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스코샤와 뉴 브런스윅 두 개 주 사이에 펼쳐진 펀디 만은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무려 16m가 넘고 밀물 때 유입되는 바닷물이 1,000억톤이나 된다니 그 엄청난 숫자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펀디 만의 해안선은 주로 혈암과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일 두 차례씩 들고나는 엄청난 바닷물에 침식되어 아주 독특한 자연 경관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 펀디 만의 해안 지역과 구릉 지역을 합쳐 1948년 뉴 브런스윅 남부 해안에 국립공원을 지정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펀디 국립공원(Fundy National Park)이다.

 

이번 펀디 국립공원 방문은 사실 맛보기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하이킹은 뒷날로 미루고 이번에는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짧은 트레일 두 개만 걸을 생각이었다. 처음 간 곳은 카리부 플레인(Caribou Plain) 트레일. 0.5km의 루프 트레일로 공원 내에서 가장 쉬운 코스가 아닌가 싶었다. 숲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늪지를 만났다. 그 위에 판자길을 만들어 놓아 걷기는 편했다. 무스라도 한 마리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허사였다. 포인트 울프 비치(Point Wolfe Beach)도 왕복 0.6km의 짧은 코스였지만 해변까지 내려가는 트레일이라 산책에는 좋았다. 아이들이 바위에 올라 멋진 포즈도 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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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을 빠져 나와 알마(Alma)로 들어섰다. 알마는 인구 300명을 가진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원래는 고기잡이를 주업으로 하던 어촌 마을이었는데, 펀디 국립공원에 인접해 있고 펀디 만의 조수 변화를 볼 수 있는 곳이라 요즘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조수간만의 차를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이 작은 마을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바닷가를 좀 걷기로 했다. 다채로운 색칠을 한 어선들이 뭍으로 올라와 있었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배가 다시 물에 뜨는 모양이었다. 물이 빠져나간 해변을 걸으며 잠시나마 갯내음을 맡을 수 있었다.   

 

알마에서 그리 멀지 않은 케이프 인레이지(Cape Enrage)로 향했다. 915번 도로를 타고 차로 20분 정도 달렸던 것 같다. 여긴 높이 50m의 절벽 위에서 경이적인 조수 변화를 지켜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절벽 위에 조그만 등대가 하나 세워져 있다. 1838년에 세워진 것은 사라졌지만 현존하는 등대도 140년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 등대 하나에도 역사가 살아 있으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 등대에서 내려다 보는 펀디 만의 풍경이 그림 엽서의 한 장면 같았다. 하얀 등대와 푸른 하늘이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프롬머스(Frommer’s)라는 여행 안내 책자에선 이곳을 캐나다에서 가장 훌륭한 조망 중 하나로 꼽았다.

 

펀디 만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몽튼(Moncton)에서 저녁을 먹었다. 몽튼은 뉴 브런스윅 주에선 세인트 존 다음으로 큰 도시다. 얼마 전에 당일 출장으로 몽튼에 왔을 때 캐나다 친구가 파스타 잘하는 집이라고 데리고 갔던 그라피티(Graffiti)란 식당을 찾아갔다. 여긴 지중해 스타일의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데, 파스타가 괜찮다는 내 추천에 가족 모두 파스타를 주문했다. 파스타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다. 면은 주로 양끝이 펜촉처럼 비스듬히 잘린 펜네(penne)를 쓰고, 그 위에 가리비나 이탈리아 소세지, 닭가슴살을 넣은 세 종류가 전부였다. 그래도 음식을 만드는데 정성을 들인 것 같아 기분좋게 먹었다.

 

 

 

 

 

펀디 국립공원에선 아주 쉬운 코스 두 개를 택해 가족이 모두 산책에 나섰다.

 

 

 

 

 

펀디 국립공원의 동쪽 관문에 속하는 알마는 여름철이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펀디 만의 조수 변화를 체험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절벽 위에 앙증맞은 등대 하나가 서있는 케이프 인레이지 또한 펀디 만을 내려다보기 아주 좋은 곳이다.

 

 

 

 

몽튼에 있는 그라피티 레스토랑은 파스타를 잘한다고 들었다.

