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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간다키 강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11>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라르케 패스를 얼마나 쉽게 넘느냐에 있었다. 해발 5,200m를 처음 오르는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이 고개 오르기가 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눈이 녹기 전에 패스를 통과할 요량으로 한 대장이 4시 기상, 5시 출발로 시각을 조정했다. 어둠 속을 랜턴 행렬이 길게 이어간다. 처음부터 우리와 줄곧 함께 했던 부디 간다키 강이 이 지점에서 우리 곁을 떠났다.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을 걸었다. 너무나 지루했다. 도대체 라르케 패스가 어디에 있는 것이냐는 불평도 쏟아져 나왔다. 눈에 반사된 강렬한 햇볕은 우리 얼굴을 금방이라도 익힐 것 같았다. 열 걸음 내딛고 호흡을 가다듬기를 얼마나 했던가. 우리 눈 앞에 오색 룽다가 휘날리는 라르케 패스가 나타났다. 3시간이면 .. 더보기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7> 남룽부터 티벳 냄새가 물씬 풍겼다. 티벳 절인 곰파와 스투파, 마니석들이 심심찮게 나타난다. 지금까지 지나온 마을과는 얼굴 생김이나 의상, 주거 형태도 사뭇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북부 산악지대에는 티벳에서 망명한 사람들이 많이 살기에 티벳 불교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날씨도 많이 쌀쌀해졌다. 이제 슬슬 고산병을 걱정해야 할 높이가 된 것이다. 물을 많이 마셔라, 술을 삼가라, 잠잘 때도 모자를 써라 등등 주문이 점점 많아졌다. 로(Lho)를 지나면서 해발 3,000m를 올라섰다. 부디 간다키 강도 폭이 좁아져 계류 정도로 격이 낮아졌지만 격류가 만드는 굉음은 여전했다. 쉬얄라(Shyala)에서 오늘의 목적지, 사마 가운(Sama Gaun)까진 한 시간 거리라 적혀 있었다. 우리.. 더보기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2> 깜깜한 새벽, 키친보이의 “굿모닝, 밀크티!”란 외침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 것이다. 오로지 자기 두 다리를 믿고 열심히 걸어야 한다. 안개가 자욱한 마을을 지나쳤다. 꼭 우리나라 50년대의 빛바랜 흑백 풍경 사진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공기 속에 습기가 많아 아침부터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찐득찐득한 것이 꼭 열대지역에 온 듯 했다. 아르가트 바자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가게들이 즐비한 시장 마을이었다. 산 속 깊이 사는 사람들은 며칠을 걸어 내려와 여기서 일용품을 구입해 집으로 돌아간다. 먼 지역이라면 왕복 1주일은 족히 소요되리라. 문명의 혜택을 모르고 사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한 지도 모르겠다. 자연이 살아있고 문명이 발달하지 않아 우리는 여길 찾는데, 이네들은 그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