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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0 [네팔] 박타푸르 ③ (2)

 

지진으로 무너져내린 건물 잔해보다도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은 사람들을 보는 것이 더 힘들었다. 건물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공터나 밭에는 천막이나 텐트가 세워져 있었고 그 안에는 주민들, 특히 노인들이 무기력하게 누워 있었다. 한 가구가 들어있으면 최소한 프라이버시는 지켜지련만 보통은 세 가구가 천막 하나를 함께 쓴다고 했다. 천막은 대부분 중국 적십자에서 제공된 것이었다. 중국에선 적십자를 홍십자(紅十字)라 부른다는 것도 네팔에서 알았다. 발빠르게 지원에 나선 중국이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지만 네팔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느 건물 벽면에 붙어있는 공고문의 내용이 궁금해 물어보았더니 피해를 입은 가구를 적어 놓았다고 한다. 행여 구호품이 도착하면 여기에 있는 가구들만 받아야 하는데, 피해 가구를 일일이 확인할 방법이 없어 대상자가 아닌 사람도 구호 물품을 받아가는 모양이었다.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이 구호품을 받으면 나중에 죽어 지옥에 떨어질 것이란 섬뜩한 경고 문구도 따로 붙어 있었다. 머리를 삭발한 남자들을 가끔 발견할 수 있었다. 네팔에선 직계가족이 죽으면 상주들이 대부분 삭발을 하는 풍습이 있는데, 이들 가족 중에 누군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삭발한 머리가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피해 가족들을 위해 임시로 설치한 다른 지역의 천막촌도 둘러 보았다. 다들 궁색한 형편이었지만 표정만은 그리 어둡지 않아 네팔 사람들의 낙천적 기질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피해 가구를 적어놓은 공고문이 벽면에 붙어 있었다.

 

 

(사진) 머리를 삭발하면 직계가족이 죽었다는 의미인데 그런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사진) 공터에 마련한 임시 천막촌. 몇 가구가 천막 하나에 공동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사진) 다른 지역에 설치된 천막촌을 찾았더니 여기는 대부분이 노인들이었다.

물을 여과하는 장치가 있어 그래도 한 시름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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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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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영수 2015.05.22 0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국에서는 적십자가 아닌 홍십자라고 부르는것은 일반적으로 중국에서는 붉은색을 표기할 때 일반적으로 붉을적(赤)보다는 붉을홍(红)으로 표기를 합니다,
    그래서 적십자가 아닌 홍십자라고 하는 것이구요. 중국홍십자회는 한국으로 말씀드리자면 대한적십자사와 비슷한 곳이며. 현재 국제적십자.적신월연맹의 일원이기도 하구요.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는 이를 국제 홍십자. 홍신월연맹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적십자는 한국. 북한.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표기이며. 중국을 비롯해서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홍십자로 표기를 하구요.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헌혈버스와 헌혈의 집도 모두 홍십자회에서 운영을 한답니다,
    이슬람권에서는 적십자사를 적신월사라고 하는데요. 이는 십자가가 기독교와 천주교의 상징이라서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을 이용해서 적신월이라고 하구요.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는 이를 홍신월이라고 부른답니다,

    • 보리올 2015.05.22 0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세한 설명 너무나 고맙습니다, 김영수 선생님. 제가 그 분야는 거의 아는 바가 없어서요. 하긴 Red Cross를 각 나라에 맞게 우리는 적십자, 중국은 홍십자 하는 식으로 자체적으로 표현한 것일텐데 제가 적십자와 달라 좀 이상하다 생각을 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