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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르드 ①

여행을 떠나다 - 유럽

by 보리올 2015. 12. 3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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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르드(Lourdes)는 세계 3대 성모 발현지로 유명한 곳이다. 난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루르드를 꼭 가보고 싶었다. 파리에서 비행기를 내려 몽파르나스 역까진 에어프랑스 리무진을 이용했다. TGV 열차를 예약할 당시만 해도 비행기 도착부터 4시간의 여유가 있어 느긋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비행기가 연착하는 바람에 리무진 안에서 안절부절 속을 태워야 했다. 열차 출발 20분 전에 몽파르나스 역이 눈에 들어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바욘(Bayonne) 역에도 30분이나 열차가 늦게 도착해 루르드로 가는 연결편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역무원이 나를 데리고 어느 사무실로 들어가더니 다른 열차편을 수배해준다. 닥스(Dax)로 되돌아가서 타르브(Tarbes) 행 기차를 타고 루르드에서 내렸다. 한 시간 가량 늦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루르드엔 빗방울이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루르드 역에서 시내로 걸어가면서 눈에 띄는 호텔마다 방이 있나 확인을 했지만 무슨 일인지 대여섯 개 호텔이 모두 만실이란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별 두 개짜리 호텔에서 구한 방은 허접하기 짝이 없었다. 한 사람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싱글 침대와 10인치 구식 TV가 놓여 있었다. 화장실과 샤워장도 그리 깨끗하지 않았다. 요금표에는 이 1인실이 35유로라 적혀 있었는데 프론트에서 스스로 알아서 30유로로 깍아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행 다니면서 먹고 자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내 체질이라 그냥 쓰기로 했다. 그런대로 하룻밤 지낼만 했다. 이런 게 여행이 아닌가 싶었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려 호텔 근처만 돌아다니다 먹을 것을 사들고 방으로 돌아왔다.

 

잠에서 일찍 깨어났다. 가로등 불빛이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와 방안이 무척 환했다.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아 밖으로 나섰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대성당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새벽 미사에 참석하러 가는 사람들 같았다. 나도 그들 뒤를 따랐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가는 성당을 중심으로 둘러보았다. 미사를 준비하고 있는 로사리오 노틀담 성당을 먼저 들렀다. 계단을 타고 그 위로 올라갔더니 두 개의 또 다른 성당이 나타났다. 동굴 성당과 무염시태 성당이었다. 동굴 성당에선 이미 미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무염시태 성당은 사람이 없이 적막강산이었다. 성모가 발현했다는 마사비엘 동굴(Grotte de Massabielle)에서도 미사가 열리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어떤 사람은 비를 맞으며, 어떤 사람은 우산을 쓰고서 경건하게 미사를 보고 있었다.

 

일단은 루르드 성지 순례의 주축을 이룬다는 마사비엘 동굴과 로사리오 노틀담 성당, 무염시태 성당을 일견했으니 날이 밝으면 다시 성지를 돌아보기로 했다. 마사비엘 동굴에서 나오면서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샘에서 성수를 손으로 받아 몇 모금 마셨다. 이 성수는 질병 치료에 신통한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치유의 기적을 바라고 오는 순례객들이 의외로 많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샘에는 사람들이 한두 명밖에 없었다. (Pau) 강을 건너 호텔로 돌아왔다. 우선은 비에 젖은 옷을 좀 말리고 싶었고 간단하게나마 허기를 달래야 했다. 어제 저녁에 산 크로아상 두 개로 아침을 해결했다.

 

 

바욘 역에서 연결편을 놓쳐 다른 기차를 기다리면서 잠시 역 앞을 둘러보았다.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루르드 역에 도착하였다. 열차에서 내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순례자들이었다.

 

어렵사리 방을 잡은 별 두 개짜리 르 밀란(Le Milan) 호텔의 초라한 싱글룸 모습

 

포 강 위에 놓인 다리에서 천혜의 요새로 알려져 있는 루르드 성이 보였다.

 

 

성지 입구에 마련된 안내소에는 성모 발현 내용을 인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성지로 들어가면서 처음으로 마주치는 십자가

 

 

 

 

 

 

로사리오 노틀담 성당은 비잔틴 양식의 입구와 화려한 돔 지붕, 모자이크 종교화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미사가 시작되어 잠시 참관을 했다.

 

 

 

 

동굴 성당에서도 미사가 진행 중이었다.

 

무염시태 성당은 희미한 불만 켜져 있을 뿐 사람은 보이질 않았다.

 

 

마사비엘 동굴에서도 새벽 6시에 첫 미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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