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마 리조트를 나와 남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레소토(Lesotho)로 들어가는 사니 패스(Sani Pass)에서 멀지 않은 로테니 리조트(Lotheni Resort)로 가는 길이다. 거리 상으론 200km 조금 넘는 곳인데, 비포장도로에 길도 설어 시간이 제법 많이 걸렸다. 로테니 리조트는 드라켄스버그 산맥 남쪽에 위치한 로테니 자연보호구역(Lotheni Nature Reserve) 안에 있다. 이 역시 콰줄루 나탈(KwaZulu-Natal) 주의 자연보호국(KZN Wildlife)에서 관리하고 있다. 숙소 형태는 샬레와 커티지, 캠핑장 등 세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침대가 세 개 있는 샬레에서 3일간 묵기로 했다. 샬레는 벽돌로 지은 사각형 건물에 이엉으로 지붕을 엮어 놓았다. 디디마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시설이 많이 낙후되어 있었고, 전기나 전파 이용에도 불편함이 따랐다. 전기는 저녁에만 잠시 들어왔고 그것도 밤 10시 이후엔 전원을 끊었다. 와이파이는 없고 전파도 연결되지 않아 친구는 차를 몰고 2km 밖으로 나가서야 겨우 집에 전화 한 통 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에선지 우리 외에는 손님이 없었고, 종업원도 모두 퇴근하는 저녁이 되면 한 마디로 적막강산이었다. 낮에 보이던 성장한 여인들과 아이들은 낮시간에 잠시 여기로 놀러온 방문객으로 보였다. 산악 풍경 역시 캐시드럴 피크 밸리에 비해선 웅장함이 많이 떨어졌지만, 난 번잡하지 않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이곳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캐시드럴 피크 밸리를 빠져나오는 동안 차창을 스치며 지나치는 마을엔 남아공 전통 가옥인 론다벨이 눈에 띄었다.
노팅엄 로드(Nottingham Road)에 있는 카페 블룸(Café Bloom)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소울 푸드를 추구하는 식당답게
심플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이 나왔다. 남아공에서 만든 소웨토(Soweto) 맥주도 맛이 괜찮았다.
로테니로 향하는 비포장 도로 상에서 현지 주민들과 그들이 거주하는 가옥이 시야에 들어왔다.
여기선 말을 방목해 키우는지 말 세 마리가 도로에 올라와 차가 다가가도 도망갈 생각을 않는다.
드라켄스버그 산자락에 자리잡은 로테니 리조트에 도착했다.
디디마에 비해서 훨씬 촌구석에 위치한 느낌이 들었고 직원 외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별채로 된 샬레를 배정받아 안으로 들어섰더니 유리창을 통해 멋진 산악 풍경이 들어온다.
리조트에 묵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고 저녁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종업원과 방문객이 꽤 눈에 띄었다.
호로새(Helmeted Guineafowl) 한 쌍이 우리 샬레 인근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샬레 밖에 놓인 의지에 앉아 석양이 내려앉는 장면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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