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을 벗어나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으로 들어섰다. 두 공원은 서로 붙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제주도 다섯 배 크기의 엘로스톤은 1872년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이 되는 영광을 누렸다. 자연의 만물상이라 불리는 엘로스톤은 경이로운 자연을 즐기기에 안성마춤이다. 그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온다. 화산 활동에 의해 생겨난 분기공이나 간헐천, 온천 외에도 해발 3,000m가 넘는 산이나 엄청난 크기의 옐로스톤 호수, , 폭포가 자리잡고 있어 자연 경관 또한 뛰어나다. 내 개인적으론 미국 본토에 있는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곳이 아닐까 싶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수 있는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 국립공원이나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과 비교해도 난 옐로스톤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공원 남쪽에 자리잡은 웨스트 썸 가이저 베이신(West Thumb Geyser Basin)부터 들렀다. 호숫가로 난 나무 계단을 따라 걸었다. 간헐천 몇 개가 여기저기서 수증기를 뿜고 있었다. 북쪽으로 차를 몰아 옐로스톤에 있는 그랜드 캐니언에 닿았다. 오랜 세월 옐로스톤 강이 깍아 만든 협곡엔 다채로운 색채가 숨어 있었고, 굉음을 울리며 아래로 떨어지는 로워 폭포가 그 위엄을 자랑하고 있었다. 동으로 방향을 틀어 옐로스톤에서 가장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인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간헐천으로 향했다. 정기적으로 수십 미터의 물줄기를 쏘아 올리는 장관이 펼쳐지는 곳이다. 예정된 시각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몰려들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30여 미터 솟구친 물줄기에 사람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내 기대보단 못 했지만 그 정도로 만족해야만 했다. 파이어홀(Firehole) 강을 건너 산책로를 따라 여러 개의 간헐천을 돌아 보았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면서 그 초입에 세워진 표지판 앞에 잠시 멈췄다.




옐로스톤 호수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웨스트 썸 가이저 베이신은 간헐천 몇 개가 수증기를 뿜고 있었다.



옐로스톤 호수엔 낚시로 물고기를 잡아 빅콘(Big Cone)이란 간헐천에 넣어 요리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옐로스톤에도 옐로스톤 강이 만든 그랜드 캐니언과 로워 폭포가 있어 풍경을 다채롭게 만든다.









정기적으로 물줄기를 쏘아올리는 올드 페이스풀 간헐천이 있어 유명한 곳이다.

어퍼 가이저 베이신(Upper Geyser Basin)을 돌며 꽤 많은 간헐천을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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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톤 패스(Teton Pass)를 지나 와이오밍 주로 들어섰다. 아이다호와 와이오밍의 주 경계선을 이루는 티톤 패스에서 잭슨(Jackson)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잭슨은 타운을 둘러싸고 있는 잭슨 홀 밸리와 혼동하여 잭슨 홀(Jackson Hole)이라 불리기도 한다. 인구 10,000명의 조그만 관광도시지만 티톤 카운티에선 그래도 가장 큰 도시다. 인근에 몇 개의 스키 리조트가 있어 겨울철이면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로 꽤나 붐빈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의 관문도시이기도 하다. 잭슨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니라 도심 한 가운데 있는 공원 네 귀퉁이에 엘크 뿔로 만든 아치(Elk Antler Arch). 엘크가 많이 서식한다는 이야기를 그렇게 표현했다. 관광객을 태운 마차가 도심을 지나가고 서부 영화에나 나올 법한 건물들이 길가에 즐비해 우리 눈이 즐거웠다.

 

남쪽에서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으로 들어섰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바로 아래에 있어 국립공원 입장료도 두 공원을 묶어서 받는다. 그 길이가 64km에 이르는 티톤 산맥이 길게 뻗어 있어 자연 장관이 뛰어나다. 1925년 나무로 지은 조그만 교회(Chapel of the Transfiguration)부터 들렀다. 소박하고 정갈한 느낌이 들었다. 십자가 아래에 커다란 창문이 있어 그것을 통해 그랜드 디톤의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제니 호수(Jenny Lake) 주변을 산책한 뒤에 해발 2,355m의 시그널 산(Signal Mountain) 전망대까지 차를 가지고 올랐다. 사방이 트여 조망이 뛰어난 곳이다. 콜터 베이 마리나(Colter Bay Marina)는 그랜드 티톤의 중심지라 부를 만했다. 카누나 카약을 타고 호수로 나갈 수도 있지만 우린 눈으로만 구경을 했다. 여기에 있는 캠핑장에서 하루 묵었다. 저녁을 먹고 야경을 보기 위해 다시 호수를 찾았다.


