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엄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12.17 [캐나다 BC 로드트립 ③] 휘슬러 마운틴
  2. 2013.08.28 블랙 터스크(Black Tusk) (2)

 

북미를 대표하는 스키 리조트가 있는 휘슬러(Whistler)에 도착했다. 여름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인파로, 겨울엔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연중 어느 시즌에 가도 즐길거리가 많아 나 또한 수시로 찾는 곳이다. 이번엔 BC주 관광청 주선으로 피크투피크 곤돌라(Peak2Peak Gondola)를 타기로 했다. 휘슬러 산에 있는 라운드하우스 로지(Roundhouse Lodge)까지 곤돌라로 오른 다음 거기서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탔다. 휘슬러 산과 블랙콤(Blackcomb) 산을 연결하는 이 곤돌라는 그 길이가 무려 4km나 되었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계곡을 건너 블랙콤에 있는 랑데부 로지(Rendezvous Lodge)에 닿았다. 길이 1.6km의 짧은 트레일인 알파인 워크(Alpine Walk)를 걸었다. 전혀 힘들지 않은 쉬운 코스지만 수목한계선에 위치한 관계로 조망이 무척 좋았다. 휘슬러 산과 피치먼스 밸리(Fitzsimmons Valley)가 연출하는 대단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타고 라운드하우스 로지로 되돌아왔다. 곤돌라에 산악자전거를 싣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리는 휘슬러 정상으로 오르는 도로를 걸어 티하우스가 있는 리틀 휘슬러(Little Whistler)로 올랐다. 점점 고도를 올리면서 발 아래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싱잉 패스(Singing Pass)에서 뮤지컬 범프(Musical Bumps)를 타고 올라오는 트레일도 만났다. 도로를 따라 정상 쪽으로 조금 더 올랐다. 계곡 건너편으로 조망이 탁 트이는 리지에 올랐다. 검은 엄니’란 닉네임을 가진 블랙 터스크(Balck Tusk)가 멀리 모습을 드러냈고, 옥빛을 자랑하는 치카무스(Cheakamus)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사방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휘슬러로 들어서면서 백미러에 비친 산악 풍경을 잡아 보았다.

 

 

 

라운드하우스 로지에서 계곡 건너 블랙콤으로 가는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탔다.

이 곤돌라는 2008년에 설치되어 역사는 길지 않다.

 

블랙콤 산기슭에 있는 랑데부 로지에 도착했다.

 

 

 

랑데부 로지 인근에 있는 알파인 워크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기 충분했다.

 

알파인 워크를 걷는 동안 바위 틈에서 모습을 드러낸 피카(Pika) 한 마리가 우릴 반긴다.

 

 

다시 피크투피크 곤돌라를 타고 라운드하우스 로지로 돌아오는 길이다.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리틀 휘슬러로 오르는 도중에 마주친 풍경

 

 

 

 

치카무스 호수가 있는 치카무스 계곡 건너편에 블랙 터스크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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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터스크는 그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꽤나 유명한 산이다. 정상은 색깔이 까만데다 뾰족한 탑 모양이다. 마치 코끼리 이빨처럼 날카롭게 위로 뻗어 있어 검은 엄니(Black Tusk)란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하늘로 불쑥 솟아오른 형상은 신기하게도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삼각형인가 하면 사각형으로, 그러다가 어느새 원통형으로 모습이 바뀐다. 블랙 터스크는 원래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산이다. 마지막 화산 분출이 있었던 1만 년 전, 분출구에 남았던 용암이 서서히 땅 속에서 굳은 것이 지금의 정상부다. 오랜 세월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겉을 싸고 있던 바위와 흙이 떨어져 나가고 가운데 용암 부분만 뾰족하게 남은 것이다.


블랙 터스크를 오르는 일은 건각이 아니면 여간 해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산행 거리만 29km에 보통 10시간 이상을 잡아야 한다. 해발 고도는 2,316m. 우리가 발품을 팔아야 할 등반 고도 1,740m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이 힘든 산행에는 한국에서 온 후배, 정용권과 김은광이 함께 했고, 밴쿠버에서 활동하는 두 여성 산악인이 선뜻 동참을 했다. 다들 경험, 체력 모두 구비한 건각들이라 그리 걱정은 되지 않았다. 러블 크릭(Rubble Creek) 주차장에 차를세우고 산길로 접어 들었다. 오랫 동안 고대했던 산행인지라 가슴이 기대감으로 꽉 찬 느낌이었다.

  

지그재그로 완만하게 오르는 산길은 부담이 없어 좋았다. 6km 지점에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테일러 메도우즈(Taylor Meadows)로 들어서자, 시야가 트이면서 블랙 터스크가 한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산색도 벌써 가을 옷으로 갈아 입었다. 블루베리 나무가 빨간색으로 화려하게 치장을 했고, 들판도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 오묘한 산색 변화에 입이 벌어졌다. 절로 흥에 겨워 콧노래가 나올 즈음, 우리 앞에 조그만 흑곰 한 마리가 나타났다. 산길로 나와 불루베리를 탐하던 녀석이 우리를 발견하곤 냅다 도망을 친다. 사진 한 장 찍을 여유도 주지 않은 채 말이다. 덩치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보아선 어미에게서 독립한지 오래되진 않은 둣 했다.


블랙 터스크에 점점 가까이 다가서자, 검은 기둥이 주는 위압감이 상당히 커졌다. 황량한 풍경 속에 엄청 큰 돌덩이 하나가 우뚝 솟아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하지만 그 황량함 속에는 다양한 색채가 숨어 있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었다. 난 눈길을 확 붙드는 현란함보다 이런 황량함이 오히려 더 좋다. 가슴 설레는 풍경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끄러운 자갈길에도 별 어려움 없이 검은 기둥 아래에 섰다. 여기가 공식적인 트레일 끝자락이기 때문에 보통은 여기서 산행을 끝낸다. 랭리 어느 고등학교에서 왔다는 학생들도 여기서 모두 발길을 돌렸다.


정상까지는 고도 100m를 더 올라야 하는데 서쪽 침니를 따라 오르는 30m 짜리 수직벽이 만만치 않았다. 손으로 잡는 돌들이 흔들리거나 빠지는 경우가 있어 어느 정도 담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정상에 오르는 시도는 각자 결정에 맡기기로 했다. 결국 은광이와 나만 정상으로 향했다. 돌탑이 세워진 정상에서의 조망은 무척 뛰어났다. 동으론 치카무스(Cheakamus) 호수와 신더 콘(Cinder Cone), 서쪽으론 스쿼미시 계곡 건너 탄타루스(Tantalus) 연봉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다. 남으론 가리발디 호수가 우리 발 아래 펼쳐졌고, 북으론 스키장으로 개발한 휘슬러 빌리지도 보였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하고 하산하려니 좀처럼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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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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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29 0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벼운 차림으로 저기까지 올라간 사람들이 많네요...경사진 돌산을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제가 다 아슬아슬합니다...산 속 호수는 그다지 깊지 않을테지요...물 색이 정말 아름다워요...^*^

  2. 보리올 2013.08.29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체험 활동온 고등학생들이 테일러 메도우즈 캠핑장에서 하룻밤 야영하고 그 다음 날 운동화, 반바지 차림으로 블랙 터스크 아래까지 올라왔더군요. 교사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이런 곳에 온다는 것이 신기했고 한편으론 놀랍기도 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