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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팔레인 산(Mt. MacFarlane)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3. 8. 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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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 와서 꾸준히 산행을 했음에도 맥팔레인 정상은 멀고도 멀었다. 그만큼 오르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왕복 21km 거리에 통상 10시간이 걸리는 이 산의 해발 고도는 2,100m. 하지만 해발 고도보다도 우리가 두 발로 걸어 올라야 할 높이 1,765m가 사람 기 죽이기엔 충분했다. 하루에 등반 고도 1,000m를 올리는 산행에 익숙한 사람에게도 그 곱절의 체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도 처음 이 산을 오를 때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오른 것에서 나름 위안을 찾았다.

     

칠리왁 레이크 로드를 달려 피어스 크릭 트레일(Pierce Lake Trail) 기점에 차를 세우고 산행에 나섰다. 3시간을 부지런히 걸어 올라야 로워 피어스 호수에 닿는다. 잠시 쉬면서 야생 블루베리로 갈증과 허기를 해결했다. 로워 피어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알파인 메도우즈(Alpine Meadows)에는 분홍색 꽃을 피운 파이어위드(Fireweed)가 무척 많았다. 비취색 물빛을 자랑하는 어퍼 피어스 호수까진 또 한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에 도착하면 남서쪽 리지 위로 맥팔레인 정상이 빤히 보이는데 그래도 한 시간을 더 걸어 올라야 한다.


퍽퍽해진 다리를 끌고 정상에 올랐다. 아래완 달리 정상부엔 구름이 엄청 많았다. 구름이 요동친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았다. 산사면을 타고 구름이 몰려오는 장면은 나름 멋있었지만, 그 때문에 정상에서 누릴 수 있는 파노라마 조망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특히, 하늘 높이 솟은 뾰족 봉우리가 인상적이었던 슬레시 산(Slesse Mountain)이 구름에 가려 너무 아쉬웠다. 반대편 침(Cheam) 연봉에 속한 봉우리들만 구름 위로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어 그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정상에 있는 돌탑에서 캐니스터를 찾아 그 안에 보관한 노트에 우리 이름을 적는 것으로 조촐하게 정상에 오른 것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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