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12.02 뚜르 드 몽블랑(TMB); 샹페 ~ 트리앙 (4)
  2. 2016.11.30 뚜르 드 몽블랑(TMB); 라 풀리 ~ 샹페 (6)

 

날씨는 화창했고 기온도 선선해 출발이 순조로웠다. 길가에 파이어위드(Fireweed)가 꽃을 피워 가을 분위기를 풍겼다. 샹페를 벗어나 얼마간은 숲길을 걸었기 때문에 조망이 트이진 않았다. 산속에 숨어있는 집들을 지나치며 꾸준히 고도를 올렸다. 길에서 만난 영국 중년부부는 14, 16살의 두 딸을 데리고 뚜르 드 몽블랑 종주를 하고 있었다. 캠핑을 하면서 열흘에 걸쳐 전구간을 걷고 있다고 했다. 네 식구 각각의 배낭 크기가 엄청났는데, 그 가운데 유일한 남자인 가장의 배낭 무게는 장난이 아니었다. 이런 용감한 가족의 백패킹이 무척 부러웠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시야가 점점 트이기 시작했다. 산기슭을 돌아섰더니 해발 1,987m의 보빈 알파즈(Alpage de Bovine)가 나왔다. 여름철에 소나 양을 키우던 목장인데, 요즘엔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을 상대로 맥주나 커피, 블루베리 타트를 팔아 재미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보빈 알파즈에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맥주 한 병을 시켜 놓고 즐기는 조망이 아주 훌륭했다. 솔직히 뚜르 드 몽블랑의 풍경은 스위스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렇지 않았다. 바로 아래론 론 계곡(Vallee du Rhône)이 자리잡고 있었고, 저 멀리엔 베른 알프스(Bernese Oberland)에 속하는 산군이 그 옹골참을 뽐내며 우리를 맞았다. 여기서 마터호른(Matterhorn, 4478m)도 보인다 하는데 내 육안으론 식별이 어려웠다. 해발 1,527m에 있는 포르클라 고개(Col de la Forclaz)에서 다시 한 번 쉬었다. 차량이 다니는 휴게소라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서 우리가 묵을 트리앙 마을이 바로 아래에 보였지만 꽤 경사가 급한 길을 조심스레 내려서야 했다. 마을 가운데 분홍색 칠을 한 교회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샹페를 벗어난 산길에 파이어위드가 분홍색 꽃을 피운 채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산속 깊은 곳에 사람 사는 집들이 가끔 나타나곤 했다.

 

 

초반엔 완만한 숲길을 따라 꾸준히 올라야 했다. 영국에서 왔다는 한 가족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우리 앞을 걷고 있었다.

 

 

 

 

 

 

 

 

고도를 올리자 시야가 탁 트이며 주위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산 아래엔 론 계곡이 지나고 있다.

 

 

 

조망이 아주 훌륭했던 보빈 알파즈에서 맥주 한 잔 하는 여유도 부렸다.

 

 

차량 통행이 많은 포르클라 고개는 커다란 식당도 있어 휴게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포르클라 고개에서 트리앙 마을로 내려서고 있다.

 

 

트리앙은 인구 200명을 가진 조그만 산골 마을이지만 뚜르 드 몽블랑 덕분에 여기서 하룻밤을 묵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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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분도 2016.12.03 1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중한 산행정보 잘 보았습니다.

  2. justin 2016.12.07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득 든 생각인데 저희 가족이 백패킹으로 산에 들어가서 1박 2일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본격적으로 스위스 알프스 산군을 걷는다. 해발 1,600m 높이에 있는 라 풀리(La Fouly)를 출발해 샹페(Champex)에 이르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형 자체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순한 편이었고, 하루 종일 페레 계곡(Val Ferret)을 따라 내리막을 걷다가 마지막에만 고도를 높이면 됐다. 계곡을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스위스 산골 마을 몇 개를 가로지르며 알프스 산록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잠시 훔쳐볼 수 있었다. 특히 프라 드 포르(Praz-de-Fort)는 다른 마을에 비해 규모도 컸지만 가옥을 예쁘게 꾸며놓아 지나는 길손을 즐겁게 했다. 겨울철 땔감으로 쓸 장작도 처마 아래 층층이 쌓아 놓았다. 한데 여기도 주민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제법 눈에 띄었다. 주로 처마나 창문에 놓인 꽃바구니를 통해 사람들의 거주 여부를 추정할 수 있었다.

 

계곡을 벗어나면서 샹페로 향하는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거의 두 시간 가까이 올랐던 것 같다. 중턱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데 산 아래에 있는 도시가 눈에 들어왔다. 인구 3,200명을 가진 오르지에르(Orsieres)가 분명했다. 알프스 산중에선 대도시에 해당하는 마을이었다. 오후 3시에 샹페에 도착했다. 커다란 호수가 있는 샹페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호수가 많지 않은 알프스에, 그것도 해발 1,466m의 고지에 이런 호수가 있다니 놀라울 뿐이었다. 수면에 반사된 봉우리들은 몽블랑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보너스였다. 호텔 체크인이 오후 4시라 아무 레스토랑이나 들어가 맥주 한 잔을 시켰다. 숙소는 게스트하우스처럼 여러 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감기 기운이 가시지 않아 침대에 누워 좀 쉬었다. 기침도 잦아져 목이 점점 아파왔다.

 

아침에 날씨를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구름이 많긴 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았다.

 

 

페레 계곡을 따라 줄곧 내리막 길을 걸었다. 계곡 건너로 보이는 스위스 산골 마을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예상치 못한 침엽수 터널이 나타났다. 인공으로 조림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산길을 내려와 샹통(Chanton) 마을을 지나면서 스위스 산골 마을 구경에 나섰다.

 

 

 

집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웠던 프라 드 포르 마을. 앞마당을 각종 조각품과 꽃으로 장식한 집도 있었다.

 

 

 

프라 드 포르 아래에 있는 인구 90명의 이세르(Issert) 마을 한가운데로 포장도로가 지나갔다.

 

 

이세르 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산길에 나무를 깎아 만든 동물 조각이 여러 개 놓여 있었다.

 

 

 

 

20세기 초부터 휴양지로 개발된 샹페 마을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샹페 호수가 있어 리틀 캐나다로도 불린다고 한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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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라다이스블로그 2016.12.01 17: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부러 꾸민 것 같지 않음에도 아기자기한 길목이 무척이나 걷고싶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 나무가 뿜어내는 좋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

    • 보리올 2016.12.02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길이야 오래 전에 어떤 목적으로 사람이 만들었겠지만 인공적인 요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흔한 계단도 없다는 것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2. 분도 2016.12.03 1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고맙습니다.

  3. justin 2016.12.05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꾸 느끼는 거지만 유럽 사람들은 꽃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집집마다 이쁘게 가꾸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 보리올 2016.12.06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름다운 꽃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공통점일 게다. 유럽 사람들이 일찍부터 생활에 여유가 있어 꽃으로 치장하는 버릇이 사회적 관습이 되었을 것이고. 몽블랑 주변의 산골 마을도 에외는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