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로 전주에서 광주로 이동했다. 광주는 몇 번 다녀간 도시지만 이 정도라도 여유를 가지고 도시 구경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운천저수지부터 찾았다. 도심이라 해도 좋을 위치에 저수지가 있는 것이 신기했지만, 고층건물을 배경으로 둔 도심 속 저수지 위로 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산책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발상은 나를 더 놀라게 했다. 다리를 이용해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았다. 끊임없이 머리 위를 선회하는 전투기 소음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떴다. 국립5.18민주묘지를 가려고 했는데 버스에서 내린 곳은 뜻밖에 5.18 기념공원이었다. 버스를 잘못 탄 것이다. 5.18현황조각을 먼저 만났다. 3명의 인물상 뒤로 하늘로 솟은 관과 스테인리스 조형물이 가슴 아픈 역사를 추모하고 있었다. 각종 행사가 열리는 5.18문화센터에선 마침 <지슬>이란 제목으로 제주 4.3사건을 그린 만화를 전시하고 있었다. 수묵화로 그린 만화라 슬픔이 더 절절하게 느껴졌다. 5.18부터 4.3사건까지 슬픈 역사만 접해 마음이 좀 무거웠다. 그래서 지산동 법조타운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기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후배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 친구가 잡아 끌어 광주맛집이라는 한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짭조름한 보리굴비가 일품이었고 찰밥을 김에 싸 그 안에 멸치를 넣고 간장에 찍어먹는 방식도 입맛을 돋웠다. 인공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는 식당이라서 그런지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고속버스를 이용해 광주에 도착했다. 유 스퀘어(U square)라 불리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은 꽤 크고 깨끗했다.

 

 

 

 

악취로 인한 매립 위기에서 벗어나 현재는 자연생태공원으로 변모한 운천저수지,

인공 시설물이 많아 자연스럽진 않았지만 도심에 이렇게 산책할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5.18 기념공원엔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5.18현황조각 등 5.18 관련한 시설이 있었고 시민들을 위한 휴게공간과 문화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5.18기념문화센터에선 마침 <지슬>이란 만화를 전시하고 있었다.

 

양쪽으로 기아자동차 공장이 위치한 기아로는 공장 지대란 선입관과는 달리 의외로 녹음이 짙었다.

 

 

법원과 검찰청이 위치한 지산동은 법조타운답게 건물마다 변호사 사무실 간판이 많았다.

 

 

 

한정식집으로 유명한 동명동 채미원, 화학조미료와 냉동식품을 쓰지 않고도 정갈한 맛을 낸다고 소문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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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 허영만 화백을 따라 아오모리(靑森)에 다녀왔다. <식객>이란 만화를 그리고 있는 작가와 함께 하는 여행인지라 아무래도 아오모리 명소를 돌며 그 지역의 특산물, 요리와 맛집, 그리고 온천 순례가 주종을 이뤘다. 일본은 네 개의 큰 섬, 즉 홋카이도와 혼슈, 시코쿠, 규슈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혼슈(本州)는 일본의 중심부라 할만하다. 아오모리 현은 그 혼슈의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다. 쓰가루(津輕) 해협을 가운데 두고 홋카이도와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 아오모리의 인구는 144만 명이라고 한다.  

 

한적한 시골 대합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오모리 공항에 도착해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걸리는 거리라 여행에 큰 부담은 없었다. 세관 검사는 예외없이 전수 검사를 한다. 아직도 일본 입국은 깐깐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마중을 나온 현지 지자체 직원들이 아오모리 지역 방언으로 인사를 건넨다. 요구키타네시(Yogukitaneshi)! 어서 오라는 의미인데 우리가 많이 듣던 이랏샤이마세와는 어감이 완전히 달랐다.

