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 드 몽블랑(TMB); 샹페 ~ 트리앙
날씨는 화창했고 기온도 선선해 출발이 순조로웠다. 길가에 파이어위드(Fireweed)가 꽃을 피워 가을 분위기를 풍겼다. 샹페를 벗어나 얼마간은 숲길을 걸었기 때문에 조망이 트이진 않았다. 산속에 숨어있는 집들을 지나치며 꾸준히 고도를 올렸다. 길에서 만난 영국 중년부부는 14, 16살의 두 딸을 데리고 뚜르 드 몽블랑 종주를 하고 있었다. 캠핑을 하면서 열흘에 걸쳐 전구간을 걷고 있다고 했다. 네 식구 각각의 배낭 크기가 엄청났는데, 그 가운데 유일한 남자인 가장의 배낭 무게는 장난이 아니었다. 이런 용감한 가족의 백패킹이 무척 부러웠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시야가 점점 트이기 시작했다. 산기슭을 돌아섰더니 해발 1,987m의 보빈 알파즈(Alpage de Bovine)가 나왔다. 여름철에 소나 양을 키..
산에 들다 - 유럽
2016. 12. 2.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