 특히 이번에는 프랑스 밀레(Millet)를 대표한 얀 델리보(Yann Delevaux), 허 화백의 일본인 친구인 사카이 다니씨 부부가 참가해 어느 정도 국제적인 면모도 갖추었다. , 자전거로 세계일주에 나서 네팔을 여행 중이던 석자연 스님도 현지에서 동참을 했다.  

 

안나푸르나(해발 8,091m)는 세계 10위봉으로 네팔 히말라야 중부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 목적지는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다. 안나푸르나 정상을 오르길 원하는 원정대가 주로 찾는 곳이다. 흔히 히말라야 트레킹하면 누구나 안나푸르나를 떠올릴 만큼 안나푸르나는 트레커들의 메카라 할 수 있다. 다른 산에 비해 트레킹 코스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흔히 ABC로 불리는 안나푸르나 남면 베이스 캠프로 가는 길목에는 로지나 가게들이 즐비하고 길 자체도 그리 험하지 않다.

 

하지만 안나푸르나 클린 원정대가 갈 북면 베이스 캠프는 레테(Lete)에서 산길로 접어들면 사람 흔적을 찾기 힘들고, 산길 자체도 오르내림이 무척 심한 편이다. 그런 탓에 일반 트레커들은 거의 찾지 않고 가끔 원정대나 지나는 곳이다. 레테 게스트 하우스 주인이 약 3주 전 슬로바키아 원정대만 유일하게 지나갔다고 묻지도 않은 것을 친절히 알려준다.

 

안나푸르나로 향하는 본격적인 트레킹은 포카라에서 시작한다. 이 지역으로 들어서려면 ACAP(안나푸르나 자연보호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허가증이 필요하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예티 항공을 이용하고 포카라에서 베니(Beni)까지는 버스로 이동했다. 베니에서 첫 야영지인 티플량(Tiplyang)을 가기 위해 짚 네 대를 빌렸다. 길이 엉망이라 티플량까지는 가지 못하고 중도에서 내려 걸었다. 가벼운 몸풀기가 시작된 것이다.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티플량에 도착할 즈음,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급히 텐트를 치고 저녁 식사를 했다. 구수한 된장찌개가 식욕을 돋군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