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스 봉'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8.23 웨스트 라이언(West Lion)
  2. 2014.01.28 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 (4)

 

뾰족한 봉우리 두 개로 이루어진 라이언스 봉(The Lions)은 밴쿠버에선 랜드마크로 여겨질 정도로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처음 라이언스 봉을 대면했을 때는 우리 나라 진안에 있는 마이산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우리가 오르려고 하는 웨스트 라이언은 그 두 개 봉우리 가운데 서쪽에 위치해 있는 바위산을 말한다. 두 봉우리 사이에 있는 안부에서 웨스트 라이언을 기어오르는 것은 그리 쉽진 않다. 어느 정도 담력도 필요하고 바위를 타고 오르는 최소한의 기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며 흠모하던 봉우리를 지근에서 볼 수 있고 그 사면을 타고 오르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어찌 놓칠 수가 있으랴. 이 봉우리를 처음 오를 때는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오를 웨스트 라이언(West Lion), 즉 서봉은 해발 1,646m이고, 그 옆에 있는 동봉은 해발 1,606m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서봉이 조금 더 높다. 서봉은 스크램블링 하면서 바위를 타고 오를 수 있는 반면 동봉은 클라이밍을 하지 않으면 오르기가 어렵다. 여기를 찾는 많은 하이커들도 굳이 정상까지 욕심을 내지 않고 동봉과 서봉 사이의 안부까지만 올라 눈앞에 펼쳐진 멋진 풍경을 즐기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눈이나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으면 정상에 오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가끔 사망사고가 발생해 구조대를 긴장시키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행 기점에서 서봉까지는 왕복 16km 거리에 등반고도는 1,282m에 이른다. 걸어 오르는 데만  4시간 이상이 걸린다.

 

아름다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바닷가 마을, 라이언스 베이(Lions Bay)에 산행 기점이 있다. 하비 산(Mt. Harvey)이나 브룬스윅 산(Brunswick Mountain)을 오르는 산행 기점과 같은 곳이다. 게이트 인근에 차를 세우고 산행 채비를 갖춘다. 빈커트(Binkert) 트레일을 따라 산행을 시작해 처음에는 벌목도로를 따라 50여분 완만하게 오른다. 나무에 매달린 앙증맞은 이정표 하나가 우리 눈길을 끌었다. 라이언스 봉 가는 길이라고 조그만 나무 판자에 사자를 색칠해 그려 넣은 것이다. 이곳 산길에서 마주치는 이정표는 이처럼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  하비로 오르는 갈림길에서 계속 직진해 계곡을 건너곤 가파른 경사를 지그재그로 한참을 올라 리지에 닿았다. 입에서 단내가 나는 구간이었다.

 

능선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이며 멋진 풍경이 우릴 반긴다. 이 맛에 산에 오르는 것 아니겠는가. 스쿼미시(Squamish) 원주민 부족들에게 쌍둥이 자매봉(Twin Sisters)으로 불리는 라이언스 봉이 우리 눈앞으로 다가왔다. 안부에서 웨스트 라이언 정상까지는 온통 바위길이다. 밧줄도 타고 벼랑길을 조심스레 건너야 했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손 잡을 위치, 발 놓을 지점을 알려주며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다. 태평양의 일부인 하우 사운드(Howe Sound)의 고요한 수면 위로 많은 섬들이 수를 놓고 있었다. 라이언스 봉을 감싸고 있는 험봉들의 울퉁불퉁한 산세는 또 뭐라 표현할 것인가. 땀 흘린 사람에게만 주는 자연의 선물에 시종 말을 잃었다. 빨리 내려가자는 일행들의 재촉도 듣지 못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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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산악잡지에 그라우스 산을 소개하고자 두 번인가 연달아 이 산을 올랐다. 겨울 시즌이라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 GG)의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지지 매니아들은 다 안다.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 산으로 오르는 사이드 트레일, 굳이 우리 말로 하면 개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겨울 시즌에 눈이 쌓이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론 트레일을 폐쇄하지만, 지지를 찾는 사람들의 열정은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내가 보기엔 이런 경고까지 했는데도 사람들이 들어가 사고가 났으니 우린 아무런 책임이 없노라 하는 면책성 조치가 아닌가 싶다. 산길에 눈이 쌓여 위험하다면 밴쿠버 인근에 있는 모든 산도 등산로를 폐쇄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물론 눈사태 위험이 있다면 이런 조치를 당연히 수긍하겠지만 그라우스 그라인드에서 눈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트레일 초입에는 눈이 없어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중턱을 지나자 눈이 쌓인 깊이가 점점 늘어났다. 가파른 경사에 다리는 점점 퍽퍽해지고 숨도 찼다. 그라우스 그라인드를 오르는 853m의 등반고도가 절대 장난이 아니란 것은 직접 올라 보면 안다. 하기야 어느 산이나 오르막은 늘 힘이 들고 숨이 가픈 것 아닌가. 눈길을 헤쳐 어느 새 샬레가 있는 지지의 끝지점에 도착했다. 그라우스 스키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스키에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쪽에선 어린 꼬마들이 스키를 배우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슬로프를 내리 꽂는 인파를 지나쳐 댐 마운틴(Dam Mountain)으로 향했다.

    

그라우스 산을 왼쪽으로 돌아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 섰다. 여기서 댐 마운틴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그런데 레인저 한 명이 나와 댐 마운틴으로 드는 것을 막고 있었다. 최근에 내린 눈이 많이 쌓여 눈사태 위험이 커졌다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갈 수는 없다. 아쉽지만 여기서 돌아서야 했다. 샬레로 돌아와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시간을 죽였다. 해질녘 그라우스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가 태평양으로 내려앉는 시각에 다시 밖으로 나섰다. 낮은 햇살에 빛나는 밴쿠버 앞바다와 라이언스 봉도 한 눈에 들어온다. 밴쿠버가 자랑하는 멋진 조망이었다. 백설을 뒤집어 쓴 봉우리와 나무에도, 소복히 쌓인 눈 위에도 한 줌의 빛이 내려 앉아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이제 스카이라이드를 타고 산을 내려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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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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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2.02 0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이 만드는 걸작을 누가 따라할 수 있겠어요...신비로워요 !!!

    이제 저도 기어 2단에 오른 느낌입니다...엄청난 발전이죠..ㅎㅎㅎ

  2. 보리올 2014.02.02 10: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기어를 2단에 넣으셨어요? 조만간 4단까지 가겠네요. 4단 다음은 밀포드 트랙이 기다리고 있는 것 아시죠? 미리 겁 먹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씩 기어를 올리면 됩니다. 아드님과 밀포드 계획을 구체적으로 한 번 짜보시죠.

  3. 권선호 2014.02.13 17: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엄한 설경위에 내려앉는 붉은 햇살이라..
    저기에 빠져있다보면 자칫 흐물흐물 녹아 없어지겠다..^^
    자네의 열정에 조물주가 감복을 하신게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