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4.12.25 예천 회룡포 비박
  2. 2014.12.09 [남도여행 ②] 보성 벌교/순천 와온 마을 (4)
  3. 2014.07.24 인제 내린천 비박 (4)
  4. 2014.07.17 장봉도 비박 (4)

 

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10월 말에 맞은 비박 모임은 예천 회룡포에서 이루어졌다. 집결지로 직접 찾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난 버스를 타고 대전에서 문경으로 이동해 거기서 일행들과 합류를 했다. 우리 <침낭과 막걸리> 회원 중에 문경에 사시는 선배가 있는데, 그 분이 회룡포에 있는 주막 원두막을 비박장소로 섭외해 놓아 텐트를 칠 필요조차 없었다. 원두막에 대충 짐을 부리곤 카메라를 챙겨 마을 스케치에 나섰다. 회룡포 마을은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마을을 한 바퀴 휘감아 돌아가는 묘한 지형 안에 놓인 오지 마을이다. 하지만 강물이 만든 육지의 섬이란 독특한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우리가 도착한 늦은 오후 시각에도 회룡포엔 사람들이 많았다. 회룡포 마을로 드는 뿅뿅다리 위엔 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그만큼 세간에 많이 알려진 관광지란 이야긴데 솔직히 나는 이곳을 처음 왔다. 햇볕이 낮게 깔리고 있어 사진을 찍기엔 좋았다. 강 건너 둑방 위엔 텐트촌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 주변엔 나락이 누렇게 익은 논이 펼쳐졌다. 누런 벌판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속속 사람들이 도착하면서 긴 탁자를 채울 정도로 성원이 찼다. 고기가 구워져 나왔고 연신 술이 돌았다. 우리 모임 이름에 걸맞게 서산 막걸리가 분위기를 돋구는데 한 몫 톡톡히 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성대한 만찬이 계속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안개 자욱한 뿅뿅다리를 다시 건넜다. 실제 눈에 보이는 풍경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몽환적인 운치를 풍겼다. 드라마 <가을동화> 의 배경이었고 12일도 여기서 촬영했다고 크게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이른 시각에 다리 건너로 산책을 나온 멤버가 몇 명 있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쳤다. 복불복 제비뽑기로 뽑은 남정네 몇 명이 설거지를 나누어 했다. 네팔에서 온 다와도 뽑혔고 나도 거기에 간택을 받았다. 설거지에서 벗어난 여성회원들과 젊은 피들의 환호성이 들리는 듯 했다. 대전에서 성선이와 상은이가 찾아왔다. <영상앨범 산>이란 프로그램 촬영차 다녀온 남미 트레킹 기록을 책으로 낸 상은이가 저자 사인을 해서 일행들에게 책 한 권씩 전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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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를 나와 벌교로 향했다. 그 유명한 꼬막 정식으로 저녁을 먹기 위해서다. 어느 식당엔가 미리 예약을 해놓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벌교 외곽부터 이상하게 차량 정체로 길이 막혔다. 무슨 일인가 하고 교통경찰에게 물었더니 하필이면 이때 벌교 꼬막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 줄 알았다면 숙소로 잡은 순천으로 바로 가는 것인데 그 놈의 꼬막 정식 때문에 시간만 지체한 셈이다. 거북이 운전으로 시내로 들어가 수라상 꼬막 정식이란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거의 모든 식당이 꼬막 정식을 내세우고 있었고, 그 대부분이 <12>이란 TV 프로그램에 나온 것처럼 12일을 붙여놓고 광고를 하고 있었다. 이런 짓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은 어느 집이나 비슷했다. 꼬막이 들어간 몇 가지 음식이 나왔고 우린 일부러라도 맛있게 먹었다. 실제로 친구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반주로 식사를 하니 어떤 음식인들 맛이 없으랴.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더니 무슨 행사를 하는지 확성기 소리가 요란했다. 다리를 밝힌 조명이 물에 반영되어 축제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소화다리를 건너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곤 순천으로 향했다. 와온 마을엔 밤늦게 도착했다. 한옥으로 지은 민박집에 방 두 개를 얻었다. 밖에 테이블을 놓고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릴에 불을 지펴 분위기도 띄웠다. 그런데 두 친구가 비박을 하겠다고 방파제로 간다는 것이 아닌가. 나도 침낭은 가져 왔기에 따라 나섰다. 매트리스도 없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자기는 처음인데 냉기가 없어 견딜만 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아마 바다는 우리 코고는 소리에 밤새 잠을 설쳤을 게다.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깼다. 행여 일출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구름이 잔뜩 끼어 별다른 감흥도 없이 끝나고 말았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라면으로 아침을 먹곤 따뜻한 커피까지 내려 마셨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벌교엔 꼬막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북적이긴 했지만 우리도 벌교의 특산물인 꼬막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온통 꼬막 정식만 파는 식당들 속에 깔끔한 커피 전문점이 있어 커피 한 잔 하는 여유를 부렸다.