 

 

공항에서 시내 들어오는 길에 아오모리의 자랑거리인 사과밭을 만났다. 차도 밖에 안전 시설로 설치한 철제 프레임에도 사과를 만들어 넣었다. 사과 하면 아오모리의 아이콘이라 하지 않는가. 무슨 까닭으로 아오모리 사과가 그리 유명할까 궁금하던 차에 타이밍도 절묘하게 캔으로 된 사과 주스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이것 마시고 정신 차리란 말인가, 아니면 곰곰히 좀더 생각해 보란 의미겠지? 사과보다도 더 우리 시선을 끈 것은 고쇼가와라(五所川原) 시내로 들어서면서 발견한 욘사마, 즉 배용준의 광고 사진이었다. 예기치 못한 욘사마 환영 인사가 반가웠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고쇼가와라의 네푸타관이었다. 고쇼가와라는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네푸타 축제를 여는 곳이다. 아오모리 현에서 무려 40군데나 네부타 축제를 열지만 그 중에서 바로 이 고쇼가와라가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다. 종이와 철사, 나무를 사용해 삼국지나 수호전 등의 무사 형상을 한 인형을 만드는데 이것을 네푸타라 한다. 고쇼가와라에선 이 네푸타로 매년 8 2일부터 8 7일까지 축제를 연다고 한다.  

 

각종 네푸타를 끌고 시가 행진을 벌이는 것이 네푸타 축제의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이를 위해 시에서는 도로를 가로 지르는 도심의 모든 전깃줄을 걷어내 지하에 묻었단다. 그 때문에 도시가 무척 깨끗해 보였다. 이 네푸타는 종이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라 비, 바람에 무척 취약하다. 비가 오면 찟기고 바람이 심하면 넘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축제가 진행된 지난 11년 동안 한 번도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분 날은 없었다고 한다. 안내를 맡았던 네푸타관장 오니시 씨는 이 모두가 신의 은총 덕분이라 했다.

 

하나를 새로 제작하면 그 이전 것 중에 하나는 폐기를 해서 항상 세 개만 전시하는 게 원칙이라 했다. 축제에 쓰이고 나면 이 큰 조형물을 실내 공간에 전시한다. 이를 제작하기 위해 전담 인력 8명이 1년 내내 작업한다니 그리 쉽지 않은 일인 모양이다. 30개 조각으로 쪼개 만든 후 전시장에서 크레인을 사용해 최종 조립을 하는데, 아래서 위로 올려다 보면 작업 규모도 대단하지만 네푸타 자체의 엄청난 크기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대형 네푸타의 경우는 그 높이가 무려 22m나 된다니 사람 기 죽이기 딱이다.

 

 

 

 

 

 

 

 

 

 

네푸타 전시관을 돌고 나서 전시관 안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이름도 생소한 매화 우동(うどん)을 먹기 위해서다. 작은 그릇에 우동이 담겨 있었고 가운데 매실이 하나 얹어져 있을 뿐이다. 매실 외에는 뭐 그리 특별난 점은 없었다. 매실의 시큼한 맛에 난 얼굴을 찡그렸지만 그런대로 뒷맛은 개운한 편이었다. 하지만 허 화백께선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드는 우동이라고 칭찬을 하신다.

 

우동과 함께 나온 빨간 사과(いりんご) 주스. 꽤나 특별한 사과 취급을 하기에 처음엔 웬 호들갑인가 했다. 헌데 이 사과는 꽃과 과실, 과육까지 모두 빨갛다고 한다. 어떻게 과육까지 빨갛단 말이지? 아오모리에서 1976년에 특별히 개발한 이 사과는 대외 유출을 막기 위해 사과로는 판매하지 않고, 사과 주스와 같은 가공식품으로만 구할 수 있다. 특이한 맛을 기대했건만 일반 사과 주스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현지 TV에서 우리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나왔다. 그들이 일본판 <식객> 만화를 들고와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만화의 나라 일본에 소개된 우리 만화가 내심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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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가 만화 강국이라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흔히 우리는 만화 강국이라 하면 미국과 일본, 프랑스를 먼저 꼽는다. 그렇게 세 나라만 이야기를 하면 분명 섭섭해 할 나라가 바로 벨기에다. 벨기에에선 만화가 일찌감치 하나의 문학 장르로 대우를 받았다. 그만큼 유명한 만화가와 훌륭한 캐릭터가 많이 배출되었다는 이야기다. 벨기에 만화에 대해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이지, 벨기에 만화가 창조한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만화 캐릭터, 탱탱(Tintin)과 스머프(Smurfs)는 바로 벨기에가 자랑하는 문화 유산이다. 