아이다호와 와이오밍의 주 경계선을 이루는 티톤 패스에 닿았다.







잭슨 도심을 둘러 보았다. 잭슨을 유명하게 만든 엘크 뿔로 만든 아치도 카메라에 담았다.



트랜스피규레이션 채플로 불리는 목조 교회는 유리창을 통해 산봉우리를 볼 수 있어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에서 유명 관광지에 속하는 제니 호수에선 보트에 올라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시그널 산 전망대



잭슨 호수는 원래 자연 호수였는데 댐에 의해 그 크기가 늘어났다. 산봉우리를 배경으로 두고 있어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잭슨 호수의 야경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각에 호숫가를 걸었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을 빠져 나오며 국립공원 표지판을 찍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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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키산맥에 속하는 그랜드 티톤(Grand Teton)은 수려한 산세로 유명한 곳이다. 굽이쳐 흐르는 스네이크 강(Snake River)과 엄청나게 큰 잭슨 호수(Jackson Lake) 뒤로 톱날 같은 봉우리들이 솟아 티톤 레인지(Teton Range)를 이루고 있다. 뛰어난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어 일찌감치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받았다. 우리 시선을 확 끄는 봉우리는 해발 4,199m의 그랜드 티톤이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마운트 모런(Mt. Moran, 3,842m)도 단연 눈에 띄었다. 티톤 레인지가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캐나다 로키와 비교하면 그 작은 규모에 약간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랜드 티톤에서 쉬운 하이킹 코스로 하나 고른 것이 바로 제니 호수 트레일(Jenny Lake Trail)이었다. 난 제니 호수를 한 바퀴 도는 7.1마일의 트레일을 모두 걷고 싶었으나 호수를 가로지르는 보트가 있다는 것을 안 일행들은 그 반만 걷고 싶어했다. 시간도 충분치 않았지만 일행들 의사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 히든 폭포(Hidden Falls)까지 갔다가 호숫가를 따라 남쪽으로 돌아 나왔다. 우리가 걸은 거리가 3.4마일(5.5km)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산길이 그리 험하지 않았고 호수 풍경도 그만그만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곳은 많지 않았다. 히든 폭포는 수량은 풍부했지만 낙차가 그리 크지 않았고 폭포를 바라보는 위치도 제법 멀었다. 호수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조망이 트이는 바위 위에 서자 제니 호수가 한 눈에 보였고 그 위로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펼쳐져 있었다. 이런 뭉게구름은 동심을 자극하는 것 같아 공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하산길엔 흑곰 한 마리와 마주쳤다. 어린 딸을 데리고 온 젊은 아빠가 가장 먼저 곰을 발견하곤 트레일을 걷는 사람들을 모두 세웠다. 곰이 숲으로 들어가길 기다렸지만 오히려 길을 따라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내가 나서 일행들을 한 자리에 뭉치게 하고 전원 숲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5분 정도 있다가 나오니 곰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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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5.10.04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 트레일을 걷다가 무스 한 마리가 길을 막고 있어서 모든 관광객들이 멀리 돌아서 갔던 것이 기억납니다. 제가 먼저 과감하게 돌아갔는데 가다보니까 무스 한마리와 새끼가 길을 따라 저에게 다가오길래 돌아서서 가니까 아까 길을 막았던 무스가 저에게 나타났습니다. 순간 주춤했다가 천천히 산경사를 타고 무작정 올라가서 기달리니까 다행히 안 따라왔습니다. 저에겐 아찔했던 추억입니다.

    • 보리올 2015.10.05 0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곰도 아니고 무스에게 양쪽에서 협공을 받았다니 믿기 어려운 일이구나. 무스는 의외로 보기 힘드는데 넌 무슨 복이냐. 그리 공격적이진 않지만 엄청난 덩치라 가까이 가면 위험할 수 있지. 특히 새끼를 데리고 있는 어미 무스는 말이야.

