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몰고 토론토(Toronto)로 가는 동료가 이른 새벽 나를 낯선 도시에 떨구어 주었다. 노바 스코샤에서 밤새 운전을 해서 퀘벡 시티에 도착한 것이다. 맥도널드가 문을 열면 추위는 피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시간을 잘못 알아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퀘벡 지역은 노바 스코샤보다 한 시간이 느린 것을 나중에 안 것이다. 추위에 떨면서 스스로가 한심하다며 연신 구시렁거리다가 이른 아침부터 배낭을 메고 발길 닿는대로 걷기 시작했다. 영하의 날씨 속에 추위에 떨기보다는 그나마 걷는 것이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캐나다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세인트 로렌스(St. Lawrence) 강이 바다와 만나 세인트 로렌스 만이 되는 지점에 퀘벡 시티가 자리잡고 있다. 16세기 자크 까르티에(Jacques Cartier)에 의해 발견되고 1608년 사무엘 드 샹플렝(Samuel de Champlain)이 건설한 이 퀘벡 시티는 북미에선 아주 역사가 깊은 도시로 통한다. 둘다 프랑스 탐험가였기에 오래 전부터 프랑스 식민지로 지냈다. 1759년 영국과 프랑스의 오랜 전쟁을 종식시키는 마지막 전투가 여기서 벌어졌고, 영국군이 아브라함 평원(Plains of Abraham) 전투에서 이겨 결국 뉴 프랑스를 영국 식민지로 복속시킨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퀘벡 시티는 캐나다 다른 도시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오래 전부터 뉴 프랑스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고 프랑스계 후손들이 그들 나름대로 문화와 역사를 면면히 이어온 까닭이다. 도시 전체에서 프랑스 문화의 화려함이 단연 돋보인다. 18세기에 지어진 건물들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치 프랑스 파리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어 안내문도 도통 찾을 수 없다. 캐나다 내 프랑스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위에도 아랑곳않고 발길 닿는대로 열심히 걸었다.

 

(사진) 아브라함 평원에서 일출을 기다리다 이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너무 추워 정작 해뜨는 사진은 찍지를 못했다.

 

 

 

 

(사진) 캡 디아멍(Cap Diamant)이라 불리는 얕은 절벽을 요새로 삼아 수비를 하던 프랑스 군을 제임스 울프(Lajes Wolfe)

장군이 이끄는 영국군은 그 옆으로 우회해 아브라함 평원에서 전투를 벌였고 결국은 프랑스 군을 패퇴시켰다.

이 전투는 캐나다 역사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일전이었다.

사진은 아브라함 평원과 세인트 로렌스 강, 캡 디아멍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프띠 샹플렝(Petit Champlain) 거리.

옛집들이 공예점이나 부티크, 레스토랑으로 거듭나 무척 아름다운 거리로 통한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거리로 퀘벡 시티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겨울철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별반 보이지 않았다.

 

 

(사진) 르와얄 광장(Place Royale)은 샹플렝이 정원을 세웠던 곳으로 한 때 마켓으로 바뀌었다가 종국엔 광장이 되었다.

캐나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광장이라고 한다.

 

 

(사진) 캐나다 건축가 모시 사프디(Moshe Safdie)가 지은 박물관으로 퀘벡의 역사와 문화,

원주민들에 대한 전시물이 많았다

 

 

 

(사진) 퀘벡역을 지나 올드 퀘벡 시티의 어퍼 타운(Upper Town)으로 올라섰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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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헬로우드림뚜와무와 2015.03.18 0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위에 엄청 떨으셨을테니, 생각만으로도 온몸이 시려지지만, 덕분에 좋은 사진을 얻으셨네요... 퀘벡을 올려놓은 사진들에서 이렇게 사람이 없는 깔끔한 사진을 얻기란 쉽지 않은듯하니 말이죠...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보리올 2015.03.18 1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퀘벡을 잘 아시는 분 같습니다. 힘이 나는 댓글을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 때는 새벽부터 정처없이 떠도느라 고생 많았죠. 연신 구시렁거리며 퀘벡 시티를 헤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