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덕으로 차를 몰았다. 캠핑장으로 돌아가 저녁을 지어 먹고 온천욕을 갈 생각이었다. 도중에 새먼 케스케이즈(Salmon Cascades)라는 곳이 나타나 잠시 차를 세웠다. 연어가 올라오는 길목에 조그만 폭포가 있어 연어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곳인데 연어가 돌아오는 시기가 아니니 별 의미는 없었다. 계류를 화폭에 담고 있는 화가 한 명과 길가를 수놓은 야생화를 대신 만났다. 캠핑장에서 급히 저녁을 지어 먹고 솔덕 온천으로 갔다. 여긴 로커에 옷을 보관하지 않고 풀로 들고가는 사람이 많았다. 풀은 사람들로 제법 붐볐다. 물은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았고 수온도 미지근했다. 우리 머리 위에서 떼를 지어 선회하던 모기들이 어느 순간 싹 사라져버리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날씨가 변할 조짐인가?   

 

밤새 비가 내려 텐트가 왕창 젖었다. 빗소리 들으며 침낭 속에서 한참을 뭉기적거리다가 텐트 안에서 아침을 준비했다. 우산을 받쳐들고 솔덕 트레일을 좀 걷기로 했다. 시간이 이른 탓인지 트레일에는 우리밖에 없었다. 솔덕 폭포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왕복 2.5km에 불과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우릴 반긴다. 비가 내려 오히려 숲이 살아 숨쉬는 것 같았다. 푸른 잎파리도 더욱 푸르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솔덕 폭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물줄기가 네 갈래로 갈라져 힘차게 흘러 내린다. 바위를 덮고 있는 연두색 이끼나 하얀 꽃을 피운 번치베리(Bunchberry)가 눈에 많이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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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10.08 0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이 살아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네요..
    텐트를 쳤다 걷었다 말리고 손질하고~엄청 부지런한 사람이어야겠어요..

    • 보리올 2014.10.08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영을 하다보면 텐트를 치고 걷는 것이 때론 좀 귀찮기도 하지요. 하지만 5분이면 집 하나 짓고 해체하는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텐트가 비에 젖으면 골치가 아프죠. 따로 말리지 않으면 곰팡이 냄새가 대단합니다.

  2. Justin 2014.10.28 1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을 쭉 감상하다가 마지막 사진을 보고 놀랐습니다. 어떻게 저런 형상이 나왔을까요? 신기하기만 합니다. 몇백년을 사는 바다 거북이가 아닌 산 거북이가 저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보리올 2014.10.28 12: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거북 형상이 눈에 띄었던 모양이지? 자연에 들면 이런 경험을 많이 하게 되지 않냐? 이런 형상이 눈에 띄느냐 마느냐는 그 사람의 감각이나 관심에 달려 있겠지.

 

킹스 쓰론 서미트를 올라가지 않아 시간이 많이 남았다. 대타로 급히 택한 곳이 바로 이 코튼우드 트레일이었다. 킹스 쓰론 트레일에서 멀지 않아 대타로는 제격이었다. 이 트레일은 과거 모피 교역을 위해 해안 지역으로 가기 위한 루트이자, 탐험이나 광물 탐사를 위해 사람들이 다녔던 길이었다. 산행 목적으로 만든 트레일의 전체 길이가 85km로 보통 4일에서 6일은 잡아야 하는 백패킹 코스다. 캐슬린 호수에서 출발해 데자디시 호수까지 한 바퀴 돌아나온다. 트레일로 진입하는 곳과 트레일에서 나오는 곳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미리 차량 안배를 해야 한다. 중간에 있는 루이스 호수(Louise Lake) 캠핑장까지 다녀오려고 해도 왕복 30km에 이르니 적어도 이틀은 잡아야 한다.

 

굳이 이 코스를 당일로 다녀오려면 고트 크릭(Goat Creek)을 지나 5,5km 지점까지만 가는 것이 좋다. 왕복 11km 거리로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다. 우리도 여기까지만 다녀왔다. 오른쪽으로 캐슬린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 보며 걸을 수 있고, 멀리 루이스 호수의 모습도 보인다. 사카이 호수(Sockeye Lake)로 연결되는 계곡도 볼 수 있는데, 이 사카이 호수는 코캐니 연어(Kokanee Salmon)가 회귀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코캐니 연어는 홍연어라 불리는 사카이 연어의 변종이다. 강 하류에 댐이 생기면서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연어들이 캐슬린 호수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사카이 호수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변화된 환경에 새롭게 적응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코튼우드 트레일은 무척 평화로웠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산길도 푹신푹신해 너무 좋았다. 비가 내린 후라 숲에서 풍겨져 나오는 약간 비릿한 내음도 기분을 맑게 했다. 나무도 그리 크거나 굵지 않은 관목이 많았다. 그 덕분에 노랗고 붉은 색조를 많이 띄고 있었다. 붉은 이파리를 자랑하는 파이어위드(Fireweed)와 빨간 열매를 맺은 번치베리(Bunchberry)도 산색 변화에 일조를 하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산길을 걷는 것 자체가 나에겐 하나의 축복이자 행복이었다. 단풍 외에도 우리 눈길을 끄는 것이 또 있었다. 그것은 바로 숲에 지천으로 깔려 있는 버섯이었다. 비늘 문양을 지닌 삿갓 형태의 버섯이 능이 버섯이라 해서 유심히 살펴 보았다. 그렇다고 국립공원 경내에서 버섯을 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저 눈에,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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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식전당포 2014.02.28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 좋은 하루 되시길.

    • 보리올 2014.02.28 0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콘의 풍경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합니다. 북극권에 가까운 동토의 땅이지만 대자연이 살아있는 모습은 실로 대단한 곳이지요.

  2. 설록차 2014.03.05 0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슷한 구도의 사진 2장..밑에서 2,3번째 사진...
    이 세상 과 저 세상으로 느껴지는데요...화려한 색이 빠진 아래 사진은 신비롭기도 해요...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