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8.04.02 [호주] 블루 마운틴스 국립공원 ① (2)
  2. 2018.01.02 한라산 (2)
  3. 2016.04.26 홍성 용봉산
  4. 2014.11.20 영남알프스
  5. 2014.11.03 소요산



밤새 비가 내려 잠을 자면서도 내내 걱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비가 좀 잦아지기를 기다려 센트럴 역 인근의 투어 집결장소로 갔다.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으로 가는 하루 투어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투어 버스에 올랐다. 여기저기서 사람을 픽업하곤 오전 9시가 넘어서야 블루 마운틴으로 출발했다.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를 닮은 가이드가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안내를 한다. 버스가 출발할 당시엔 구름 사이로 햇살이 들어 날씨가 좋아지나 싶었는데, 블루 마운틴이 가까워질수록 날씨는 연신 비를 뿌렸다. 날짜를 잘못 택한 것을 자책도 했지만 비가 오면 좀 맞고 하늘이 보여주는 만큼만 보기로 했다. 계속 오르막 길을 달려 해발 1,017m의 카툼바(Katoomba)로 들어섰다. 블루 마운틴을 대표하는 관광도시였다. 고베츠 리프 전망대(Govetts Leap Lookout)부터 들렀다. 브라이들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를 볼 수 있을 거라 했지만 운무에 가려 폭포는커녕 한 치 앞도 보기 힘들었다. 루라(Leura)라는 마을에서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한 시간 자유시간에 각자 알아서 마을 구경도 하고 식사도 해야 했다.

 

우리 행선지 가운데 핵심이라 할 만한 시닉 월드(Scenic World)로 가면서 햇살이 들자 가이드가 션샤인을 외치며 우리에게 희망을 줬지만 금세 빗줄기가 떨어져 가이드를 무색케 했다. 카툼바 케스케이즈(Katoomba Cascades)를 보러 계단을 내려갔지만 빗방울이 너무 굵어 바로 차로 철수했다. 시닉 월드에 도착했더니 이 유명한 명승지에 여기저기 레일웨이와 케이블카를 놓아 유원지로 만들어 놓았다. 그 현장을 보곤 솔직히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아도 꼭 이 짝이 될 것 같았다. 가이드에게 미리 돈을 주지 않았으면 레일웨이를 타고 계곡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52도 경사를 가지고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레일웨이라 자랑하는 데도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운무가 가득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1~2분을 탔더니 벌써 도착했다고 내리라 한다. 살짝 본전 생각이 났다.


가이드가 운전하는 버스에 올라 빗길을 헤쳐 블루 마운틴으로 향했다.




블루 마운틴에서 조망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고베츠 리프 전망대에 섰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구름 밖에 없었다.







블루 마운틴을 방문하는 사람은 대부분 지나간다는 루라에는 유명한 몰이 있어 카페나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프린스 헨리 클리프 워크(Prince Henry Cliff Walk)란 표지판에서 카툼바 케스케이즈로 내려섰다.








블루 마운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시닉 월드에서 레일웨이를 타고 제이미슨 밸리(Jamison Valley)로 내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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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4.24 1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글 읽는 내내 마지막 반전을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 해서 아쉽습니다~ 따로 찾아보니까 멋진 풍경을 간직한 공원인데 그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셔야겠어요!

    • 보리올 2018.04.25 03: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날씨 때문에 그 멋지다는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는 없었다만, 워낙 유원지 같이 꾸며놓은 곳이라 다시 가고픈 마음은 없다.



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르기로 했다. 갑자기 농담처럼 툭 던진 말에 의기투합해서 비행기 예약부터 서둘렀다. 학창 시절엔 둘이 어울려 여행도 했건만, 각자 직장을 가진 이후론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여행은 꿈도 못 꿨다. 한데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단둘이 제주도로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른다는 것이 실로 꿈만 같았다. 예전에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한라산을 오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저가항공사에서 나오는 저렴한 항공권이 있어 교통비 부담을 던 것이 한라산을 쉽게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제주에 먼저 도착한 친구가 호텔을 예약하고 렌터카를 빌려 제주공항으로 픽업을 나왔다. 아침에 차를 몰아 성판악으로 올랐다.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은 지리산, 설악산과 더불어 우리 나라 영산으로 불린다. 제주도 어느 지역에서나 그 자태를 뚜렷이 볼 수가 있다.

 

산행은 성판악에서 시작해 성판악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가기 때문에 관음사로 하산하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지만 지난 번에 비해선 한산한 편이었다. 급경사가 없는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산죽 사이를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이 내 눈엔 퍽이나 운치가 있었다. 한겨울에 속하는 2월임에도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았고 산길에 눈도 많지 않았다. 해발 1,300m를 올라가서야 겨우 눈을 밟을 수 있었다. 산행 거리는 편도 9.6km라 하루 산행으론 적당해 보였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사발면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12시 이후에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통제하는 지점이다. 우린 둘다 잘 걷는 편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눈 아래 펼쳐지는 오름과 바다를 감상하며 큰 어려움 없이 백록담에 닿았다. 백록담엔 눈이 희끗희끗 보였지만 물은 고여 있지 않았다. 백록담을 내려다보는 감동은 전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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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1.17 1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늘에 수평선이 또 하나 있던데 미세먼지때문에 흐릿흐릿한거죠? 그나저나 진달래밭 대피소에 먹는 사발면은 가격이 그저 그랬으나 추운 날씨에 먹으니까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보리올 2018.01.17 1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다. 난 미세먼지라곤 전혀 생각치 않았는데. 그냥 구름이 층을 이뤄 하늘에 또 하나의 수평선을 그었구나 했지. 진달래 대피소에선 사발면을 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

 

