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토 카운티(Pictou County)에 속하는 뉴 글래스고(New Glasgow)는 인구가 9,000명 조금 넘는다. 하지만 노바 스코샤에선 다섯 번째로 큰 도시에 꼽힌다.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이스트 리버(East River)에선 매년 여름이면 드래곤 보트 레이싱(Dragon Boat Racing)이 열린다. 정식 이름은 레이스 온 더 리버(Race on the River). 이 지역에 연고를 둔 회사나 단체를 대표해 40여 팀이 참여해 자선 기금을 마련하는 행사지만 일종의 지역 축제이기도 했다. 2,400년 전 중국에서 열렸다는 드래곤 보트 레이싱이 어떤 연유로 이 멀리 뉴 글래스고에서 열리게 되었는지 내심 궁금했지만 답을 얻지는 못 했다. 레이싱에 참여하는 대부분 팀이 순위나 성적보다는 참가 그 자체를 즐기는 듯이 보였다. 보트 하나에 22명이 탑승한다. 20명은 열심히 노를 젓고 앞에 앉은 사람은 북을 두드려 노를 젓는 타이밍을 맞추며 뒤에 선 사람은 키를 잡고 방향을 조정한다. 한 번의 경주에 보통 세 개 팀이 출전해 250m를 달린 후에 기록을 재 순위를 정한다. 한 팀에 레이스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비록 다른 나라의 컨텐츠를 모방하긴 했지만 20년 가까운 연륜이 쌓이면서 이제는 뉴 글래스고가 자랑하는 전통으로 자리매김한 느낌이 들었다.

 

행사장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참가팀의 이름과 레이싱 시각표가 적힌 게시판을 만난다.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선지 중년 부인들의 서투른 에어로빅으로 사람들 시선을 끌었다.

 

 

 

레이싱에 참가한 선수들 표정에서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둑방이나 다리 어디에서나 레이싱을 볼 수 있어 그런지 본부석 쪽에는 관람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 나서는 팀이 보트를 몰아 출발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출발선에 기다리는 보트 세 대에선 긴장감이 좀 느껴졌다.

 

 

 

 

 

 

앞사람이 두드리는 드럼 소리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노를 저어 250m를 달린다.

 

경기를 마치고 계류장으로 들어오는 보트

 

레이싱 결과를 적어 놓은 스코어 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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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연방을 이루는 10개 주 가운데 하나인 노바 스코샤에는 두 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캐나다 전역에서도 알아주는 케이프 브레튼 하이랜즈 국립공원(Cape Breton Highlands National Park)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편이지만, 이 케짐쿠직 국립공원(Kejimkujik National Park)은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공원 면적이 404 평방킬로미터로 우리 나라 지리산 국립공원과 비슷한 크기다. 대부분 지역이 강과 호수로 이루어져 있어 카누나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15개의 트레일도 있어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196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공원 경내에 원주민 부족인 믹막(Mikmaq)의 암벽화 등 유적이 많이 발견되어 1995년에는 캐나다 역사유적지로도 지정을 받았다. 하지만 하룻밤 야영을 하며 몸소 체험한 케짐쿠직 국립공원은 다른 곳에 비해 내세울 것이 많아 보이진 않았다.

 

케짐쿠직 국립공원은 대부분이 내륙에 위치해 있지만, 노바 스코샤 남해안 연안에 씨사이드 유니트(Seaside Unit)란 이름으로 해안 생태 보전을 위해 일정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국립공원에 22 평방킬로미터의 면적이 추가되어 198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받은 것이다. 내륙 지역과는 뚝 떨어져 있어 이 씨사이드 유니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섰다. 하버 락스(Harbour Rocks)와 포트 졸리 헤드(Port Joli Head)를 거쳐 한 바퀴 돌아오는 트레일이 8.7km에 이른다. 하얀 모래사장과 늪지, 조류 서식지가 있고 바닷가를 따라 붉은 황야가 펼쳐져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국립공원이라 해도 사람이 많지 않은 한적한 곳이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강과 호수로 이루어진 케짐쿠직 국립공원은 깨끗하고 청순한 분위기 외에도 자연 친화적이란 느낌이 강했다.

