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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부 주립공원(Bugaboo Provincial Park)

산에 들다 - 캐나다 로키

by 보리올 2014. 5. 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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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부가부란 지명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현지에선 모두 바가부 부르는 주립공원은 브리티시 컬럼비아(BC) 남동쪽의 퍼셀 산맥(Purcell Mountains) 자리잡고 있다. 로키 산맥과는 컬럼비아 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주보고 있다. 1971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콘래드 케인(Conrad Kain) 산장에 근무하는 관리인에게 부가부란 단어의 의미를 물어 보았다. 콘래드 케인이란 산악인이 부가부를 오르면서 힘들고 어렵다는 의미에서 부가부라고 외친 것이 유래가 되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영어 사전에 도깨비란 의미가 있는 것을 보면 마음대로 안되는 상황을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싶다.

 

부가부 주립공원에는 화강암 침봉들이 산재해 있다. 부가부(3,176m), 스노패치(3,063m), 하우저(3,398m), 피젼(3,124m) 해발 3,000m 넘는 침봉들이 즐비하지만 우리는 클라이밍을 하러 이곳에 것은 아니다. 스노패치 아래에 있는 산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가까운 침봉 하나를 걸어 오를 예정이었다. 산장은 미리 예약을 마쳤다. 주차장에서 산장까지는 5km 거리에 등반고도 720m. 등짐 무게에 따라 2시간에서 3시간이 소요된다. 이곳 주차장에선 부가부에서만 경험할 있는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주차한 차를 보호하기 위해 차량 주위로 철망을 두르고 나무와 돌로 꾹꾹 눌러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람쥐같은 야생 동물이 타이어나 연료계통의 고무를 갉아먹어 차가 주저앉을 있기 때문이다.   

 

산장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눈이 모두 녹아 어려움은 없었다. 졸졸 흘러 내리는 개울을 따라 평탄한 숲길을 걷다가 갑자기 경사가 가팔라졌다. 숲길을 벗어나면 하늘이 열리면서 시야가 트인다. 부가부 빙하에 둘러싸인 하운드스 투스(Hound’s Tooth) 단연 압권으로다가온다. ‘사냥개의 이빨이란 별난 이름을 가진 만큼 생김새도 독특하게 생겼다. 로프가 매어진 벼랑길을 걷기도 하고 때론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도 했다. 발걸음만 조심하면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아이들과 보조를 맞추며 걷다가 어려운 구간에선 손을 붙잡고 걸었다. 아이들은 벼랑길도 태연하게 걷는데 오히려 어른들이 조바심을 내는 같았다.

 

 

 

 

 

 

 

 

해발 2,230m 높이에 있는 콘래드 케인 산장에 닿았다. 산장은 1972 캐나다산악회(ACC) 지었고 관리인이 상주하고 있다. 1층은 주방과 식당이고 2층과 3층은 숙소로 쓴다. 관리인이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산장 규칙을 설명한다. 전기나 가스도 맘껏 있고 그릇이나 수저도 사용할 있다. , 우리가 만든  쓰레기는 모두 우리가 가지고 내려가야 한다. 최소한의 룰만 지키면 편히 지낼 만했다. 산장엔 클라이머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저녁을 지어 먹었다. 테이블에선  성공적으로 등반을 마치고 내일 하산한다는 젊은이들이 맥주 파티를 벌여 조금 소란하기도 했다. 부가부에서의 하룻밤에 가슴이 설레는지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사실 부가부에는 클라이밍이 아닌 하이킹 목적의 등산로는 그리 많지 않다. 초등생이 가기엔 무리란 판단이 아이들은 산장에 남기고 대장과 둘이서 가까운 침봉을 하나 오르기로 했다. 물길을 따라 푸른 이끼와 갖가지 야생화가 만발한 천상화원을 지나 애플비 야영장을 올랐다. 텐트 십수 동이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었고 웃통을 벗어 던지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클라이머 명을 만났다. 야영장을 지나 이스트 포스트 침봉(2,728m)으로 향했다. 이스트 포스트와 크레슨트 사이에 있는 안부로 먼저 올라서야 했다. 여기서부터는 크고 작은 바위를 부여잡고 조심스럽게 기어 올라야 했다. 로프가 없어도 충분히 오를만 했다. 경사가 심한 바위를 기어올라 정상에 섰다. 멀리 로키 산맥의 연봉이, 가까이로는 부가부 침봉들이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부가부의 진면목을 가까이서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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