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EBC) – 9
7시에 기상을 했지만 출발은 10시가 되어서야 할 수 있었다. 며칠 전 페리체를 지날 때 일행 몇 명이 능선에 올라 돌을 쌓아 화정이 추모탑을 조촐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페리체를 떠나기 전에 거길 오르자 의견이 모아졌다. 화정이는 한국여성산악회의 아콩카구아 원정을 대비해 훈련을 받던 중 얼마 전에 북한산에서 세상을 떴다. 우리 식구들에겐 한 가족을 잃는 엄청난 슬픔이었다. 추모탑은 아주 경치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마다블람과 타부체, 로부체가 빤히 보이는 곳이었다. 평생을 산사람으로 살았던 친구니 좋아하겠다 싶었다. 돌탑 속 화정이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좋은 경치 벗삼아 편히 쉬게나. 페리체를 벗어나 전원이 기념 사진을 한 장 박았다. 하산에서 오는 여유 때문일까. 삼삼오오 짝을 지..
산에 들다 - 히말라야
2013. 7. 8.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