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미국 국경을 통과해 글레이셔(Glacier) 서비스 센터에서 주차권을 먼저 구입한다. 여기서 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를 향해 가다가 약 37km 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산행 기점인 오스틴 패스(Austin Pass)가 나타난다. 이 지점의 높이가 1,433m. 산행 목적지인 앤 호수의 해발 고도도 이와 비슷한 1,463m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길이 평탄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고도차 580m에 이르는 오르내림이 기다리고 있다. 전체 산행 거리는 13.2km.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한여름이면 짙은 에메랄드 빛을 자랑하는 앤 호수도 아직까지 잔설을 머금고 있어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눈 녹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오라는 의미리라. 호숫가에서 잠시 쉬고는 셕샌 산자락에 매달린 로워 커티스(Lower Curtis) 빙하 끝자락까지 올라가 보았다. 빙하가 가끔 묘한 소리를 내며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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