지난 번에 출장왔을 때 먹어본 파스타가 생각나 이 식당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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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16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다로 달려가는 마음이 가득 담긴 살아 있는 동상이네요...ㅎㅎ
    아이들이 크면서 가족여행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텐데 귀중한 시간이셨겠습니다...^^

 

세인트 존은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 주에서 가장 큰 도시다. 주도인 프레데릭톤(Fredericton)보다도 크다. 세인트 존 자체 인구는 7만 명이라 하지만 광역으로 치면 12만 명에 이른다. 이 정도 인구로 한 주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다니 우리 개념으론 이해하기 힘들다. 세인트 존은 1785년 미국 독립전쟁에 반대한 국왕파(Loyalist)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번영을 이뤘다. 그 해에만 모두 11,000명이 들어왔다고 하니 당시 인구로 따지면 엄청난 유입이다. 이 도시를 로얄리스트 시티라고 부르는 이유도, 당시 로얄리스트들의 이동 경로를 연결해 로얄리스트 트레일이라 부르는 것도 모두 이에 기인한다.

 

이 도시를 캐나다 가장 동쪽에 있는 뉴펀들랜드의 세인트 존스(Saint John’s)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도시는 이름이 비슷할 뿐, 엄연히 다른 도시다. 그래서 세인트 존 시의회에서는 1925년 세인트 존스와 혼동을 막기 위해 ‘St. John’이라 축약해 쓰지 않고 ‘Saint John’이라 표기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 혼동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마켓 스퀘어(Market Square) 인근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이 지역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았고 길거리에 세워놓은 목조상도 많았다. 마켓 스퀘어에는 또한 현대적인 쇼핑몰과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무스헤드(Moosehead)란 맥주가 생산되는 곳도 여기다. 가끔씩 마셨던 맥주가 여기서 생산된다니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처음엔 핼리팩스에서 맥주를 만들다가 1917년 핼리팩스 대폭발 이후 세인트 존으로 장소를 옮겨 무스헤드란 브랜드를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트리니티 교회를 들렀다가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멕시코 식당을 찾았다. 타코 피카(Taco Pica)란 식당이었는데, 세인트 존에선 꽤나 유명한 모양이었다. 멕시코 스타일의 내부 장식이 먼저 눈에 띄었다. ‘Where to eat in Canada’에 소개된, 그리고 2008년 프로그레스(Progress) 지에 동부 지역 최고 식당으로 선정되었다는 식당치고는 너무 한산해 보였다.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검정 콩이 들어간 타코를 시켰는데 맛있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세인트 존 도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빅 핑크(Big Pink)라 이름 붙인 핑크빛 2층 버스였다.

핑크빛 색상이 도시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것 같았다.

 

 

사람이 끄는 인력거가 도심에 등장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앙증맞은 등대 하나가 세워져 있는 워터프론트에선 마침 비치 발리볼 경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켓 스퀘어 주변엔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했다.

특히 바버스 제너럴 스토어(Barbour’s General Store)란 가게가 눈에 띄었다.

이 가게는 원래 여기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있던 건물을

1967년 캐나다 연방 탄생 100주년과 회사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곳으로 옮겨다 놓았다 한다.

 

 

마켓 스퀘어에 있는 알 하우스와 세인트 존에서 생산되는 무스헤드 맥주

 

 

 

 

 

세인트 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조각공원이었다.

약간은 해학적 분위기를 풍기는 조각상들이 도심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 맘에 들었다.

 

대화재로 소실된 트리니티 교회를 1880년에 새로 지었다고 한다. 문이 닫혀 있어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다.

 

 

 

세인트 존에서 모처럼 멕시코 음식을 먹기 위해 찾아간 타코 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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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16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두 도시를 착각했었어요...뉴 브런스윅과 뉴펀들랜드가 다른 주인지 몰랐었거든요...ㅜㅜ
    테잌어웨이도 아닌 식당이 종이컵을 쓰다니~품위없어 보이잖아요..
    한국 대도시 웬만한 동 인구도 10만이 넘을텐데요....^^

    • 보리올 2014.04.16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두 도시의 이름이 워낙 비슷해서 여기 사람들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나다에서 인구 10만이 넘는 도시는 그리 많지 않지요. 전부 50개 정도가 될 겁니다.

