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9.09.09 [캐나다 로키] 마운트 아시니보인 백패킹 ④ (2)
  2. 2015.06.22 [하와이] 칼랄라우 트레일 ② (2)
  3. 2013.08.24 크릭머 산(Mt. Crickmer) (2)

 

 

아시니보인과 함께 하루를 보내곤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하루 더 머물고 싶었지만 식량이 많지 않았다. 하산은 해발 2,395m의 원더 패스(Wonder Pass)를 경유한다. 캠핑장을 출발해 곡(Gog) 호수를 지나 원더 패스로 올랐다. 아시니보인 지역엔 옥이나 곡, 마곡 등 특이한 이름이 많다. 모두 성서 시대에 나오는 전설적인 거인들의 이름이라 한다. 대륙분수령에 속하는 원더 패스에서 다시 알버타 주로 돌아왔다. 여기가 대륙분수령이란 것을 상기시키듯 우리 진행 방향으로 먹구름이 가득했고 구름 형태도 퍽이나 요상했다. 비를 피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우비를 챙겨 입고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 속으로 씩씩하게 들어갔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것이 최선의 방법 아닌가. 그나저나 그 아름답다는 마블 호수를 제대로 보지 못 하고 종종걸음을 쳐야 하는 것이 좀 아쉬울 따름이다. 산을 오르며 걸었던 브라이언트 크릭 트레일을 만나 빅 스프링스(Big Springs) 캠핑장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밤새 비가 내렸다.  

 

마지막 날은 일정에 여유가 있었다. 배낭 무게도 많이 줄었고 트레일 기점까지 8.4km가 남아 힘들 것도 없었다. 여전히 가랑비가 내려 온몸이 젖었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도 없어 자연 걸음이 빨라졌다. 밴프 국립공원 경내를 벗어나 스프레이 밸리 주립공원으로 들어서니 트레일이 넓어졌다. 마운트 샤크 트레일 기점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우리는 50km가 조금 넘는 거리를 백패킹으로 마쳤다. 넙을 오른 거리를 더하면 60km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 길거나 험난한 코스는 아니었지만 노익장에겐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힘들단 소리 한 마디 않고 끝까지 함께 걸은 팔순의 최 회장님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안내판이 있는 기점에서 하이파이브로 재활 과정이 모두 끝났음을 알렸다. 가벼운 마음으로 캔모어를 향해 차를 몰았다. 밤새 내린 비가 산 정상부에는 눈으로 쌓여 우리의 무사 귀환을 축하해주는 것 같았다.

 

 

캠핑장에서 일출을 맞았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을 받아 아시니보인이 밝게 빛나는 듯했다.

 

 

 

마곡 호수로 내려서 호수에 비친 아시니보인 산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더 타워(The Tower)를 바라보며 원더 패스로 오르는 도중에 원더 폭포라 불리는 조그만 폭포도 만났다.

 

대륙분수령이자 주 경계선인 원더 패스에 올라 알버타 주로 되돌아왔다.

 

 

원더 패스에서 바라본 더 타워와 구름 가득한 하늘

 

 

 

마블 호수로 내려서면서 눈에 들어온 산악 풍경 또한 웅장함을 자랑한다.

 

 

그 아름답다는 마블 호수가 빗방울 사이로 시야에 들어왔다.

 

하산 중 하룻밤을 야영한 빅 스프링스 캠핑장

 

 

밴프 국립공원을 벗어나 스프레이 밸리 주립공원의 산길을 걸었다.

 

45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마운트 샤크 트레일 기점에 도착해 백패킹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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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 2019.10.23 0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로하신 분을 모시고 쉽지 않으셨을텐데.. 대단하십니다!
    멋진 트래킹 잘 봤습니다

 

칼랄라우 트레일의 끝지점인 칼랄라우 비치까진 가지 못하고 하나코아 캠핑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지금까진 우리 오른쪽을 채웠던 바다 풍경이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에서 내려다 보던 풍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니 그 위엄이 한층 더 한 것 같았다. 칼랄라우 트레일이 무척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여러 잡지에선 꽤나 위험한 트레일이라고 꼽은 적도 있다. 아웃사이드 잡지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트레일 20곳 중에 하나로 여기를 꼽았고, 백패커 잡지에선 미국 내에서 위험한 트레일 10군데 중 하나로 꼽았다. 호우가 내리면 급속히 수위를 높이는 급류를 건너야 하는 점과 7마일 지점에 있다는 벼랑이 그 주된 이유 같았다.

