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 쉘프 네이처(Cliff Shelf Nature) 트레일에는 물기가 많아 숲이 형성되어 있었다. 붉으죽죽 한 가지 색으로 도배한 듯한 황무지에 이런 녹색 숲이 있다니 이 또한 얼마나 신기한 장면인가. 꼭 칠면조 같이 생긴 조류 한 가족이 숲으로 먹이를 찾아 나왔다. 대장의 지휘 아래 줄을 지어 이동을 한다. 숲 속에서 풀을 뜯는 사슴도 눈에 띄었다.

 

 

 

 

시다 패스(Cedar Pass)를 지나 캐슬(Castle) 트레일 입구에서 일몰이 시작되었다. 이 트레일은 배드랜즈 국립공원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코스로 그 길이는 16km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에 쫓겨 이 트레일을 몇백 미터 걷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산 꼭대기에 햇살이 남아 바위를 붉게 물들인다. 도로 건너편에 있는 포실(Fossil) 트레일도 한 바퀴 돌았다.

 

 

 

 

 

 

 

 

 

 

파노라마 포인트에 이르자, 산 꼭대기를 붉게 물들인 마지막 빛 한 줌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 몇 명이 삼각대를 펼쳐놓고 있었다. 석양을 등지고 촬영에 여념이 없는 그들 모습이 오히려 아름답게 다가왔다.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그들의 감동이 내게 전해오는 듯 했다. 석양을 배경으로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서있던 젊은이 몇 명이 또 다른 모델이 되어 주었다.

 

240번 도로를 타고 다시 월로 빠져 나왔다. 64km에 이르는 도로를 달려 배드랜즈 국립공원의 속살을 돌아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국립공원의 노스 유니트(North Unit)에서도 극히 일부만 본 것이다. 규모가 더 큰 남쪽 배드랜즈는 아예 둘러볼 엄두도 내질 못했다. 나머지는 다음 기회에 보자 마음을 먹었다. 시간이 허락하면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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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이스트(Northeast) 게이트로 배드랜즈 국립공원에 들어섰다. 종종 공룡 화석이 발견되는 고고학의 보고라는 곳이다. 첫 전망대에서 내려 공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퇴적층 지형이 오랜 세월 바람과 빗물에 침식된 결과 황량한 모습으로 우리 눈 앞에 펼쳐졌다. 난 이런 황무지를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집사람은 처음이다. 이런 특이한 지형에 놀라움이 앞서는 모양이다. 판자길을 따라 전망대까지 걸었다. 벼랑으로도 다가가 보았다. 잘못해 미끄러지면 수십 미터 아래로 떨어질 판이다. 집사람은 무섭다고 벼랑 가까이는 오지도 않는다.

 

 

 

 

 

 

 

배드랜즈 룹에는 여기저기 전망대를 세워 놓았고 트레일 기점도 몇 군데 있었다. 가능하면 전망대마다 차를 세우고 잠시라도 시간을 보내려 했다. 배드랜즈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트레일도 몇 개는 직접 걸었다. 구간이 그리 길지 않아 집사람도 따라 나섰다. 특히 왕복 1.2km 밖에 되지 않는 도어(Door) 트레일은 배드랜즈를 경험하기에 아주 좋았다. 태양이 구워서 만든 붉은 암석이 사방에 널려 있었고, 풍화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지구 속살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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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번 하이웨이를 타고 배드랜즈(Badlands)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이 하이웨이는 보스톤에서 시애틀까지 미국 북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장거리 고속도로다. 그 길이가 무려 4,853km에 이른다. 그런데 도로 변에 이상한 광고판이 눈길을 끌었다. 아주 단순한 광고 문구가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해 나타난 것이다. 월 드러그(Wall Drug)에 대한 광고였는데, 첫 줄에는 커피 5센트, 다음 줄에 월 드러그라 적어 놓는 방식이었다. 커피 한 잔에 5센트 한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처음엔 월 드러그가 무엇일까 잠시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혹시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이 쓴 <발칙한 미국 횡단기>에 나오는 그 가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내 생각이 맞을 것 같다는 확신이 설 무렵, 웨스턴 풍의 고풍스런 쇼핑몰이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테드 허스테즈(Ted Husteads) 부부가 1931년에 월(Wall)이란 작은 마을에 드러그 스토어를 설립한 것이 오늘날 이렇게 크게 변모를 한 것이다.

 

 

서부 영화에나 나오던 웨스턴 스타일의 건물이 우리에겐 신기해 보였다. 그 안에 있는 가게들도 우리가 흔히 쇼핑몰에서 보던 현대식 가게들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파는 가게와 기념품 가게 등을 둘러 보았다. 카페에서는 정말 5센트짜리 커피를 팔고 있었다. 판다기 보다는 5센트를 통에 넣고 손님이 직접 따라 마시게 하고 있었다. 발상이 기발해 일부러 동전을 바꿔 커피 한 잔씩 했다. 손님을 끌기 위한 미끼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90번 하이웨이 131번 출구에서 빠져 나와 배드랜즈 룹(Badlands Loop)이라 불리는 240번 도로를 타고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프레리 독(Prairie Dog)을 보고 가라는 안내판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이는 강아지가 아니라 맨땅에 구멍을 파고 사는 설치류, 즉 다람쥐와 비슷한 동물을 일컫는다. 적이 다가오면 강아지와 비슷한 소리로 경고를 한다고 해서 독이란 말이 들어갔다. 그런데 이 녀석들 신기하게도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다. 가게에서 파는 땅콩을 받아 먹기 위해 사람에게 다가 오기도 한다. 어떤 녀석은 내 발밑에서 까치발을 떼며 먹이를 달라 조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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