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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디아 국립공원 (2)

여행을 떠나다 - 미국

by 보리올 2012. 10. 2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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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마치고 소화라도 시킬 겸 조던 폰드에 면해 있는 짧은 트레일 하나를 걷기로 했다. 해발 266m의 노스 버블(North Bubble)에 오르기로 한 것이다. 정상에 올라 내려다 본 조던 폰드와 단풍으로 물든 숲이 아름다워 발품이 아깝지 않았다. 아니, 올라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본 단풍이 그나마 아카디아 국립공원에서는 가장 훌륭했으니 말이다. 버블 락(Bubble Rock)에도 가볼까 했으나 집사람이 힘이 드는지 그만 내려가잔다.

 

 

 

 

해발 466m의 캐딜락 산은 차로 오를 수가 있었다. 아스팔트 도로가 산 정상까지 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렇게 차로 오를 수 있는 산이 제법 많다. 여기도 정상이라고 구름에 가려 아무런 풍경도 볼 수가 없었다. 공원 안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라고 이름값을 하는 것 같았다. 일출도 여의치 않았는데 단풍으로 물든 산자락도 구름에 가렸으니 이 무슨 불운이란 말인가. 우리의 불평이 하늘에 닿았는 모양인지 산을 내려오는 중턱에서 구름이 걷히며 단풍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국립공원을 빠져 나와 바 하버(Bar Harbour) 구경에 나섰다. 선물가게와 레스토랑이 줄을 선 도심은 예상보다 예뻤다. 발길 닿는대로 거리를 따라 윈도우 쇼핑에 나섰다. 여기도 사람들로 꽤나 붐볐다. 인구가 밀집된 미 동부지역인데다 뉴 잉글랜드(New England)에선 유일한 국립공원이라서 방문객이 많다고 하더니 정말 사람이 많긴 많다. 캐나다와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집사람이 기념품으로 티 포트를 하나 사곤 서둘러 마을을 빠져 나왔다.

 

 

 

이글 레이크(Eagle Lake)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조용한 호수에서 카누를 젓는 사람이 전부였다. 아니, 그 후에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사람들도 나타났지만 대체적으로 한가해서 좋았다. 집사람은 피곤하다고 차에서 내리지도 않는다. 다시 배스 하버 헤드(Bass Harbour Head) 등대까지 내처 달렸다. 섬 남서쪽에 위치한 이 등대는 높지 않은 절벽 위에 세워져 있었다. 대단한 절경은 아니었지만 석양을 배경으로 등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삼각대를 설치해 놓고 빛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정을 모두 끝내고 아카디아 국립공원을 떠나는 길에, 아침에 보아둔 트렌튼 브리지(Trenton Bridge)의 랍스터 식당으로 들어섰다. 우리 회사가 노바 스코샤의 트렌튼에 있는데, 여긴 메인 주 트렌튼이다. 똑같은 지명을 쓰고 있는 도시라서 내심 반가웠다. 이 식당은 손님이 랍스터를 고르면 무게를 잰 뒤 밖에 끓고 있는 여섯 개의 가마솥에 넣어 바로 삶아 준다. 바닷물에 삶아서 더 쫄깃한 느낌이 들었다. 여행 중이라 더 맛있게 먹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 식당에서도 역시 사람들이 주문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미국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또 한번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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