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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26 [시장 순례 ③] 통영 중앙활어시장 (2)
  2. 2013.12.06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엔 꿈이 산다 (2)

 

 

통영의 동피랑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들른 곳이 중앙활어시장이었다. 두 곳이 붙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한 바퀴 휙 둘러보는데 한 시간이나 제대로 걸렸나. 한낮의 시장 골목은 한산해서 좋긴 했지만 시장 특유의 활력을 느낄 수 없어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청정해역인 한려수도에 면해 있는 지역이라 내심 팔짝팔짝 뛰는 활어의 거친 몸부림과 현지인들의 투박한 사투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통영 특유의 분위기나 색깔을 느껴보기엔 괜찮았다 생각한다.  

 

여긴 고깃배에서 내린 싱싱한 생선을 회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혼자라서 회를 먹겠다 오기를 부리진 못했지만 모처럼 활어시장을 둘러보아 기분은 그런대로 좋았다. 시장엔 갖가지 생선에 멍게, 어패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서는 회를 사먹는 방식이 좀 달랐다. 횟집으로 들어가 회를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이 활어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활어를 산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회를 쳐주는데 그것을 가지고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가거나 숙소로 가져가면 된다. 다른 곳보다 훨씬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식당에선 초장과 몇 가지 반찬을 제공하고 얼마의 돈을 받는다. 회를 치고 남은 생선뼈와 머리로 매운탕을 끓여 내오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예전에 속초 대포항에서도 이렇게 회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통영은 원래 도다리쑥국과 멍게비빔밥으로 유명하다. 조금 일찍 왔더라면 도다리쑥국이 제철이었을텐데 여름으로 접어드는 이 시점엔 메뉴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런 바닷가에 와서 제철음식을 찾아 먹을 수 있다면 식도락가들에겐 그만한 행운이 어디 또 있을까. 나야 두 달 전인가 거제도에서 도다리쑥국을 맛보았으니 그리 아쉬울 것은 없다. 멍게비빔밥을 찾아 시장을 헤매다가 방향을 선회해 오계절돼지국밥집으로 들어섰다. 부산에 가면 가끔 먹던 돼지국밥을 통영에서 먹다니 전혀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다. 허름한 간판에 마음이 끌렸던 모양이다. 맛은 부산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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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2.27 0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쾌속선 엔젤호가 다니기 시작한 뒤 충무까지 손쉽게 다닐 수 있었어요...40여년 전의 이야기네요... 노년에 여기에 살고 싶다~그랬는데 지금은 다른 항구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사람일은 모르는거에요...^^

  2. 보리올 2013.12.27 15: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엔젤호가 예전에 부산과 충무를 다녔던 쾌속선이지요? 한두 번 타본 적이 있습니다. 쾌속선은 저도 꽤 많이 탔었습니다. 주로 부산~거제 간을 운행하는 쾌속선이었지만요. 배를 타는 것이 좀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가 그립네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이 여기서 멀지 않은 거제도였다. 그 덕분에 이런저런 이유로 통영을 자주 찾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통영이란 이름 대신 충무라 불렸다. 그 이름에서 나온 것이 바로 충무김밥 아니던가. 그 당시와 비교하면 통영은 옛 모습을 많이 잃었다. 하지만 분초를 다투며 변하는 대도시에 비하면 아직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동피랑 마을은 처음 가는 것이다. 예전엔 그런 마을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최근에 벽화마을로 유명세를 타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예전 모습을 간직한 골목길이 있다고 해서 내 관심을 확 잡아 끈 것이다. 통영을 지나다 자연스레 발길이 그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동피랑이란 말은 동쪽에 있는 비탈이란 의미다. 원래 이 산비탈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 동포루가 있던 자리였다. 통영시에선 여기 자리잡은 낡은 마을을 철거해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2007년 한 시민단체에서 이 마을을 보전하기 위해 동피랑 색칠하기캠페인을 벌였다. 벽화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19개 미대팀이 이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린 것이다. 그 덕분에 지금은 통영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동피랑 마을의 변신이 성공하자, 그 반대편에 있는 서피랑 마을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고 한다. 오후에 누굴 만나기로 되어 있어 거기까지 들르지는 못했다.

 

통영 강구항에서 제법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올라야 동피랑 마을의 언덕배기로 오른다.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이 집과 집을 연결하며 마을을 에둘러 간다. 골목마다 담장과 집 벽면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캐나다에도 이렇게 마을 건물에 벽화을 그려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외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으니 마을에 활력이 넘치는 것은 당연지사. 모든 것을 깔아뭉개고 그 위에 회색빛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에서 벗어났다는 것만 해도 난 좋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가 궁금했다. 가게야 손님들이 늘어나 수지를 보겠지만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주민들은 몰려드는 사람들이 몹시 귀찮을텐데 말이다.

 

낡고 퇴락한 마을에 알록달록한 새옷을 입혀 마을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벽에 그린 그림은 아이들 취향에 맞춘 것인지 좀 유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더 스케일이 큰 대작을 그려도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제영이나 충무공과 같은 이 지역의 자랑스런 역사를 그림에 담아도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만화나 동화에서 따온 그림으로 가볍게 가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솔직히 나에겐 그림의 내용보다 이런 생동감 넘치는 골목길이 살아있다는 자체가 더 큰 기쁨이었다. 특히, 빨강, 파랑의 대조적인 색깔을 칠한 두 집 지붕이 골목을 반으로 나누는 풍경도 인상적이었다.

 

동피랑 마을이 규모가 좀 더 컸더라면 우리 나라에도 외국에 자랑할만한 크레파스 마을이 하나 생기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강구항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꼭대기에 닿았다. 앙증맞은 카페 몇 군데가 장사를 하고 있었다. 몽마르다 언덕이란 표현도, 스타벅스 로고를 본따 만든 굿럭 커피 로고도 마음에 들었다. 옛 마을을 잘 가꾸면 이렇게 멋진 마음의 고향을 얻는데, 우린 그 동안 옛것이라면 모두 때려부수는 재개발에 너무 심취해 있었다. 재개발이 좀더 신중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피랑 마을이 획일적인 재개발을 막고 새로운 공존 전략을 모색하는 시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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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2.07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토영이라고 불러야 하는데요~~ㅎㅎㅎ

  2. 보리올 2013.12.07 1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지인들은 토영이라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토영이야~길도 있다 하더군요. 근데 저한테는 충무란 지명이 더 친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