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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05 진주에서 네팔을 만나다 - 히말라얀 아트 갤러리 (4)
  2. 2013.12.03 항공 산업의 메카, 사천 (4)

 

 

진주까지 내려온 김에 박정헌 대장에게 전화를 넣었다. 이 친구는 사천 출신의 산사람으로 산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은 전형적인 경상도 터프가이 같았다. 그런 그가 2012 8 31일 진주에다 히말라얀 아트 갤러리(Himalayan Art Gallery)를 오픈했다는 이야기를 페이스북을 통해 들었다. 난 그가 열심히 산에나 다니는 산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히말라야 예술에 대한 안목이 이렇게 높은 줄은 미처 몰랐다. 어떤 작품들로 갤러리를 꾸몄을까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박대장은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바위꾼 중 한 명이다. 알파인 스타일로 히말라야 고봉을 오르던 거벽등반가였다. 지난 2005년인가, 후배 최강식과 둘이서 히말라야 쿰부 지역의 촐라체를 등반하고 하산하다가 최강식이 크레바스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9일간의 사투 끝에 조난 사고에서 둘 다 살아 돌아온 기적같은 이야기를 <>이란 책으로 엮었다. 물론 그 댓가로 두 사람은 손가락과 발가락을 잘라야 했다그 후 박대장은 거벽 등반에서 패러글라이딩으로 방향을 전환해 여전히 히말라야를 찾고 있다. 패러글라이딩으로 장장 2,400km에 이르는 히말라야 횡단 비행을 해낸 것이다. 한 마디로 대단한 친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어느 잡지사와 인터뷰한 내용이 생각난다. 촐라체 조난 사고 당시의 심경 묘사가 너무나 절절해 그걸 보는 순간 내 가슴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난다.    

죽음은 한 순간이다. 크레바스에 빠진 후배를 구하려고 할 때 내 안에서 또 다른 내가 나와서 나를 유혹했다. 또 다른 나는 최강식은 죽었다고 나에게 끝없이 속삭였다. 후배가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죽는 길이고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사는 길이었다. 23m 깊이 크레바스는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다. 후배의 몸무게를 지탱하느라 나도 척추가 나간 상황이라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자일을 끊어야만 내가 살 수 있었다. 크레바스 안에서 후배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오히려 절망했다.”    

 

갤러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전화를 걸어 정확한 위치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박대장이 갤러리 문 앞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늦은 축하 인사를 건넸다. 갤러리에 들어서자, 여긴 한국이 아니라 네팔 박타푸르나 파탄에 와있는 느낌이 들었다. 갤러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정성을 들이고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했다. 박대장의 안내로 전시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네팔 네와르 건축양식으로 조각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네와르 2층 창틀과 공작새 문양 창틀은 네와르 최고의 목각 장인인 레드 샴 실파카(Radhey Shyam Silpakar)가 기증한 작품이라고 한다. 네팔에서 꽤 유명한 조각들인데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신기했다. 작품을 고르고 여기까지 가져온 박대장의 노고에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그 외에도 박대장이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찍은 히말라야 사진과 소품이 걸려 있었다. 그는 히말라야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산사람이 분명했다. 박물관 뒤에 차실을 하나 마련해 놓아 거기서 차 한 잔을 마셨다. <>이란 책에 저자 서명을 해서 건네준다. 오래 전에 사서 읽었던 책이지만 고맙게 받았다. 어떤 연유로 히말라얀 아트 갤러리를 세웠는지 물었고, 그의 비전을 들었다. 그는 네팔 산악 지역에 사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세우고, 히말라야 예술가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하며, 세르파의 탐험 활동을 지원하는 꿈을 이루고 싶다 했다. 그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매달 얼마씩를 후원하는 약정서에 서명을 해서 박대장에게 전달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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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래곤 2013.12.05 14: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시품도 중요히지만 좋은일도 하시는군요

  2. 보리올 2013.12.05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일들이 더 확산되어야 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박대장이 갤러리를 오픈한 취지가 좋으니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리라 믿습니다. 그나저나 드래곤님도 사진과 여행 좋아하시는 것을 보니 역마살이 대단하신가 봅니다.

  3. 설록차 2013.12.07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이 가까워 진주에 갤러리를 열었겠지만 위치가 좀 아쉬워요... 서부 경남의 요충지라해도 히말라야 문화를 이해하고 찾아올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길 바깥에 위치한 조각 창문틀이 손상되지 않고 잘 보관이 될런지 걱정됩니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든 조각을 보니 예술을 넘어 참선의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옮겨온 분의 정성도 대단하구요... 배 건너에 외가가 있고 본적도 진주에 있어 그 일대가 눈에 선합니다...^^