 

다시 그랜드 티톤을 거슬러 올라가기로 했다. 파크 게이트를 지나 오른쪽에 있는 작은 교회를 찾아 들었다. 우람한 산세를 배경으로 평야에 홀로 서있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맘에 들어었다. 교회 안으로 들어서니 그 끝에 커다란 유리창이 있고 그것을 통해 그랜드 티톤이 보인다. 하느님 대신 그랜드 티톤을 모셔다 놓은 것 같았다. 공원 내 어느 곳에서나 그랜드 티톤을 볼 수가 있지만 가장 조망이 좋은 곳은 제니(Jenny) 호수가 아닐까 싶다. 바로 지근 거리에서 올려다 볼 수 있는 위치라서 전날에 이어 다시 찾았다. 그랜드 티톤에 있는 하이킹 코스를 걸으려면 이 호수를 건너야 접근이 가능하다.

 

 

 

 

잭슨 호수를 도는 크루즈를 타기 위해 콜터 베이(Colter Bay) 선착장을 다시 찾았다. 잭슨 호수는 길이가 25km에 이르는 큰 호수로 해발 고도 2,054m에 위치한다. 티톤 레인지와 스네이크 강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듬고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출항 시각을 잘못 알았다. 10분 늦게 도착했더니 배는 출항을 하지 않았는데 우리를 추가로 태울 수는 없단다. 부득이 크루즈 대신 카누로 변경을 했다. 잭슨 호수에서 카누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수심이 깊은 곳으로 나가자 집사람이 겁을 내며 자꾸 돌아가잔다. 두 시간 렌트가 기본인데 집사람 때문에 좀 일찍 들어왔다.

 

 

 

 

이제 그랜드 티톤을 떠나 사우스 다코타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여행의 말미가 다가온 것이다. 돌아갈 때는 다른 루트를 택했다. 모런 정션(Moran Junction)을 거쳐 리버튼(Riverton), 캐스퍼(Casper)를 지나 동쪽으로 달렸다. 또 다시 와이오밍의 넓은 평원지역을 지나치게 되었다. 도로는 심심할 정도로 곧게 뻗어 있고, 도로 옆 목초지는 온통 누런 빛 뿐이다. 푸른 하늘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가끔 지형에 변화가 생기면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리곤 했다.

 

 

 

 

 

 

우리 뒤로 석양이 진다.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뒤로 하고 러스크(Lusk)까지 열심히 차를 몰았다. 와이오밍 가장 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러스크는 사우스 다코타와 인접해 있다. 도로와 나란히 뻗어있는 기찻길로는 심심치 않게 기차가 지나간다. 도대체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일일이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200량은 충분히 될 듯 하다. 미국은 그런 나라다. 기차도 길지만 하루종일 차로 달려도 지도 한 뼘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오늘 이렇게 무심히 지나가면 언제 다시 이 길을 달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상념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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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도 하고 저녁 식사도 할 겸 잭슨으로 향했다. 인구 8,500명의 잭슨은 카우보이와 칸츄리 뮤직의 고향이라 할만 했다. 각종 갤러리와 부티크, 레스토랑이 즐비해 대도시 분위기를 풍겼다. 엘크(Elk) 뿔로 아치를 만든 타운 스퀘어도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압권은 푸짐한 스테이크를 자랑하는 밀리언 달러 카우보이 바(Million Dollar Cowboy Bar)의 음식과 플레이 하우스(Play House)에서 공연한 연극 <7인의 신부>가 아니었나 싶다. 잭슨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았다.

 

잭슨 시티에서 가까운 그로스 벤터(Gros Ventre)에서 하룻밤 더 야영을 했다. 해발 고도가 낮아진 때문인지 날씨가 어제보단 훨씬 푹했다. 그리 춥다는 느낌없이 편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집사람 컨디션도 좀 나아진 듯 했다. 아침에 캠핑장을 빠져 나오며 무스(Moose)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나온 것을 보았다. 좀 멀기는 했지만 물가에서 풀을 뜯는 무스를 보니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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