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다녀온 휘슬러 산을 다시 찾게 되었다. 어느 산악 잡지에 글과 사진을 올리는데 아무래도 사진이 몇 장 더 필요해서 보완 촬영차 급히 다녀온 것이다. 한 달이란 시차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산에는 눈이 많았다. 이러다가 지난 겨울에 온 눈이 모두 녹기도 전에 신설이 쌓이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이번에는 곤돌라를 타고 라운드하우스 로지까지 오른 후에 스키 리프트를 갈아 타고 휘슬러 산 정상에 올랐다. 해발 2,160m의 정상을 이렇게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오를 수 있다니 좀 놀랍기도 했고 산은 걸어 올라야 제 맛이라고 고집을 피우는 사람에겐 좀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눅슈크(Inukshuk)가 세워져 있는 정상 주변을 스케치하며 꽤 오랜 시간을 머물 수 있었다. 산행 시에는 누릴 수 없던 여유만만, 유유자적이라 할까. 가리발디 주립공원에 속해 있는 봉우리들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특히, 블랙 터스크(Black Tusk)의 독특한 모양새과 위용은 언제 보아도 가슴이 설렜다. 리틀 휘슬러에 있는 찻집을 경유해 라운드하우스 로지로 내려섰다. 길 옆으론 엄청난 높이의 눈 제방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서너 걸음 걷곤 멈추기를 계속했다. 솔직히 이건 산행이 아니라 일종의 소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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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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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27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번째 사진에 있는 돌무더기는 올림픽 엠블럼 형상과 비슷하네요...눈이 쌓인 높이가 사람 키의 두배가 넘는데 가운데 길은 사람이 뚫은것이지요? 여기저기에 돌 쌓은게 보입니다...^^

  2. 보리올 2013.08.28 0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눅슈크라 불리는 저 돌무더기는 북극권에 사는 이누이트 족들이 길 표시 등에 사용했던 것인데,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엠블렘으로 차용을 했었습니다. 휘슬러 산에 가면 저런 모양으로 돌을 쌓아놓은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돌 몇 개면 쉽게 쌓을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