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나 케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6.26 [하와이] 마우나 로아 ①
  2. 2015.06.08 [하와이] 빅 아일랜드 –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 (2)

 

우리가 하와이를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은 해발 4,169m의 마우나 로아(Mauna Loa)를 오르기 위함이었다. 킬라우에아 방문자 센터 부근에서 시작하는 마우나 로아 트레일을 타면 대개 23일 또는 34일의 일정으로 천천히 고소 적응을 하면서 오르지만 우리는 정상을 당일에 오르기로 했다. 마우나 로아 북동쪽 사면에 기상관측소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이 해발 3,399m에 위치하니 고도 800m만 올리면 된다. 산행 거리는 정상까지 편도 6.2마일. 고산병 증세를 느낄 수 있는 고도에서 왕복 20km를 걸어야 하니 적어도 8시간에서 10시간은 잡아야 했다. 더구나 우리에겐 촬영팀이 함께 있으니 시간은 더 걸릴 지도 몰랐다.

 

마우나 로아 바로 이웃에 마우나 케아(Mauna Kea)가 버티고 있다. 하와이 말로 마우나 로아는 긴 산이란 의미고, 마우나 케아는 흰 산이라 한다. 해발 고도는 엇비슷해 보이지만 마우나 케아가 36m인가 더 높아 하와이 제 1봉의 위치를 차지했다. 멀리서 보면 두 봉우리 모두 완만한 둔덕으로 보여 고산다운 면모는 거의 없었다. 그래도 자랑거리는 많았다. 마우나 로아는 산 자체의 면적과 부피를 따지면 세계에서 가장 큰 산괴를 자랑한다 하고, 마우나 케아 역시 해저에서부터 높이를 재면 에베레스트보다도 훨씬 높은 10,203m라고 한다.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지만 두 산을 소개하는 모든 자료에 그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놓아 자연스레 머릿속에 각인이 되었다.

 

비가 내리는 힐로(Hilo)를 출발할 때는 솔직히 우중산행이 걱정스러웠다. 200번 도로를 벗어나 마우나 로아 접근로로 꺾어지는 지점에서 다행스럽게도 구름 위로 올라서며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 아래 구름이 깔렸으니 꽤 높이 올라온 모양이었다. 기상관측소까지는 아스팔트를 깔아 놓았지만 차 한 대 겨우 다닐 수 있는 외길이었다. 길 양쪽으로 검은 화산석만 깔려 있어 혹성 탈출에나 나오는 외계로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커브를 돌 때마다 차창을 통해 마우나 케아가 그 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마우나 케아 정상엔 천문관측소가 몇 개 있었다. 해발 고도도 높고 태평양 한가운데 홀로 떨어져 있어 천체 관측에 아주 좋은 조건을 지녔다고 한다.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벌써부터 머리가 띵하다는 사람도 나왔다. 바닷가에서 단번에 해발 3,399m까지 차로 올랐으니 산소 부족을 느끼는 건 당연한 현상이리라. 우리가 오르는 업저버토리 트레일(Observatory Trail)에는 표지판이 그리 많지 않았다. 정상까지 두세 개 표지판을 보았을 뿐이었다. 수십 미터 간격으로 놓여있는 돌무더기, 즉 케언(Cairn)을 주의깊게 찾아 그것을 따라야 했다. 사방이 온통 거무스름한 화산석만 깔려있는 특이한 풍경이 산행 내내 계속되었다. 가끔 누렇고 붉으스름한 색조도 나타나긴 했지만 검은색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별난 세상을 걷는 낯설음이 느껴졌고, 거기에 활화산을 오른다는 일말의 두려움, 고산병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져 마음이 묘하게 요동쳤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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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아이에서 아침 일찍 호놀룰루로 건너가 빅 아일랜드행 비행기로 갈아탔다. 두 노선 모두 거리는 짧았지만 비행기를 갈아탄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호놀룰루 공항에서 KBS <영상앨범 산> 제작진을 만났다. 우리가 찾아갈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 뿐만 아니라 그 다음날 산행할 해발 4,169m의 마우나 로아(Mauna Loa)도 우리와 함께 할 예정이었다. 제작진은 하와이 현지 산악인들과 이미 한 편을 찍은 상태고, 우리 일행과 합류해 마우나 로아에서 또 한 편을 찍을 계획이라 했다.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차량을 두 대 렌트해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1,300 평방 킬로미터의 면적을 지닌 이 화산 국립공원은 화산 지형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현재도 용암을 분출하고 있어 화산을 연구하는 학자에게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공원 안에는 두 개의 산이 있는데, 킬라우에아(Kilauea)는 이 세상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에 속하고, 마우나 로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지표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까닭으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이 되었다.


우선 킬라우에아 방문자 센터에 들러 볼거리와 도로 폐쇄상태를 확인했다. 11마일 거리를 한 바퀴 도는 크레이터 림 드라이브(Crater Rim Drive)도 화산 활동 때문에 반이 폐쇄된 상태였다. 토마스 재거 박물관(Thomas Jaggar Museum)으로 이동했다. 우리 눈 앞에 거대한 킬라우에아 칼델라가 나타났고 그 안에선 연신 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밤이면 지표면에 있는 용암에 의해 칼델라 부근이 붉게 변한다 하는데 낮이라 그런 기색은 전혀 눈치챌 수 없었다. 길가에서 하얀 수증기를 뿜고있는 스팀 벤트(Steam Vents)도 잠시 둘러 보았다.

 

아쉽게도 용암이 바다로 흘러드는 장면은 볼 수가 없었다. 헬기 투어를 신청하면 그 장면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행이 있어 그러진 못했다. 빅 아일랜드 자료를 찾다가 알게된 것은 북미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수종인 더글러스 퍼(Douglas Fir)에 이름을 준 데이비드 더글러스(David Douglas)1834년 여기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35살의 젊은 나이에 마우나 케아(Mauna Kea)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북미 지역에 자생하는 수많은 식물의 씨앗을 수집해 런던으로 보낸 업적을 높이 평가받던 사람이었는데 여기서 허망하게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그 느낌이 묘했다.

 

(사진) 빅 아일랜드의 힐로(Hilo) 공항에 내려 일정을 시작했다.

 

 

 

 

(사진) 킬라우에아 방문자 센터에 들러 화산 활동에 대한 최신 정보도 듣고 공원 내 도로 폐쇄 상황도 파악할 수 있었다.

 

 

 

 

 

 

 

 

 

 

(사진) 토마스 재거 박물관 앞에서 킬라우에아 칼델라를 둘러보곤 실내에 마련된 각종 화산 자료도 읽을 수 있었다.

 

(사진) 길가에 있는 스팀 벤트는 규모가 작아 우리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사진) 힐로 시내에서 찾은 간이 음식점에서 중국 요리로 저녁을 해결했다.

 

(사진) 힐로 공항에 있는 하와이안 항공 카운터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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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30 1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는 저도 못내 아쉽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용암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네요!

    • 보리올 2016.06.30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접근이 어려우니 용암은 헬기 투어를 하지 않는 이상 보기는 어려울 것 같더구나. 밤에 봐야 더 멋있다 하던데 밤에는 헬기가 운행을 안 할테고. 이래저래 보기가 힘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