 

칼랄라우 트레일에는 캠핑장이 두 군데뿐이다. 중간 지점에 있는 하나코아는 당일로 들고나기에 힘이 부치는 사람들이 주로 묵는 것 같았고, 대부분은 칼랄라우 비치에 있는 캠핑장을 이용한다. 이 트레일은 워낙 인기가 많아 몇 가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이면 캠핑 허가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까닭에 허가없이 몰래 들어가는 사람도 꽤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우리도 모르고 한 일이지만 허가를 받지 않고 하나코아 캠핑장까지 다녀왔다. 2마일 지점에 있는 하나카피아이 비치까지 당일 산행하는 경우는 캠핑 허가가 필요없지만, 여기를 지나 더 깊숙히 들어가는 경우는 설사 당일 산행이라 하더라도 캠핑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뭣 모르고 그냥 들어갔는데 다행히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돌아오는 발길이 여유로웠다. 마음이 허허로운 탓인지 아까보다 야생화가 더 많이, 더 자주 보였다. 그 이름조차 알 수 없지만 하와이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었다. 하나카피아이 강을 건너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기치 못한 소나기의 빗줄기가 엄청 굵었다. 우비를 꺼내 입는다, 배낭 커버를 씌운다 일시 소동이 났다. 소나기는 15분 뒤에 그쳤다. 공기 속에 눅눅한 습기가 느껴지면서 안경엔 김이 서리고 몸에선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지금이 2월인데도 이렇게 더우면 한여름에는 이 트레일을 어찌 걷는단 말인가. 여름이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이 트레일의 가장 큰 단점은 길을 걷는 내내 조용히 상념에 잠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시로 머리 위를 날아가는 헬리콥터가 엄청난 소음을 만들기 때문이었다. 진짜 몇 분 간격으로 헬기가 연달아 나타나 소음만 남겨놓고 휙 사라져 버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가장 쉽게 나팔리 코스트를 보려는 사람들의 기고만장한 표정이 하늘에 비치는 듯 했다. 시끄러운 헬기 소리에 은근히 짜증이 일었다. 유명 관광지라 어느 정도는 감수를 해야 하겠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트레일을 걷던 사람에겐 몹시 신경이 쓰였다. 하기사 우리 같은 사람만 이 경치를 보란 법은 없으니 내가 참는 수밖에 없으리라. 어쨌든 헬기 소음은 칼랄라우 트레일에서 찾은 옥의 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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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시카 2015.07.19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 저도 하와이가서.. 저 푸르르른 바닷가에서 여유롭게 헤엄치고싶네여.. 지금 딱 저기 들어가고싶어요오 ㅠ 비오고 개는 하늘도 넘 이쁘네영

    • 보리올 2015.07.19 1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칼랄라우 비치에서 수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랍니다, 아가씨! 워낙 파도가 드세서 잘못하면 바다로 떠내려간대. 그냥 밴쿠버에 있는 바다에서 수영하시지.

 

미션(Mission) 지역의 최고봉으로 분류되는 크릭머 산은 결코 자주 찾는 산행지는 아니다. 그만큼 유명세도 떨어진다는 의미다. 해발 고도 1,359m. 산행은 왕복 17.4km 에 대략 8시간 걸린다. 등반 고도가 1,156m에 이르는 중간 난이도의 산이라 보면 된다. 1800년대 중반 이 지역에서 측량 활동을 했다는 윌리엄 크릭머(William Crickmer) 목사에게서 이름을 얻었다.

 

크릭머 산행의 가장 큰 단점은 산행로로 벌목도로를 너무 많이 걷는다는 것이다. 전체 구간 중에 마지막 1.3 km 만 빼면 전부 벌목도로로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이 벌목도로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채 방치되어 있는 것 같았다. 무자비하게 나무를 잘라 버린 벌목 현장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갈림길도 많아 길 찾기가 의외로 쉽지 않았다. 발 아래 펼쳐진 스테이브(Stave)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그나마 짜증이 가라 앉았다.

 

계곡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들어서면 산사태 지역을 지나 크릭머 산의 남서쪽 리지로 올라선다. 산행을 시작할 때부터 구름이 많더니 정상이 가까워지자 먹구름이 몰려온다. 아무래도 비를 피하긴 어려울 듯 했다. 정상에 오르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람이 거세지며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져 내렸다. 허겁지겁 철수하기에 바빠 정상 주변의 풍경도 제대로 구경할 여유가 없었다. 골든 이어스(Golden Ears) 산을 뒤편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하늘이 우릴 돕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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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8.25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에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나 이름없는 산이 없을까요...보리올님 이름을 딱!!! 붙히면 되는데~~계속 산에 오르시니 언젠가 가능할지도 모르죠...^*^

  2. 보리올 2013.08.25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캐나다에 기여한 바가 크다면 그리 될 가능성도 있겠죠. 근데 뭘 해서 그런 공을 인정받을지 묘책이 없습니다. 그냥 그림의 떡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