 

불어를 쓰는 벨기에에선 탱탱이라 부르면 되겠지만 영어권에서는 틴틴으로 불리는 캐릭터는 만화에 문외한도 첫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소년 기자 탱탱과 그의 애견 밀루(Milou)가 전세계를 여행하며 펼치는 모험을 그린 <탱탱의 모험>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벨기에를 대표하는 만화가 에르제(Herge) 1929년 만들어낸 캐릭터로 유럽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세계에서 9억부나 팔렸다는 이 만화를 쌓아놓으면 도대체 어디까지 닿을까? 참고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틴틴의 모험>도 이 만화에서 내용을 빌려왔다.

 

 

한 만화가의 캐릭터가 벨기에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인식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탱탱이나 스머프를 본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브뤼셀의 스토켈(Stockel) 지하철 역사에 에르제가 그린 길이 137m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역사는 탱탱 트레일의 일부이다. 탱탱 트레일이란 에르제의 만화 탱탱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서로 연결한 것이다. 그 캐릭터로 우표도 발매되었다. 그랑 플라스 인근에는 탱탱 공식 기념품 판매장(La Boutique Tintin)이 있어 손님들로 붐빈다.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유명하기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스머프도 벨기에가 자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스머프는 페요(Peyo)가 만든 창작물이다. 벨기에에선 만화로 존재했지만 미국에선 애니메이션으로 크게 히트를 쳤다. 스머프라 불리던 하늘색 몸 색깔에 흰 모자와 바지를 입은 난장이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일하게 마을의 리더인 파파 스머프만 붉은 모자와 바지를 입는다. 페요는 1958년부터 이 난장이들의 공동체 생활을 그렸다. 스머프를 보아도 만화 캐릭터가 갖는 무한한 가치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 만화는 엄청 중요한 문화 컨텐츠다. 그래서 벨기에에선 오래 전부터 만화를 9번째 예술이라 불렀다. 그 선봉에 유럽 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르제와 스머프 작가 페요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벨기에 만화에 관심이 있다면 그에 대한 자료를 모아 놓은 브뤼셀의 만화 박물관(Belgian Center for Comic Strip Arts)을 방문하면 좋다.

 

 

 

 

이 박물관은 탱탱, 스머프 외에도 벨기에 유명 만화가들의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명한 만화가인 경우는 별도의 독립된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만화 박물관같은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산교육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싶었다. 부천에 있다는 만화 박물관을 본 적이 없어 둘을 비교하긴 어렵다. 건물 1층에는 선물 가게가 있어 캐릭터나 만화책도 살 수가 있었다.

 

 

 

 

 

 

 

 

만화 박물관 바로 건너편에 작은 만화 박물관이 하나 더 있다. 마크 슬레인(Marc Sleen)이라는 유명 만화가를 기리는 박물관이다. 만화 박물관의 입장료가 €8 유로였는데 €1 유로를 더 내면 이곳까지 관람할 수 있다고 해서 주저없이 투자를 했다. 마크 슬레인은 45년 이상을 다른 사람 도움을 받지 않고 홀로 만화를 그려 이 기록으로 기네스 북에 오른 사람이다. 네로(Nero)라는 인물 캐릭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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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15 07: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머프가 벨기에산인줄 몰랐어요...벨기에의 넓이와 인구를 보면 우리나라도 못할게 없을것 같은데 금방 생각나는 문화상품이 없네요ㅠㅠ 국가이미지가 높아지면 다른 제품도 인정받기가 쉬울텐데 좋지않은 뉴스가 자주 나오니 참 답답한 일이지요...김일성,정일 부자는 퀴즈에도 단골이고 사람들은 코리아만 기억하거든요...앞으로는 더 나아지겠지~하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2. 보리올 2013.08.15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만화가 세상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잠재력은 크다고 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 끼가 많다고 할까요. 민화도 곧 한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