 

 

순천 와온 마을에 있는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나를 포함해 세 명은 방파제로 나가 비박을 한다고 객기를 부리기도 했다.

 

 

 

 

 

 

새벽에 일어나 고즈넉한 어촌 마을의 아침 풍경을 홀로 즐길 수 있었다. 인적도 없고 바다마저 잔잔해서 좀 심심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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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12.16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꼬막은 저도 생소합니다. 조개과라고 하는데 아담한 것이 맛있어보입니다.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방파제에서 하는 비박은 저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2. 설록차 2015.04.14 0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꼬막을 삶아서 알맹이를 꺼내어 도로 껍질에 담아 양념장을 바르고~ 한접시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는 음식 아니겠어요...
    침낭이 있다지만 방파제 위에서 주무시다니 젊은이십니다...

 

<침낭과 막걸리>란 모임에서 이번에 간 비박지는 인제 내린천이었다. 그곳에서 래프팅 사업을 하고 있는 이상용 대장이 우리 일행을 초청한 것이다. 이 친구는 모 방송국의 ‘12우리동네 예체능을 촬영하기 전부터도 이 동네에선 꽤나 유명한 인물이었다. 나는 원주에서 동생 부부를 데리고 좀 늦게 출발했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참 주흥이 무르익었을 무렵에야 내린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행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마쳤다. 참석인원이 많지 않아 가족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인제군청에서 공무원 몇 명이 나와 우리를 맞아주어 무척 고마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 했다. 테이블에는 병풍취를 비롯해 온갖 산나물들이 쌓여 있었다. 병풍취 한 장이 얼마나 큰지 사람 얼굴을 가리고도 남았다. 이렇게 싱싱한 산나물을 어디서 맛보겠는가. 불에 구운 돼지고기가 연신 올라왔다. 인제 막걸리와 좋은 궁합을 이뤘다. 그런데 어쩌나. 미리 준비한 돼지고기가 다 떨어져 급히 닭고기를 공수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밤이 늦도록 술을 비웠다. 우리 대장인 허 화백과는 우정의 러브샷까지 나눴다. 밤이 깊어지자 젊은 친구들은 테이블에 남고 일부는 강가 데크에서 비박을 하고 나처럼 장비가 없는 사람들은 아무 방이나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저절로 눈이 떠져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데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제 끝내지 못한 대화가 다시 이어졌다. 명진이가 미국 출장 길에 시애틀에서 샀다는 커피 봉지에 다들 관심이 많았다. 봉투 속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원두 커피가 되어 나오니 신기할 수밖에.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용권이는 새로운 장난감으로 무인기 드론을 가져와 사람들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 자작나무 숲으로 이동하기 전에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손바닥 두 개를 겹쳐 뻐꾸기 소리를 내고는 따라 하란다. 다들 손바닥을 오므려 뻐꾸기 소리내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는 사이 마당에는 암수 두 쌍의 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닌다. 육아를 공동으로 하는 것 같아 신기하기만 했다.

