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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

여행을 떠나다 - 유럽

by 보리올 2013. 4. 2.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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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에서의 출장 업무를 마치고 2011 3 17, 독일 함부르크(Hamburg)로 건너왔다. 여기서 지낸 2 3일도 회사 업무의 연장이었지만 마치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었다. 왜냐 하면 난 이 지역에서 5년이란 세월을 살았기에 남보다는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마치 제 2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라 할까. 늦은 저녁에 잠깐 본 함부르크 풍경은 눈에 익어 여행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옛 추억을 되새김할 수 있어 나름 감회는 새로웠다.  

 

북해에서 엘베(Elbe) 강을 따라 110km 거슬러 올라온 위치에 자리잡은 함부르크는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인구는 180만명이 조금 못 된다. 역사적으로 자유한자동맹을 이끌었던 도시이기도 하다. 정식 도시 명칭도 ‘Hansestadt Hamburg’를 쓰고 있다. 자동차 번호판의 도시명도 그 약자를 써서 ’HH’로 표기를 한다. 하나의 도시이면서 독일 연방에 속한 하나의 주 역할을 한다.

 

저녁 시간에 잠시 짬을 내 들른 곳은 시청사 광장이었다. 1897년 지어진 시청사 건물은 언제 보아도 위풍당당하다. 어느 도시든 이런 상징적 건물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12m에 달하는 타워도 위엄이 넘친다. 시청 광장을 출발해 성 베드로 성당, 알스터(Alster) 호수를 한 바퀴 돌며 옛 추억을 되새기는 기회를 가졌다.

 

 

 

 

 

저녁은 시청사 인근의 이태리 식당에서 했다. ‘라 포체타(La Forchetta)’란 작은 식당이었는데 땅달막한 주인이 꽤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이태리 사람인 식당 주인은 낙천적으로 보이는데다 좀 수다스러웠다. 식당 내부 사진을 한 장 찍었더니 왜 사진을 찍느냐, 어느 나라 사람이냐 꼬치꼬치 묻는다. 파스타 메뉴 중에서 하우스 라자니아(Haus Lasagne)와 샐러드를 시켰다. 치즈 맛이 무척 강했지만 정통 이태리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진한 치즈 맛은 역시 진한 향의 독일 맥주가 기분 좋게 상쇄시켜 주었다.

 

 

 

 

 

장소를 옮겨 레퍼반(Reeperbahn)으로 향했다. 예전에 고국에서 온 손님들이 예외없이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라 거의 수 십 번은 다녀가지 않았을까 싶다. 오페라 하우스 같은 문화 공간도 있지만 이곳은 함부르크의 환락가로 더 유명하다. 환락가로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더불어 유럽의 쌍두마차로 보면 된다. 긴 항해에 지친 선원들이 객고를 달래던 곳이라 보면 된다.  

 

테이블 댄스로 유명한 돌하우스(Doll House)를 지나쳤다.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과 흥정을 벌이거나 길거리까지 나와 호객을 하는 아가씨들도 볼 수 있었다. 이도 옆으로 멀찌감치 비켜 갔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부 단속 때문인지, 아니면 경기 침체 때문인지 사람들 왕래도 부쩍 줄었다.

 

원래 레퍼반은 배나 항구에서 사용하던 로프를 만들던 곳이었다. 레퍼(Reeper)가 로프 만드는 사람 또는 회사를 의미하고, (Bahn)은 똑바른 길을 의미한다. 17~18세기에 로프를 만들던 곳이 장거리 항해에 지친 선원들 객고를 달래주고 이제는 전세계에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곳으로 변신한 것이다. 1960년대 초반에 무명의 비틀즈(Beatles)가 이곳에서 클럽들을 돌며 공연을 했다면 아마 믿기가 어려울 것이다.

 

 

 

 

 

 

 

벨기에에 비해 기분이 좋았던 것은 호텔 때문이었다. 함부르크 국제공항 바로 앞에 있는 래디슨 블루 호텔에 들었는데 브뤼셀 호텔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은 몇 배나 훌륭했다. 예전에 내가 여기 살 때는 없었던 호텔인데 새로 생긴 모양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함부르크도 아주 변화가 없는 도시는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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