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턴(Kingston)으로 들어섰다. 캐나다에서 첫째, 둘째 가는 도시인 토론토와 몬트리올의 중간쯤에 있는 도시로 온타리오 호수(Lake Ontario)의 동쪽 끝에 위치한다. 킹스턴에서 세인트 로렌스 강(St. Lawrence River)이 시작되어 오대호의 엄청난 수량을 대서양으로 흘려보낸다. 강 위에 떠있는 천섬(Thousand Islands)이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킹스턴은 캐나다 연방이 탄생하기 전인 1841년부터 3년간 캐나다 프로빈스의 수도 역할을 했기 때문에 역사적인 건물이 의외로 많다. 우리 나라 사관학교에 해당하는 로얄 밀리터리 컬리지(Royal Military College)도 여기에 있고, 국가 역사 유적지로 지정된 문화재도 무려 21개나 가지고 있다. 포트 헨리(Fort Henry) 등 킹스턴의 요새는 리도 운하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커피부터 한 잔 하고 다운타운을 둘러보았다. 아침 시각이라 그런지 시내는 한산하기 짝이 없었다. 한 시간에 걸친 시내 구경을 마쳤다.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차를 몰아 포트 헨리로 향했다. 여름 시즌이 끝난 관계로 요새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었지만 건물 안은 둘러보지 못 했다. 진홍색 군복을 입은 초병들이 펼치는 행진도 볼 수 없었다. 포트 헨리는 1813년에 처음 지어졌다가 리도 운하를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1830년대에 증축했다고 한다. 1812년에 미국의 침공으로 전쟁에 휘말렸던 쓰라린 경험이 낳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덕 위에서 킹스턴 시내와 사관학교를 내려다 보았다.

 

예약 시간에 맞춰 천섬 크루즈에 나섰다. 크루즈 운행사의 보트 세 척 가운데 아일랜드 퀸(Island Queen)이란 배에 올랐다. 세인트 로렌스 강 하류로 지루하게 내려갔다. 강 위에 진짜 1,000개나 되는 섬들이 떠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랬다. 바람이 세게 불어 체감 온도는 무척 낮았다. 밖에서 서성이다가 실내에서 유리창을 통해 밖을 내다 보았다. 한 시간 넘게 내려오니 강 위로 섬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지 않은 섬에 아름다운 별장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어느 섬은 집 하나 들어서니 꽉 차는 기분이 들었다. 경관은 아름다웠지만 비슷비슷한 풍경이 펼쳐져 지루해질 무렵 배가 방향을 바꾸어 물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천섬 크루즈에 왕복 세 시간이 걸렸다.





역사가 깊은 도시답게 킹스턴 다운타운에 있는 건물에선 고풍스러움이 묻어났다.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리도 운하를 보호하기 위해 지어진 포트 헨리를 둘러 보았다.





킹스턴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천섬 크루즈를 마다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부두를 떠나는 배 위에서 점점 멀어지는 킹스턴 모습을 지켜보았다.





세인트 로렌스 강 위에 떠있는 천섬에는 각양각색의 별장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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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2.02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킹스턴에 대해서 아는거라곤 천섬 밖에 없었는데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줄은 몰랐습니다. 퀸즈 대학에 친구들 보러 또는 운동하러 갔었는데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둘러볼걸 그랬나봐요~

    • 보리올 2017.12.02 1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캐나다에선 역사가 깊은 도시 중 하나지. 네 친구 원서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저녁을 대접 받았다. 퀸즈대학생들이 많이 오는 것 같더라.



퀘벡시티를 출발해 몬트리올 남쪽 세인트 로렌스 강 건너편에 위치한 카나웨이크(Kahnawake)의 카톨릭 성당을 찾았다. 원주민 부족이 거주하는 마을이지만, 여기에 북미 원주민 출신의 카톨릭 성녀 카테리 테카퀴타(Kateri Tekakwitha)가 묻혀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도 지난 번에 다녀간 적이 있지만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일행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모호크의 백합이라 불렸던 카테리 성녀는 1656년 미국 뉴욕 주에서 태어나 1680년 선종을 했다. 1676년 카톨릭으로 개종한 후에 부족의 협박을 피해 몬트리올 인근에 있는 카톨릭 원주민 마을인 이곳으로 이주했다. 그리스도에게 자신을 봉헌해 혹독한 고행을 하다가 건강을 해쳐 24살의 꽃다운 나이에 죽었다. 1980년에 시복된 후 2012년에 시성되었다. 북미 원주민으로서는 최초로 성인이 탄생한 것이다.