 

 

 

 

카누와 카약,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고, 가끔은 바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누런 수초가 훤히 보일 정도로 물 속이 얼마나 깨끗한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했다.

 

 

케짐쿠직 국립공원에 있는 캠핑장에서 하룻밤 야영을 하며 실로 깊은 정적을 맛보았다.

 

 

 

 

 

 

케짐쿠직 국립공원의 씨사이드 유니트는 해안 생태 보전을 위해 연안을 따라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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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스 코브 등대와 더불어 노바 스코샤의 자랑거리로 불리는 루넨버그(Lunenburg)를 소개한다. 18~19세기에 지어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건물과 가옥들로 구시가를 이뤄 꽤 인상적인 도시다. 1753년에 설립된 루넨버그는 나중에 독일인들이 들어오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어업과 수산물 가공업, 조선업이 주요 산업이었다. 1995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아틀랜틱 어업 박물관(Fisheries Museum of the Atlantic)은 건물 전체를 빨간색으로 칠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아담한 규모의 수족관이 있고, 어선과 어구를 전시하는 공간도 있다. 조그만 목선을 만드는 목공소도 있었다. 박물관에서 부두 쪽으로 나오면 몇 척의 배가 묶여 있다. 운이 좋으면 블루노즈 II호에도 오를 수 있다. 수리 중이거나 출항을 한 경우엔 볼 수가 없다. 테레사 코너(Theresa Conner)란 이름의 범선과 케이프 세이블(Cape Sable)이란 어선에도 올랐다.

 

위에 잠시 언급한 블루노즈 II호에 대해선 간단한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루넨버그는 노바 스코샤, 나아가 캐나다 사람들의 긍지를 높인 블루노즈(Bluenose)의 고향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노바 스코샤 사람들을 블루노즈라 부르기도 할까. 먼저 캐나다 동전 가운데 10센트짜리 라임의 뒷면을 보면 날렵한 모습의 배가 그려져 있다. 바로 블루노즈다. 블루노즈는 1921년 루넨버그에서 건조되어 평소엔 고기잡이에 사용하다가 때가 되면 경주용 배로 변신하곤 했다. 범선 레이싱에서 미국에게 번번히 패하다가 이 블루노즈가 등장하면서 17년 동안 적수를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캐나다의 자존심을 살린 범선이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블루노즈는 노바 스코샤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1946년 하이티에서 침몰한 이후 그 설계를 그대로 사용해 1963년 재현해낸 것이 블루노즈 II이고, 이 또한 노바 스코샤 사람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루넨버그 구시가로 들어서면 이름다운 가옥과 특이한 장식들이 길가에 줄지어 나타난다.

 

 

 

 

 

빨간색을 칠한 목재 창고들이 늘어선 루넨버그 워터프론트는 늘 활기가 넘친다.

 

 

 

 

 

 

북미에선 꽤 유명한 루넨버그의 아틀랜틱 어업 박물관은 5월에서 10월까지만 문을 연다.

 

블루노즈의 옛 영광을 기리기 위해 1963년 재현해 만든 블루노즈 II의 모습

 

 

 

루넨버그 워터프론트를 내려다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랜드 뱅커(Grand Banker) 식당은 아무래도 해산물 메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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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 스코샤 하면 가장 먼저 페기스 코브 등대(Peggy’s Cove Lighthouse)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노바 스코샤를 대표하는 아이콘 같은 존재다. 핼리팩스에서 남서쪽으로 43km 떨어져 있는 동명의 어촌 마을에 위치한다. 높이 15m의 팔각형 등대로 1914년에 세워졌으니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처음 페기스 코브를 방문했을 때 바닷가 화강암 위에 빨간 지붕을 가진 하얀 등대 하나가 홀로 서있는 모습을 보곤 이것이 전부야?” 하는 실망감이 들었다. 페기스 코브 등대가 왜 유명해졌는지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바위에 걸터앉아 탁 트인 대서양을 벗삼아 역동적인 바다의 움직임을 감상하기엔 그런대로 괜찮은 곳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에겐 등대보다 바위 사이에 자리잡은 조그만 어촌마을이 더 매력적이었다. 인구 60명이 산다는 어촌마을엔 조그만 조각배 몇 척과 어구들이 흩어져 있었다. 바다와 바위를 배경으로 자리잡은 마을이 아름다워 사진작가나 화가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바닷가 화강암 암반 위에 세워진 페기스 코브 등대는 노바 스코샤의 심볼 같은 존재다.

