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 아시니보인 주립공원(Mount Assiniboine Provincial Park)은 캐나다 로키에서 백패킹의 메카로 통한다. 그만큼 많이 알려졌다는 이야긴 역으로 뛰어난 산악 풍경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 아닐까 싶다. 해발 3,618m의 아시니보인 산은 캐나다 로키 관광 중심지인 밴프(Banff)에서 남서쪽으로 48km 떨어져 있다. 하지만 밴프가 있는 알버타 주가 아니라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 속한다. 캐나다 로키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자, 캐나다 로키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통한다. 그 피라미드 형상이 알프스의 마터호른(Matterhorn)을 닮았다고 해서 캐나다 로키의 마터호른으로 불린다. 유럽이나 미국 관광객을 유치하길 원했던 캐나다 태평양 철도회사(CPR)는 마터호른을 초등한 에드워드 윔퍼(Edward Whymper)를 불러 아시니보인 초등을 시도했지만 전성기를 지난 윔퍼는 결국 등반에 실패하고 말았다. 같은 해인 19019월 제임스 우트럼(James Outram)이 초등에 성공했다.

 

밴쿠버 산악계 대모를 모시고 45일의 일정으로 아시니보인 백패킹을 다녀왔다. 산행 경험이 무척 많은 분이지만 연세가 있으셔서 솔직히 걱정이 많았다. 고단한 이민 생활 초기에 캐나다인이 주축인 산악회를 따라다니며 루트를 익히고 산행 경험을 쌓아 밴쿠버 한인 산우회를 창립했고 회장도 역임했다. 현재 밴쿠버에 수십 개의 한인 산행 모임이 있는 것도 모두 여기서 가지를 쳤다고 보면 된다. 언젠가 내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간다고 하니 무턱대고 따라오셨다. 무릎이 성치 않은 것을 숨기고 말이다. 고소에서 무릎 통증으로 고생을 많이 하시곤 귀국해서 바로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 원인을 제공한 것 같아 늘 마음이 무겁던 차에, 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재활 훈련을 준비했다. 트레일 상태나 난이도, 배낭 무게를 감안해 단계별로 코스를 고르고 매주 산행을 한 끝에 1년 뒤에는 10kg 무게를 지고 여섯 시간을 걷는 마지막 테스트를 통과했다. 그 덕에 재활 훈련을 총결산하는 의미로 마운트 아시니보인 백패킹에 도전한 것이다.

 

캔모어에서 차를 몰아 마운트 샤크(Mount Shark) 트레일 기점에 도착했다. 50분이 걸렸다. 아시니보인 패스를 넘어 마곡 호수에 이르는 코스를 택했다. 트레일 기점이 해발 1,768m고 마곡 호수가 2,165m에 있으니 고도 차이는 크지 않다. 배낭 무게만 버틸 수 있다면 그리 어려운 산행은 아니란 의미다. 스프레이 밸리(Spray Valley) 주립공원의 넓직한 트레일을 지났다.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았다. 곧 밴프 국립공원 경내로 들어서 브라이언트 크릭 트레일(Bryant Creek Trail)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올렸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은 것은 그리즐리 곰의 활동을 알리는 경고판이었다. 겨울잠을 준비해야 하는 곰들이 영양분을 축적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시기가 9월이니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다. 배낭에서 베어 스프레이를 꺼내 옆구리에 매달았다. 첫날은 13.3Km를 걸어 마블 호수(Marvel Lake) 캠핑장에서 야영을 했다.

 

캔모어에서 742번 비포장 도로(스미스 도리언/스프레이 트레일)를 타고 마운트 샤크 트레일 기점으로 향했다.

 

 

카나나스키스 지역의 스프레이 밸리 주립공원을 지났다. 스프레이 호수와 그 뒤에 자리잡은 바위산이 장관을 연출한다.

 

마운트 샤크 트레일 기점에서 아시니보인 백패킹을 시작했다.

 

 

처음엔 스프레이 밸리 주립공원 안에 있는 트레일을 걸었다. 해발 2,909m의 콘 마운틴(Cone Mountain)이 오른쪽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밴프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니 맑은 물이 흐르는 계류가 연이어 나타났고, 그리즐리 곰의 활동을 알리는 경고판도 나왔다.

 

 

밴프 국립공원에 속한 암봉들이 맨살을 드러낸 채 우리를 맞았다.

 

 

능이버섯 등 다양한 식생들이 지표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공원 지역에서 무단 채취는 벌금이 세다.

 

밴프 국립공원 안에 설치된 이정표는 요란하지 않아 좋다. 캠핑장을 찾아 마블 호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블 호수 캠핑장. 베어폴(Bear Pole)이 마련되어 있어 음식은 여기에 매달아야 한다.

 

 

 

마블 호수 주변을 산책하며 오후 시간을 여유롭게 지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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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크와콩나무 2019.08.23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2. EasYKook 2019.08.28 0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멋집니다 웰페이퍼급!

  3. 바다 2019.10.20 09: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풍경이 그림을 보는 듯 합니다. 정말 자연을 좋아하시는 것이 느껴져요..

 

해발 3,363m의 에디트 카벨 산은 재스퍼 다운타운 정남쪽에 있는 산으로 시내 어느 곳에서나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절로 외경심이 들기도 한다. 피라미드 산(Pyramid Mountain)과 더불어 재스퍼의 진산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3A 하이웨이에서 산길로 들어서 14km를 달리면 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에디트 카벨 북면 아래에 있는 조그만 호수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서 바위에 걸쳐있는 엔젤 빙하(Angel Glacier)도 볼 수 있다. 마치 천사가 날개를 펼치고 나는 형상을 하고 있어 산 이름과 잘 어울린다.

 

이 산은 사실 영국의 한 여자 간호사 이름을 땄다.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벨기에에서 적십자 소속으로 부상병을 돌보면서 200명이나 되는 연합군 병사들의 탈출을 도왔다고 한다. 나중에 독일군에게 붙잡혀 1915년 총살을 당했다. 당시 그녀의 죽음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커다란 사건이었다고 한다. 캐나다는 그녀가 죽은 이듬해인 1916년 재스퍼 국립공원에 있는 이 산에 그녀의 이름을 붙여주고 매년 이곳에서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사진 설명] 에디트 카벨 북면 아래에 형성된 조그만 호수까지 왕복 한 시간 정도를 걸으며 산책을 했다. 산에서 흘러내린 눈이 호수를 덮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호수 위에 얼음이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사진 설명] 에디트 카벨 산에선 곰을 자주 만난다. 그리즐리 곰 몇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나왔다가 우리와 마주쳤고, 흑곰 한 마리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구경하는 사람들을 개의치 않고 여유롭게 길을 건너갔다 

 

 

 

 

 

 

 

[사진 설명] 재스퍼 남쪽으로 30km 떨어져 있는 애서배스카 폭포(Athabasca Falls). 애서배스카 강을 흐르던 엄청난 수량의 물줄기가 굉음을 내며 23m 아래로 낙하하는데 그 광경이 볼만 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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