대전에 있는 친구들과 갑자기 용봉산 산행 약속이 잡혔다. 홍성에 이렇게 멋진 산이 있는 줄은 친구가 이야기해주기 전까진 솔직히 몰랐다. 용봉산은 해발 381m의 야트막한 산임에도 능선에 바위가 많아 산행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악 풍경은 설악산에 들어온 느낌을 주었다. 산세가 운무 사이를 휘도는 용의 형상과 달빛을 감아 올리는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 해서 용봉산으로 불린다고 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기는 하지만 말이다. 용봉초등학교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상하리 미륵불을 지나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정상에 올랐다. 정상 너머에 있는 정자 근처에서 이른 점심을 하곤 노적봉과 악귀봉, 신경리 마애석불를 거쳐 병풍바위로 돌아 나왔다. 백제 시대에 창건했다는 용봉사는 능선에서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산행에 보통 두세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우리는 꽤 오래 산에 머물렀다. 겨울철에 눈을 뒤집어 쓴 모습은 어떨까 궁금했다. 다시 오긴 쉽진 않겠지만 설산을 보러 또 한번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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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활동하는 도담산우회를 따라 영남알프스를 다녀왔다. 이번 가을에 설악산과 영남알프스는 꼭 다녀오고 싶었는데 솔직히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고등학교 친구가 회장으로 있는 도담산우회에서 무박으로 영남알프스를 간다는 것이 아닌가. 친구 몇 명이 이 산우회에서 활동하고 있어 크게 낯가림하지 않고 산우회 회원들과 어울려 멀리까지 다녀올 수 있었다. 서초구청 앞에서 밤 11시에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40여 명을 싣고 밤새 남으로 달렸다. 배내고개에 도착한 시각이 새벽 4. 한 시간 동안 라면을 끓인다고 다들 부산을 떨었다. 새벽 5시에 산행을 시작했다. 캄캄한 산길을 헤드랜턴 불빛으로 밝히며 줄을 지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각에 서너 대의 버스에서 내린 산꾼들이 서로 뒤엉켜 어느 소속인지도 모른 채 앞사람 족적을 따라 발걸음을 떼어 놓았다.

 

배내봉을 지나자 하늘이 어슴프레 밝아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출은 해발 1,069m의 간월산에서 맞았다. 운무 속에서 붉은 태양이 불쑥 나타나자 세상은 온통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에 산에서 맞는 일출이다. 난 본래 무박산행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일출은 무박산행에서만 즐길 수 있는 선물이 분명했다. 가슴 설레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청명한 하늘 아래 넓게 자리잡은 억새군락지를 둘러보며 차가운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정신이 맑아 온다. 낮게 깔린 아침 햇살을 받으며 간월재로 내려서는 길이 너무나 좋았다. 간월재에는 캠핑용 데크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어 텐트가 수십 동이나 있었다. 간월재에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아침부터 막걸리가 한 순배 돈다.

 

신불산으로 오르는 산행길이 이어졌다. 뒤를 돌아보면 간월산이 건너편에서 우릴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침엔 꽤나 붐볐던 산길이 한결 한산해졌다. 신불산은 간월산보다 좀더 높았다. 해발 1,159m로 오늘 구간에선 가장 높은 봉우리다.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신불산 정상에 올랐다. 멀리 천황산과 재약산, 가지산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 전 20대 초반의 나이에 커다란 배낭과 텐트를 지고 올라 며칠 묵었던 곳이다. 이제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영축산(해발 1,081m)에 오르면 하산만 남는다. 이리저리 휘며 돌아가는 산길에 절로 정감이 일었다. 사람들이 왜 영남알프스를 그리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알만했다. 영축산에 도착했는데도 아직 정오가 되질 않았다. 바위에 앉아 여유를 부리다가 지산마을로 내려섰다. 산우회에서 나누어준 안내문에는 오늘 산행 거리가 13.5km, 소요 시간은 7시간이라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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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이 절정일 설악산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한글날 휴일을 맞아 엄청난 행락 인파가 설악산을 향해 떠났을 것이라 생각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더구나 다음 날 해외로 나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 멀리 가기도 좀 그랬다. 그래서 대타로 정한 곳이 바로 소요산이었다. 우선 지하철로 연결이 되어 접근이 쉬웠고 행락 인파가 몰려오기 전에 아침 일찍 다녀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새벽부터 서둘러 이른 아침에 소요산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한 시간에 한 대뿐인 지하철도 시간이 꽤 걸렸다.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소요산역은 이른 시각임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그 이야긴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 방법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소요산은 경기의 소금강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산세가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요소들이 많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매월당 김시습이 여기서 소요했다 해서 소요산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하는데 그 진위는 나도 잘 모르겠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에 얽힌 이야기도 많이 내려온다.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하고 원효의 이름을 딴 원효대, 원효폭포도 있다. 요석공주가 설총을 낳아 길렀다는 별궁지도 볼 수 있었다. 소요산을 구성하는 여섯 개 봉우리 중 하나인 공주봉도 원효가 요석공주를 두고 지은 이름이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걷는 발길에 더 큰 의미가 보태졌다.

 

소요산은 해발 고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가장 높다고 하는 의상대가 해발 587m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재암을 지나 하백운대에서 능선을 타고 중백운대, 상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까지 여섯 봉우리를 모두 돌면 제법 벅찬 산행이 된다. 그렇다고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았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여섯 봉우리를 한 바퀴 돌아오면 8.2m 거리에 네 시간이 소요된다 적혀 있다. 이 네 시간은 순전히 산행에 소요되는 시간이고, 소요산역에서 일주문까지 왕복하는 시간은 별도로 잡아야 한다. 난 이 여섯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소요산의 가을 풍경을 스케치한답시고 더 여유를 부렸다. 가을이 남긴 흔적을 찾아 소요산에서 보낸 하루가 이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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