  4. 보리올 2013.12.07 1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방이란 한계는 분명히 있겠죠. 하지만 박대장의 본거지라 이 갤러리를 발판으로 지역 특성을 살린 여러 행사가 치뤄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떤 일이든 열정이 대단한 친구니 잘 꾸려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언제 고향 가시면 한번 들러 보세요.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러 차를 몰아 진주로 내려갔다. 요즘 말로 하면 절친인 이 친구는 언제 가도 늘 반갑게 맞아준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열해식당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생선회로 거하게 저녁 대접을 받았다. 광어회가 주종이었는데 뭔가 끊임없이 나오더니 마지막은 랍스터 회로 마감을 한다. 노바 스코샤에 있을 때는 랍스터야 먹고 싶으면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흔하디 흔한 해산물이었는데, 여기선 꽤나 귀한 대접을 받는다. 먼저 살을 날로 먹고 남은 것은 매운탕에 넣어 끓여왔다.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더 하곤 그 친구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친구가 출근하는 길에 따라나섰다. 재첩국으로 아침을 먹고 그 친구 회사까지 따라가기로 한 것이다. 이 지역에선 재첩국으로 유명한 곳이라며 친구가 안내한 곳은 사천에 있는 앞들식당. 재첩국이 나오기 전에 고등어구이와 계란말이가 먼저 나왔다. 어떤 사람은 이 두 가지 반찬이 이 식당을 유명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정말 오랜만에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재첩국을 먹을 수 있었다. 밥 한 공기가 금방 바닥이 났다. 이 식당의 낙지볶음도 맛있다고 소문이 났다던데 아침부터 매운 요리를 먹을 순 없는 일 아닌가.

 

 

 

 

사천에 있는 그 친구 사무실에서 커피 한잔을 했다. 친구가 다니는 회사는 항공기를 만드는 회사였는데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항공우주박물관이나 보고 가란다. 이 박물관은 회사 부속 시설로 2002 8월에 개관하였다고 한다. 항공산업을 개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해서 그러마 했다. 어차피 오전 시간은 딱히 할 일이 없으니 차라리 잘 되었다. 둘이 걸어서 박물관으로 갔다. 그 친구가 박물관 책임자를 불러 인사를 시킨다. 그 사람이 직접 나를 안내해 박물관을 한 바퀴 돌았다. 한 시간 가량 시간을 뺏은 것 같다. 곧 학생들이 단체로 몰려온다고 하던데 이렇게 시간을 뺏어 미안하기 짝이 없었다.

 

실내도 볼 것이 너무 많았고 벽에 붙은 패널을 일일이 읽으려면 하루는 족히 시간을 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대충 건너 뛰면서 중요한 내용만 설명을 들었다. 비행 원리와 항공기 구조에 관심이 많아 그것을 중심으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이 박물관에선 항공기에 어떤 수학 원리와 과학 원리들이 적용되는지를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학교에서 단순히 이론으로만 배웠던 것을 여기서 직접 비행기에 접목해보는 것이다. 덕분에 학생들이 쉽게 그 기본 원리를 이해한다고 한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인 베르누이 법칙은 익히 들어본 적이 있지만, 피타고라스 정리와 뉴튼의 세 가지 운동 법칙이 비행기에 적용되는 줄은 미처 몰랐다. 이런 노력 덕분에 요즘에는 학생들이 단체로 견학을 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실내에서 항공기 모형만 보다가 밖으로 나오면 실제 비행기가 전시된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엔 6.25 전쟁 때 한국군이 운용했던 퇴역 항공기 13대와 미국이 제공한 퇴역 항공기 5대가 전시되고 있었다. 헬리콥터와 미사일, 전차도 보였다. B29 전폭기와 T-50 고등훈련기는 기체에 적어놓은 표식을 보고 금방 알아 보았다. 1960년대 대통령 전용기로 쓰였다는 항공기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촬영 세트장으로 쓰였던 항공기도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항공기를 한 자리에 모아 놓다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짐작이 갔다.  

 

박물관을 둘러보며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걱정이 하나 있었다. 항공산업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전략산업으로 국가 안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항공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 나라는 기술력도 딸리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의 내수시장이 크지 않아 기술 개발이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다. 우리는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자국내 항공기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 일단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성능을 입증한 후에야 해외시장 개척이 가능한데 우리는 맨땅에 헤딩하듯 해외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KT-1 기본훈련기를 거쳐 T-50 고등훈련기까지 독자 생산할 수 있는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언제 미국이나 러시아같은 항공산업 선진국과 경쟁해 이길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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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artyLUV 2013.12.03 12: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천이 정말 항공산업의 메카인 줄 몰랐네요~^^
    저도 함 시간되면 방문해서 함 둘러보고 맛난 음식도 먹어봐야 겠네요~~
    좋은 정보 너무 잘 보고 갑니다!

    • 보리올 2013.12.03 14: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나라에선 항공산업이라면 사천을 따라갈 곳은 없습니다. 바다도 가까워 해산물을 좋아하시면 삼천포항으로 가시면 됩니다. 언제 한번 꼭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2. 설록차 2013.12.04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여기는 제 고향. 가본지 20년이 넘었네요...강산이 두번 변했으니 알아보지도 못할거에요... 대문의 캐치프레이즈를 바꾸셨어요...단걸음이 아닌 한걸음 한걸음...참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3. 보리올 2013.12.04 16: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이 사천이셨군요. 예전에 사천공항에서 비행기를 자주 타곤 했습니다. 삼천포항도 사진 찍는다고 몇 번 갔었고요. 블로그 1년을 넘긴 기념으로 타이틀을 바꿔 보았습니다. 심기일전하자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