 

 

 

 

 

많은 사람들이 등대를 둘러보곤 바위에 걸터앉아 대서양을 조망하는 시간도 갖는다.

 

 

 

 

 

 

 

 

 

바닷가에 외롭게 서있는 등대보다는 그 옆에 있는 어촌마을이 더 아름답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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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ee[나무] 2019.10.16 2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등대가 어떻게 저렇게
    그림같이 있을까요..
    진짜 멋있네요

    • 보리올 2019.10.17 0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노바 스코샤의 바닷가에는 앙증맞은 크기의 하얀 등대가 많습니다. 왜 페기스 코브 등대가 유명해졌는지는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핼리팩스에 있는 아틀랜틱 해양 박물관(Maritime Museum of the Atlantic)도 관광객에겐 우선 순위가 높은 방문지 가운데 하나다. 과거에 배를 만들던 회사에 다녔던 이력 때문인지 내 눈길을 끄는 소품이 많았다. 전시품들을 꼼꼼히 살피며 구경을 하니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조그만 크기의 범선 모형이 많아 눈이 즐거웠고, 작은 조각배는 원형 그대로 전시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전시물 중에 타이태닉 호의 유물이 가장 관심을 끌었다. 1912년 처녀항해 중에 뉴펀들랜드 남해안에서 빙산과 부딪혀 대서양에 침몰한 타이태닉 호라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짠했다. 1차 세계대전 시기에 화약을 가득 실은 배가 화물선과 충돌하면서 엄청난 폭발을 일으켜 핼리팩스를 초토화시킨 1917년의 핼리팩스 대폭발(Halifax Explosion)에 대한 자료도 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각 도시에선 여러가지 크리스마스 행사를 준비한다. 마침 크로니클 헤럴드(Chronicle Herald)란 핼리팩스 신문사 주최로 빛의 퍼레이드(Holiday Parade of Lights)란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서 일부러 구경을 갔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리는 퍼레이드인데, 여기선 꽤 큰 행사에 속하는지 구경 나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행사를 보기 위해 4시간을 운전해 왔다는 한 가족도 만났다. 아무래도 아이들 손잡고 나온 부모들이 많았다. 산타 복장을 한 어른들, 사슴뿔 모자를 쓴 말만한 아가씨들, 루돌프 사슴코를 단 아이들. 차림은 모두 각양각색이었지만 퍼레이드를 즐기는 모습엔 큰 차이가 없었다. 퍼레이드는 그리 화려하거나 특색이 많진 않았다. 내 눈엔 퍼레이드보다 겨울비 내리는 날씨에도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차분히 구경하는 관객들이 더 신기했다.

 

 

 

많은 선박 모형과 해양 전시물 외에도 타이태닉 호와 핼리팩스 대폭발 관련한 자료가 있어 관심을 끈 아틀랜틱 해양 박물관

 

 

1917년에 선박 충돌로 발생한 핼리팩스 대폭발은 2천 여명을 사망케 하고 반경 2.5km 지역을 대부분 폐허로 만들었다.

 

 

 

처녀항해에서 1,5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타이태닉 호의 침몰 현장에서 건진 유물도 전시하고 있었다.

 

 

 

 

성탄절을 앞두고 일년에 한번씩 핼리팩스에서 열리는 빛의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

 

 

 

 

 

 

 

 

퍼레이드는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지만 그것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다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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