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샹디 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1.05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② (2)
  2. 2012.11.24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13> (4)

 

아침으로 팬케이크와 짜파티, 만두, 계란 프라이 등을 시켰다. 꽤나 푸짐한 편이었다. 맛으로 먹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먹을만해서 다행이었다. 로지 주인이 쓰레기를 출렁다리로 가져가더니 강으로 휙 던져버리는 것이 아닌가. 대부분 음식물 쓰레기였는데 말이다. 강이 그에겐 쓰레기 처리장이었다. 현지인들의 환경 의식 수준을 보곤 심히 걱정이 되었다. 히말라야가 그들의 생활 터전이긴 하지만 이제 그들만의 소유물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그들에게 쓰레기를 지고 산 아래로 내려가라고 할 수도 없는 일. 산 속에서 쓰레기를 처리할 묘책은 과연 무엇일까. 가슴이 답답했다.

 

산사태 지역에 길을 내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히말라야 산골 마을까지 굴착기를 들여와 시끄러운 기계음을 내고 있었다. 압축공기를 만들기 위해 컴프레서도 요란하게 돌아간다. 예전에는 도로를 놓기 위해 사람들이 망치나 해머로 돌을 깨던 방식에서 이제는 폭약을 사용한 발파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사실 재해 복구라기보다는 안나푸르나 라운드 코스 대부분을 잇는 도로를 놓고 있는 것 같았다. 조만간 안나푸르나를 차로 돌아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태라면 이 코스를 다시 오기가 힘이 들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제부터 마르샹디(Marsyangdi) 강을 따라 꾸준히 올라서고 있다. 강의 수량도 엄청났고 물이 흐르며 만들어 내는 함성소리도 대단했다. 산길 양쪽으론 수백 미터 낙차를 가진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나 우리 눈을 즐겁게 했다. 우리 나라에 있었다면 대단한 이름을 얻었을텐데 이곳 히말라야에선 그저 이름없는 무명폭포일 뿐이다. 자가트(Jagat)를 지나자 멀리 하얀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산자락을 휘감고 있는 구름인줄 알았는데, 머지 않아 산불이란 것을 알아챘다. 급사면을 태우며 올라가는 산불이라 진압할 방법이 없어 보였다. 이럴 때는 시원한 빗줄기가 최고인데 비 내릴 기색은 전혀 없다.

 

(Tal)이란 마을은 강이 에돌아가는 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산자락에 기댄 마을만 보다가 강바닥에 있는 마을을 대하니 기분이 새로웠다. 마을로 내려서면서 높은 위치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 더 아름답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조그만 마을이 하얀 모래, 에메랄드빛 강물과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히말라야에서는 그리 흔치 않은 풍경이었다. 예전에 마나슬루를 돌고 나올 때도 여기를 지나며 이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했는데 다시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일정 상으론 다라파니(Dharapani)까지 가려 했지만 진행 속도가 좀 느렸다. 카르테(Karte)에 있는 로지에 짐을 풀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로지 입구에 맛있는 김치가 있습니다란 한글 표지판이 붙어 있어 순간적으로 입에 침이 고였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네팔에서 네팔인들이 담근 김치가 어떤 맛일까 궁금했다. 더구나 여긴 히말라야 산속 아닌가. 그런데 짐을 풀고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김치가 떨어졌다고 오리발이다. 그렇다고 다시 짐을 쌀 수도 없고. 우리가 결국 이 표지판에 낚인 셈이었다. 온수에 샤워를 한다고 다들 부산하다. 상행 구간에서 샤워가 가능한 마지막 지점이 아닐까 싶어 나도 마지막으로 샤워장을 들어섰는데 차가운 물만 나와 낭패를 보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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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ima bella 2014.01.06 06: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말라야에도 이런 시원한 물줄기의 폭포가 있군요.
    등반할 맛이 날 것 같아요^^

    • 보리올 2014.01.06 07: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히말라야엔 폭포가 그리 발달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곳인데 폭포가 아주 없을 리는 없지요. 엄청 큰 폭포도 이름이 없다 해서 좀 놀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접근은 그리 쉽지 않더군요

 

아침 식사를 마치자, 곰파에서 나팔소리와 북소리로 예불 시각임을 알린다. 하룻밤 자고 났더니 체력이 거의 회복되었다. 일행들에게 걱정 끼치지 않고 혼자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톤제(Thonje)를 지나 다라파니(Dharapani)까지 내처 걸었다. 라르케 패스에서 발원한 두드 콜라(Dudh Khola)가 다라파니에서 마르샹디(Marsyangdi) 강을 만난다.

 

다라파니는 안나푸르나 라운드 코스에 속하는 마을이다. 사람들 입성도 좋고 돈이 넘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서양인 트레커들이 끊임없이 오르내린다. 다라파니로 올라온 트레커들은 모두 왼쪽으로 들어서 안나푸르나로 향한다. 매점에서 잠시 쉬며 로티라 불리는 기름에 튀긴 티벳 빵을 먹어 보았다. 깨끗하고 살이 오른 얼굴의 젊은 로지 주인 내외와도 몇 마디 대화를 나눴다.  

 

이곳의 수송 수단은 대부분 말이었다. 엄밀히 말해 말이라기 보다는 나귀나 노새라 하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등 양쪽에 곡물이나 소금을 싣고 좁은 길을 줄지어가는 행렬이 이색적이었다. 앞에서 리드하는 녀석의 화려한 치장도 눈길을 끌었다. 벼랑 위 산길에서 이런 노새 행렬을 만나면 반드시 위쪽 산기슭에 서야 한다. 아래쪽에 섰다가 노새가 싣고가는 짐에 떠밀려 벼랑으로 떨어져 죽는 사고도 가끔 발생한다.

 

자가트(Jagat)란 마을에 도착했다. 마나슬루로 오르면서 묵었던 동네 이름과 똑같았다. 텐트를 치고 맥주 한 잔 하러 매점을 찾았다. 제 발로 맥주를 찾았으니 이제 살만하다는 이야기리라. 내친 김에 머리도 감았다. 타토파니에서 머리를 감고 지금까지 버텼으니 아마 열흘은 지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가렵지 않아 큰 불편함은 없었다. 문명을 벗어나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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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지인 2012.11.26 1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짐을 들고다니는 포터들하고 당나귀들이 진짜 대단한거 같아요.... 근데 그것보다 무더운날에 저 폭포속으로 달려들고 싶네요.. 자유만끽하면서 ..

  2. 보리올 2012.11.26 2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이 더울 때는 저런 폭포 속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최고지. 그런데 그게 자유만끽이야?

  3. 모니카 2012.11.30 0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흰눈만 가득한 상상을 하다가 갑자기 폭포를 보니 다른 세상인 것 같네요. 사막에서 물을 만난 기분 아닐까요?

  4. 보리올 2012.11.30 0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말라야 가면 폭포 무척 많아요. 낙차도 엄청 큰 데 대부분 이름도 없답니다. 산이 크고 골이 깊으니 폭포가 많은 게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