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은 포르투갈의 수도다. 현지에선 리스보아(Lisboa)라 부른다. 오래 전에 주마간산으로 다녀간 이래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다. 대서양에 면해 있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테주(Tejo) 강 하류에 위치해 있어 대서양까진 12km를 더 내려가야 한다. 역사적으로 로마제국과 이슬람 세력의 지배를 받다가 1147년 아폰수 1세(Afonso I)에 의해 해방되었다. 15, 16세기에 벌어진 대항해시대엔 포르투갈이 상당한 역할을 수행했다. 항해왕 엔히크 왕자(Dom Henrique)를 필두로 한 아프리카 서해안 탐사,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의 인도양 항로 개척, 남미 식민화를 위한 해상 활동 등은 모두 포르투갈의 굵직한 활약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역할을 통해 리스본은 유럽에서 상공업이 발달한 도시로 변신하였다. 하지만 1755년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많은 건물들이 무너져내려 역사적인 건축물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사전에 숙소를 잡지 못한 관계로 리스본으로 가는 버스에서 만난 한국 아가씨가 예약했다는 호스텔로 일단 택시를 타고 갔다. 사전 예약없이 왔다고 그 아가씨 예약 금액보다 비싸게 달라고 해서 로비에서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더니 1인당 10유로가 싸졌다. 호스텔은 장식이 화려하고 고풍스러워 마음에 들었다. 호스텔에서 얻은 지도에 둘러볼 곳을 표시하며 동선을 짰다. 언덕이 많은 도시라서 권역별로 동선을 잘 짜는 것이 중요했다. 호스텔 바로 앞에 있는 상 페드루 데 알칸타라(Sao Pedro de Alcantara) 전망대에서 리스본 구경을 시작했다. 포르투에 비해선 격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리스본은 리스본이었다. 헤스타우라도레스(Restauradores) 광장에서 호시우(Rossio) 광장을 지나 아우구스타(Augusta) 거리를 따라 걸었다. 코메르시우(Comercio) 광장에 도착해 바다처럼 넓은 테주 강을 만났다.
지정학적으로 일곱 개의 언덕 위에 세워진 리스본에서 재미있는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경사가 급한 언덕을 두 발로 오르내리는 일은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리스본에 설치된 것이 바로 엘레바도로(Elevador), 즉 엘리베이터다. 우리는 수직으로 이동하는 장치를 보통 엘리베이터라 하는데, 리스본에서는 그런 목적 외에도 언덕을 오르내리는 트램을 엘레바도로라 부른다. 시내 곳곳에 이런 엘레바도르가 몇 군데나 있었다. 언덕 아래에서 위까지 2~300미터를 오르내리는 것이 전부라 좀 싱겁긴 했지만 요즘엔 이것이 리스본의 명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리스본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일부러라도 돈을 내고 탄다. 왕복 승차권을 트램에서 사면 3.75유로인가를 받았다. 5,000원이 넘는 금액이라 잠시 타는 것 치고는 너무 비쌌다는 인상을 받았다.
페드루 데 알칸타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리스본 풍경. 상 조르지(Sao Jorge) 성과 테주 강이 바라다 보였다.
상 호케(Sao Roque) 박물관 앞에 세워진 동상. 누가 동상에 빗자루를 세워놓아 운치를 더했다.
경사가 급한 언덕을 오르내리는 엘레바도로. 요즘은 리스본의 명물이 되었다.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엔 포르투갈의 재독립을 기념하는 탑이 세워져 있었다.
헤스타우라도레스란 말은 원래 ‘부흥자’라는 의미란다.
호시우 광장엔 동 페드루 4세 동상과 분수대가 세워져 있었고 한쪽으로 리스본 국립극장이 건너다 보였다.
카르무 엘레바도르(Elevador do Carmo)라고도 불리는 산타 주스타(Santa Justa) 엘레바도로.
수직으로 45 미터를 올라 전망대로 가는데 5유로를 달라고 해서 타지는 않았다.
테주 강가에 있는 코메르시우 광장은 리스본에서 가장 큰 광장이다. 주제 1세(Jose I)의 기마상과 개선문이 세워져 있었다.
1966년 테주 강 위에 놓인 4월 25일 다리(Ponte 25 de Abril)가 멀리 보였다.
리스본의 구불구불한 도로나 골목에서 옛스런 모습의 트램을 쉽게 만난다.
리스본의 명물이 된 트램을 타고 도심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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