 

퀘벡으로 단풍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펀디 해안 드라이브의 출발점인 세인트 스티븐(St, Stephen)에 들렀다. 노바 스코샤로 돌아 가려면 2번 하이웨이를 타고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을 지나치면 되기 때문에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었지만, 펀디 해안 드라이브는 뉴 브런스윅에서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라 해서 일부러 찾아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해서 이곳 단풍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다. 이미 퀘벡에서 활짝 만개한 단풍을 보고 왔으니 웬만해서는 눈에 차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섹스(Sussex) 인근에서 울긋불긋한 단풍을 좀 보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고 대단히 아름다웠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펀디 해안 드라이브는 펀디 만을 따라 해안선을 따라 가는 드라이브 코스다. 세인트 스티븐에서 출발해 노바 스코샤와의 접경 지역에 있는 오락(Aulac)까지 장장 380km를 달린다. 미국 메인 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세인트 스티븐은 초코렛으로 유명한 곳이다. 가농 브라더스(Ganong Bros) 1873년에 설립한 초코렛 공장이 있어 캐나다 초코렛 타운이란 닉네임을 얻었다. 초코렛 박물관도 있는데 우리가 간 날이 마침 쉬는 날이었다. 170번 도로로 접어들어 여행을 시작했다.

 

세인트 앤드류스(St. Andrews)엔 고색창연한 건물이 많았다. 고래 구경을 나가는 전진기지로 유명한 곳이라 우리도 아침에 출발하는 배를 탈 생각이었다. 하지만 성수기가 지났다고 오전과 오후 각각 한 번씩으로 시간이 조정되었고, 오전 배는 이미 출항을 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오후 배를 기다리기엔 너무 시간이 늦어지는 것 같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마침 공터에 벼룩시장이 열려 한 바퀴 둘러보며 구경을 마쳤다.

 

세인트 존(St. John)에 이르기 직전, 어빙 자연 공원(Irving Nature Park) 표지판이 나타나 핸들을 꺽었다. 이 공원은 어빙 가문에서 환경 보전을 위해 세운 것으로 공원 이용은 무료다. 펀디 만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해변과 갯벌, 습지, 바위, 벼랑 등이 발달했고 그 안에 250종이 넘는 야생조류가 서식한다고 한다. 우리는 걷는 대신 차를 몰아 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야생조류는 보이지 않았고 우리 눈에 띈 것은 포큐파인과 재롱동이 다람쥐 한 마리가 전부였다. 포큐파인은 호저라 불리는 설치류인데, 온몸에 가시가 돋아 고슴도치와 비슷해 보인다.  

 

뉴 브런스윅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세인트 존으로 들어섰다. 세인트 존 강이 펀디 만으로 흘러드는 지점에 설치된 다리로 갔다. 세인트 존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리버싱 폭포(Reversing Falls)라 불리는데,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밀물이 들 때는 물이 역류하면서 폭포가 형성된다고 한다. 하루에 두 번씩 일어나는 신기한 자연 현상이다. 우린 물이 역류하는 광경까진 보지는 못하고 소용돌이 치는 물살만 보았다. 세인트 마틴스(St. Martins)부터는 산자락에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서섹스에 닿아서야 단풍이 만개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마저 보지 못했더라면 꽤나 섭섭했을 것이다. 푸른 초원에 말 두 마리가 붉은 단풍을 배경으로 풀을 뜯고 있었다. 모델 노릇을 자청한 고마운 녀석들이었다.

 

 

 

 

펀디 해안 드라이브의 기점 도시인 세인트 스티븐. 여기서 곧장 동쪽으로 달리면 된다.

초코렛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초코렛 박물관이 문을 닫아 들어가진 못했다.

 

 

해양 레포츠의 거점 도시인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고래를 구경하기 위해 아침 배를 타려고 했으나

배는 이미 출항하고 말았다.

 

디퍼 하버(Dipper Harbour)란 조그만 어촌 마을을 지났다. 벌써 겨울을 준비하는지 고깃배가 뭍으로 올라와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어빙 자연 공원은 야생조류에겐 천국이라 할만했다. 포큐파인 한 마리가 유유히 길을 건너고

다람쥐는 우리에게 다가와 재롱을 핀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동물들을 만나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밀물이 시작되면 바닷물이 들어와 거꾸로 물이 흐르면서 폭포를 형성한다는 세인트 존의 리버싱 폭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의 경이라 한다.

 

 

 

세인트 마틴스부터 단풍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서섹스에서 만난 단풍은 제법 운치가 있었다. 오렌지 색에 가까운 단풍이 야산을 불태우고 있었다.

말 두 마리가 그 앞에서 모델을 자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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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3.12.22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미횡단할 때 Fredericton 으로해서 오가느냐 세인트존 쪽 경치를 보지 못했네요. 특히 Reversing Falls 를 꼭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동부쪽을 둘러볼 기회가 있겠죠?

  2. 보리올 2013.12.22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가족 모두 세인트 존을 갔을 때 왜 리버싱 폭포를 보여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갈 기회가 또 있지 않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