 

간단히 죽으로 아침을 때웠다. 이상용 대장의 안내로 차에 올라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이동했다. 한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멀쩡하던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그 입구에선 굵은 빗방울로 변했다. 입구에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좀처럼 그럴 기미는 없었다. 섭섭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음에 다시 오라는 하늘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대신 이 대장이 우리를 인제 모터바이크 경기장으로 데리고 갔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어 놓은 경기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흉물이 되어 있었다. 행여 이런 시설투자에 국민 혈세를 쓰지 않았을까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하여간 이런 식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시설도 쓰지 못하는 상황에 입맛이 절로 씁쓸했다. 기린면으로 모두 나가 이 대장이 추천한 두부찌개 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크게 한 일도 없이 참으로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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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7.29 0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 싶다~ 하시던 허화백이셨으니 뭐 러브 샷이 대수겠습니까...ㅋ

  2. - 2015.10.17 1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한데, 뻐꾸기 소리는 어떻게 내나요?

    • 보리올 2015.10.21 0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는 중이라 답글이 늧었습니다. 두 손을 오무려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되는데 말로는 설명이 어렵네요.

 

<침낭과 막걸리>란 모임에서 장봉도로 비박 여행을 다녀왔다. 모두가 비박을 한 것은 아니고 텐트에서 편히 묵은 사람도 있었다. 평소에는 30여 명이 북적이던 모임이 열 몇 명으로 확 줄어버렸지만 오히려 가족적인 분위기를 풍겨 좋았다. 장봉도는 인천에서 서쪽으로 21km 떨어져있는 조그만 섬이다. 여기 오기 전에는 이런 섬이 있는 줄도 몰랐다. 영종도에 있는 삼목 선착장에서 후배 두 명과 먼저 장봉도행 페리에 올랐다. 본진은 다음 배를 탄다고 했고, 침막의 좌장인 허영만 화백은 KBS 12일 프로그램 촬영을 마치고 여수에서 올라와 마지막 페리를 타겠다 했다. 페리는 40분만에 장봉도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우리가 해산물을 구입하기로 했다. 옹암해수욕장 근처에서 조개와 소라, 낙지를 잔뜩 샀다. 다음 배가 도착하면서 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왔고 우리 일행도 손을 흔들며 배에서 내렸다. 시끌법적한 상봉이 끝난 후 연옥골 해변으로 이동해 비박지를 마련했다. 일부는 텐트를 치고 일부는 먹을 것을 준비한다, 땔감을 준비한다고 다들 부산했다. 나만 손님처럼 어정쩡하게 해변을 배회하는 꼴이 되었다. 구름이 낀 흐린 날씨라 석양의 황홀한 바다 풍경도 꼬리를 감췄다. 안주가 준비되고 술이 몇 순배 돌았다. 날이 어두워지자, 랜턴 몇 개가 어둠을 밝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소리와 더불어 장봉도의 밤도 깊어갔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비박지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비박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다. 일행 중에 누군가는 한 밤중에 낙지를 잡겠다고 혼자 뻘에 들어갔다가 넘어져 잔뜩 흙만 묻히고 돌아온 무용담도 들었다. 이 모임에선 늘 이런 해프닝이 일어나고 우리 모두는 그 때문에 왁자지껄 웃기도 한다. 사회 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한 방에 날릴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고 어제 나와 함께 온 두 친구를 데리고 먼저 장봉도를 빠져나오기로 했다. 사실 이날 오후에 나는 캐나다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일행들이 해안 트레킹에 나서는 것을 보고 우리도 장봉도를 떴다. 다시 한번 왁자지껄한 작별인사를 나누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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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함대 2014.07.17 2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박 ㅎ 재밌겠네요 ㅎㅎ

    • 보리올 2014.07.17 2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박요? 좀 추운 것만 참을 수 있다면 간편한 차림으로 자연 속을 탐험할 수 있습니다. 흥미가 당기시면 한번 직접 시도해 보시지요.

  2. 설록차 2014.07.28 04: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으론 이런 옛 친구 모임에 자주 가실 수 있으시겠어요...^^

    • 보리올 2014.07.28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지난 토요일에도 1박2일로 모였었습니다. 예전엔 비박 다음 날이면 산을 오르곤 했는데 요즘은 먹고 마시고 자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