 

오타와로 올라가며 리고(Rigaud)에 있는 명소를 한 곳 방문했다. 슈크르리 드 라 몽타뉴(Sucrerie de la Montagne)라는 메이플 시럽 생산 농가를 들른 것이다. 퀘벡에선 꽤 이름난 곳이었다.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농가는 대개 당단풍나무가 많은 숲에 위치하기 때문에 슈가쉑(Sugarshack)이라고 불린다. 50 헥터에 이르는 숲 속에 허름한 건물 20여 채가 자리잡고 있었지만 자연을 해친다는 느낌은 없었다. 슈가 메이플(Sugar Maple)이라 부르는 당단풍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한 후 열로 수액을 졸여서 메이플 시럽을 만든다. 원주민들이 만들던 방식대로 유럽 정착민들이 따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메이플 시럽은 캐나다 특산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중에서 퀘벡이 가장 많이 생산한다. 수액을 졸이는 시설과 5백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는 식당을 둘러 보았다. 메이플 시럽을 듬뿍 뿌린 팬케익을 맛보고 싶었으나 주방이 쉬는 시간이라고 해서 그냥 돌아서야 했다.

 

오타와에서 강 하나 건너면 되는 이웃도시, 가티노(Gatineau)로 돌아왔다. 딸아이가 다음 날 수업이 있어 거처로 데려다주기 위해서다. 딸아이와는 여기서 작별을 했다. 가티노를 떠나기 앞서 자크 카르티에 공원(Parc Jacques Cartier)을 좀 거닐었다. 넓게 조성된 푸른 잔디밭 위에선 캐나다 구스와 청설모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었다. 여긴 오타와 강가를 따라 산책하기가 아주 좋았다. 강을 가로지르는 알렌산드라 브리지(Alexandra Bridge)1901년에 완공된 다리라 하는데, 그 너머로 국회의사당이 빤히 보였다. 우리가 서있는 곳은 퀘벡이고, 강 건너 오타와는 온타리오에 속한 땅이니 이 강이 주 경계선인 것이다. 이제 곧 저 다리를 건너면 퀘벡과는 작별이다.


 



카나웨이크 원주민 마을에 있는 카톨릭 성당은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뭔가 숙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성당 한 귀퉁이에 카테리 테카퀴타 성녀의 무덤과 걸개 그림이 있었다.



기념품 판매점 옆에는 조그만 전시실을 마련해 놓고 몇 가지 유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수풀이 우거진 숲 속에 자리잡은 슈가쉑은 눈으로 보기에도 시원해 보였다.






외관은 허름해 보였지만 실내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메이플 시럽을 만드는 시설도 둘러보았다.



오타와 강가에 위치한 자크 카르티에 공원은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


오타와 강 너머로 국회의사당과 알렌산드라 브리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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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1.22 1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 역사 인물, 관광 명소, 특산품 등 아주 알찬 내용들로 가득차있네요!



딸아이를 데리고 퀘벡시티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몽 트랑블랑(Mont Tremblant). 한번 다녀간 곳이라고 산세와 마을이 눈에 익었다. 여긴 캐나다 단풍을 대표하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단풍으론 온타리오의 알공퀸 주립공원과 쌍벽을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몽 트랑블랑은 스키 리조트로 개발된 곳이다. 산자락에 리조트 시설이 꽤 넓게 자리잡고 있음에도 자연과 잘 어우러져 그리 요란스럽진 않았다. 혹자는 이 스키 리조트가 캐나다에서 가장 크다고 하며 밴쿠버 인근에 있는 휘슬러와 비교하기도 한다. 두 군데를 모두 다녀온 사람에겐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휘슬러는 해발 2,160m의 산세에 슬로프 200개를 가지고 있는 반면 몽 트랑블랑은 해발 875m, 슬로프 95개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캐나다 로키에 145개의 슬로프를 가진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도 있다.

 

트랑블랑 호숫가에 있는 부두에서 보트 뒤로 펼쳐진 몽 트랑블랑 산자락의 단풍을 먼저 만났다. 붉으죽죽하고 노르스름한 단풍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 안에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파스텔 풍의 마을이 다소곳이 자리잡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을부터 둘러본 뒤에 무료 곤돌라를 타고 어퍼 빌리지로 올랐다. 광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와 인공암벽이 설치되어 있었다.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이 많았다. 단풍이 만개한 숲길을 걸어 산중턱까지 걸어 올랐다. 알록달록한 단풍과 파스텔 풍의 마을이 어우러져 한층 기품을 뽐냈고, 눈 아래 트랑블랑 호수 건너편으로는 또 다른 단풍이 펼쳐졌다. 하늘의 시샘인지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서둘러 차로 돌아와 몬트리올로 향했다.





보트가 계류된 부두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펼쳐진 단풍을 감상할 수 있었다.





울긋불긋한 산자락을 지척에 두고 호숫가를 걷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우리 모두 관광객 모드로 전환해 가게를 기웃거리며 느긋하게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어퍼 빌리지엔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의외로 많았다.





돈을 내고 타는 곤돌라 대신에 산중턱까지 두 발로 걸어올랐다. 트랑블랑 호수를 배경으로 둔 아름다운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차를 가지고 카지노로 올랐다. 마을에서 본 단풍보단 훨씬 가까이서 단풍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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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1.15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람들이 지은 건물들도 다 단풍이 든 것 같아요~!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있는 것이 좋습니다!

