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1.03.29 [나미비아] 듄45에서 일출 감상
  2. 2014.09.23 [워싱턴 주] 올림픽 국립공원 ⑼ (13)

 

 

아직 깜깜한 새벽임에도 캠핑장 여기저기서 차에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도 서둘러 준비를 마치곤 차를 몰아 두 번째 게이트로 갔다. 차단기가 내려진 게이트 앞에는 우리보다 동작이 빨랐던 차들이 일렬로 정차해 있었다. 이 게이트는 일출 한 시간 전에야 문을 연다. 시간이 되어 경비원이 차단기를 올리자, 마치 자동차 경주를 하듯 차들이 어둠 속으로 달려나갔다. 서서히 하늘이 밝아왔다. 사구들이 기지개를 켜며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모습도 우리에겐 꽤 큰 감동이었다. 45에 닿았다. 우리 앞에서 걷는 사람들 꽁무니를 따라 사구를 오르기 시작했다. 표고 170m의 듄45를 오르는 데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행여 꼭대기에 닿기도 전에 해가 뜨면 어쩌나 싶어 마음이 조급했다. 정상엔 십여 명이 모래톱에 앉아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지 않아 산등성이 너머로 서서히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일출이 소문처럼 그리 대단하지도 않았고, 모래사막에 펼쳐지는 빛의 향연도 밋밋하기 짝이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경우인 듯했다. 30여 분 정상에 머문 후에 하산했다. 국립공원 밖에서 묵은 사람들이 그제서야 주차장에 도착해 듄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국립공원으로 드는 첫 번째 게이트가 이런 시간차를 만든 것이다. 이들이 보지 못 한 일출을 우리는 보았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듄45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선 게이트가 열릴 때까지 그 앞에서 기다려야 했다. 

 

주차장에서 듄45 아래로 걸어가는 사람이 여명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잡혔다.

 

어둠을 가로질러 듄45로 달려온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열을 지어 정상으로 오르고 있다.

 

듄45 정상에 올라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틱한 일출을 기대했건만 듄45에서의 일출은 좀 밋밋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한 쪽 사면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사구가 빛의 향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국립공원 밖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우리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도착해 듄45를 오르고 있다.

 

듄45를 빠져나오며 멀리서 그 모습을 담아 보았다. 

 

듄45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웃 사구들

 

개과에 속하는 검은등 자칼(Black-backed Jackal) 한 마리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사구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제 올림픽 국립공원을 벗어날 시간이다. 산행으로 다음에 또 오자고 마음을 먹었다. 포트 에인젤스를 지나 올림픽 반도 북쪽에 자리잡은 던지니스(Dungeness) 야생동물 보호지역을 찾아갔다. 1915년에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니 100년의 역사를 가진 곳이다. 1인당 5불인가 입장료가 있었는데 주머니에는 현금이 한 푼도 없었다. 우리가 현금이 없어 되돌아서는 것을 보더니 한 젊은이가 입장료를 내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본 관리인이 그냥 들어가라고 인심을 썼다. 숲길을 걸어 바닷가에 닿았다. 바다로 길게 뻗어 나간 꼬챙이 모양의 모래톱이 보였다. 이 세상에서 이런 모랫길로는 가장 길다고 했다. 그 끝에 세워진 등대까지 가려면 왕복 16km를 걸어야 한다고 해서 2km쯤 모래를 걷다가 미련없이 돌아섰다.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라 했지만 우리 눈에 띈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포트 타운센드(Port Townsend)에서 페리를 기다렸다. 인구 9,000명의 작은 도시였지만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도시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작은 보트들이 돛을 세운 채 바다 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여기서 위드비 섬(Whidbey Island)의 쿠프빌(Coupeville)까지 가는 페리에 올랐다. 저녁 식사는 쿠프빌에 있는 크리스토퍼스(Christopher’s)라는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온라인 검색에서 평점이 가장 좋았다. 우린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문 앞에서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옆 테이블에 앉은 노부부는 이 식당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마운트 버논(Mt. Vernon)에서 1시간 이상 운전을 마다 않고 왔다고 했다. 특히 여기서 제공하는 클램 차우더(Clam Chowder)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할머니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그 덕에 우리도 수프를 시켰는데 맛이 아주 훌륭했다. 메인으론 집사람은 연어를, 나는 파스타를 시켰는데 그것도 합격점을 줄만 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버크하우스 2014.09.23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2. 설록차 2014.10.09 04: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악!? 아침부터 음식 테러를 당했습니다.
    태풍이 지나 간 바닷가 모습처럼 보이는게 '자연 '그대로 두는 거지요?
    여기에도 현기차, 삼성은 알아 줍니다..자동차 스맛폰 만드는 나라..뿌듯하지요..ㅎㅎ

    • 설록차 2014.10.10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건 파스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인다고 풀때기만 잔뜩 먹는데 파스타가 맛있었다 하시니 ㅠㅠ

    • 보리올 2014.10.11 0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무슨 음식에 식욕이 동하셨기에 테러란 말을 썼을까 했습니다. 모처럼 맛집 소개에 한 분이 낚이셨네요. 저 식당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 보리올 2014.10.11 0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면류엔 탄수화물이 많으니 좀 적게 드시는 게 좋지요. 저도 지금 중국 정주(郑州)라는 곳에 도착해 호텔에 들었는데 밤 11시가 넘어 배는 출출한데 허기를 참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3. justin 2014.11.04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번째 사진을 얼핏 봤을때 세상에서 가장 큰 버섯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매표소 앞 젊은이는 어떤 생각을 했길래 아버지, 어머니께 그런 배포를 풀 수 있었을까요? 참 궁금합니다.

    • 보리올 2014.11.04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멀리 외국에서 온듯한 동양인 커플이 현금 10불이 없어서 돌아서는 것을 보면 너도 선뜻 입장료를 내주겠다 하지 않을까?

  4. 2015.09.10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 가을에 미국 서북부쪽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시애틀에서 이곳 올림픽공원으로 여행갈 때 대중교통은 어려울까요? 보니까 버스는 안 보이고 죄다 자가용들이군요

    • 보리올 2015.09.11 2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올림픽 국립공원 구석구석을 둘러보시기엔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제가 지금 캐나다 로키 산 속에 있어 검색에 어려움이 많지만 한번 방법이 있는지 찾아 보겠습니다.

    • 보리올 2015.09.14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올림픽 반도의 큰 도시를 연결하는 Olympic Bus Line, 올림픽 반도 북쪽을 연결하는 Clallam Bus LIne이 있습니다만 이 모두 도시나 마을간 연결이라 국립공원을 둘러보기엔 적합치 않아 보입니다. 미국에는 저렴한 렌트카가 의외로 많으니 직접 운전을 해서 둘러보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합니다. 이 문제는 제가 더 이상 도움을 드리지 못할 것 같네요.

    • 2015.09.14 14:30  댓글주소  수정/삭제

      검색한 결과 허리케인릿지 근처까지 가는 버스가 있음은 확인하였는데 듣자하니 요즘 시애틀 날씨가 우기에 가까워서 하이킹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렇듯 도움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 보리올 2015.09.14 16: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기까지 오셔서 허리케인 리지만 보실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얼마 전까지 맑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었는데 최근 들어 폭풍도 오고 비가 꽤 내렸습니다. 날씨 잘 잡으셔서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