    • 보리올 2017.11.16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이 지은 인공물이 많으면 대체적으로 자연과 부조화를 보이는데, 몽 트랑블랑은 그 두 가지가 꽤 잘 어울리는 곳이지.



이제부턴 중간에 어딜 들르지 않고 곧장 오타와로 가기로 했다. 우리 관심사인 캐나다 동부의 단풍 구경은 오타와에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사스캐처원과 매니토바를 지날 때도 커피나 식사를 위해 잠시 멈추었을 뿐, 구경은 모두 뒤로 미뤘다. 사스캐처원으로 들어와 메이플 크릭(Maple Creek)에 도착했더니 기름은 떨어졌는데 주유소가 문을 닫았다. 한 트럭 운전자에게 다음 주유소를 물었더니 한 시간 반은 더 가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부득이 그 옆에 있는 허름한 모텔에 투숙을 해야 했다. 캐나다에 살면서 시설이나 청결이 이렇게 엉망인 곳은 처음이었다. 바닥엔 바퀴벌레가 여기저기 기어다니고 심지어는 침대 시트에서도 바퀴벌레가 나왔다.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집사람 눈에 바퀴벌레가 띌까봐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니토바를 지나 온타리오에 들어서니 호수와 구릉, 그리고 숲도 나타났다. 대평원 지역과는 달리 풍경에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기 시작한다. 버밀리언 베이(Vermillion Bay)란 조그만 마을에서 캐빈을 얻어 하루 묵었다. 여긴 그런대로 시설이 좋아 본전 생각이 나진 않았다. 선더베이(Thunder Bay)를 지나 17번 하이웨이 좌우로 펼쳐진 노란 단풍에 넋이 나가 좀 과속을 했던 모양이다. 위장 경찰이 우리 차를 세웠다. 90km 구간을 114km로 달렸다고 딱지를 떼였다. 우리가 선뜻 잘못을 인정한 덕분인지 24km 초과를 16km로 깍아주고 그에 따른 벌금도 95불에서 55불로 낮춰주는 것이었다. 앞으로 한두 시간 더 가면 단풍이 멋진 구간이 나오니 즐거운 여행을 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세상에, 이렇게 친절한 경찰을 만나다니 솔직히 벌금이 아깝지 않았다.

 

아가와 캐니언(Agawa Canyon)으로 가는 단풍 열차로 유명한 수생마리(Sault Ste. Marie)에서 하룻밤을 묵고는 오타와로 차를 몰았다. 어둠이 내려앉을 즈음에 오타와에 도착해 막내딸을 만났다. 딸의 안내로 오타와 시내로 나갔다. 오타와는 생각보다 큰 도시였다. 인구도 90만 명으로 캐나다에선 큰 편에 속한다. 토론토와 킹스턴, 몬트리올과 퀘벡시티 등 네 개 도시가 수도가 되기 위해 격렬히 대립하자, 당시 빅토리아 여왕은 그 가운데 한 도시를 택하지 않고 온타리오와 퀘벡 경계에 있는 오타와를 수도로 정했다고 한다. 도심으로 들어가 리도 운하와 국회의사당, 충혼탑을 대강 둘러보고는 타이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기선 유명한 식당인지 현 트뤼도 연방수상을 비롯한 유명인사와 주인이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놓고 있었다.



 

사스캐처원 초입의 메이플 크릭에서 하루 묵은 모텔은 외양도 허름하지만 내부또한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온타리오로 들어서 버밀리언 베이란 마을에서 캐빈을 구해 하루 묵었다.


매일 아침이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마을에서 팀홀튼스 커피 한잔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20분이 지난 커피는 버리고 새로 내린다는 광고 문구가 인상적이다.




선더베이를 지나 트랜스 캐나다 17번 하이웨이를 달리는데 도로 옆으로 노란색 단풍이 연이어 나타났다.


규정속도를 초과해 달렸다는 이유로 선더베이의 위장 경찰에게 딱지를 받았다.




오타와 도심의 야경도 제법 화려한 편이었다.


오타와 강과 온타리오 호수를 연결하는 리도 운하는 겨울철이면 그 일부가 아이스링크로 변한다.


페어몬트 샤토 로리에 호텔(Fairmont Chateau Laurier Hotel)


국회의사당 건물 앞에 설치된 캐나다 탄생 150주년 기념조형물


컨페더레이션 광장에 있는 충혼탑




저녁 식사를 한 로얄 타이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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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7.11.13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떻게 그런 모텔이 있을 수 있죠? 정말 놀랐습니다. 저도 경찰들한테 들은게 있는데 자기 죄를 순순히 인정하고 그에 대한 사과(?)를 하면 오히려 경찰들이 선처를 해준다고 했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있으셨네요!

    • 보리올 2017.11.15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 말이다. 나도 캐나다 살면서 이렇게 시설이 형편없는 곳은 처음 보았다. 기름이 떨어져 오갈데 없는 손님들 받으며 근근히 살아가는 것 같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