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버드 패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2.13 롭슨 트레킹 ❸ (2)
  2. 2013.02.11 롭슨 트레킹 ❶ (2)

 

하루 일정으로 스노버드 패스(해발 2,423m)를 다녀 오기로 했다. 롭슨 패스뿐만 아니라 스노버드 패스 또한 대륙분수령에 위치한다. 미리 공지한 출발 예정 시각을 넘겼음에도 일행들 행동이 꿈뜨다. 롭슨 풍경에 취해 움직임이 더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해발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웅장한 산세에 빙하와 호수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이 캐나다 로키의 매력이다. 폭포도 많고 나무와 숲도 많다. 야생 동물과 야생화도 물론 많이 만난다. 이 모두가 대자연이 살아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니겠는가.

 

야영장에서 스노버드 패스까지는 왕복 22km로 꼬박 하루가 걸리는 거리다. 고도도 다시 770m를 올려야 한다. 패스로 오르는 내내 롭슨 정상에서 흘러내린 롭슨 빙하를 바라볼 수 있었고, 재스퍼 국립공원에 속하는 산봉우리와 콜맨(Coleman) 빙하도 조망할 수 있었다. 우리들 눈길을 주는 곳마다 장엄한 풍경이 펼쳐지니 절로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무거운 등짐을 지고 산에 오른 사람에게만 자연이 선사하는 보상 아니겠는가. 머무를 수 있다면 한없이 이 자리에 머무르고 싶었다.

 

이상하게 일행들 길이 엇갈리면서 한 대장을 포함한 몇 명이 뜻하지 않게 롭슨 빙하로 올라가 버렸다. 그들은 짜릿한 모험을 즐겼다 했지만 그들이 걸어가는 방향에 검은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를 본 사람은 무척이나 가슴을 졸여야 했다. 빙하에서 빨리 나오라 손짓 발짓하며 소리지를 뿐 달리 방도가 없었다. 마치 롭슨 정상까지 치고 올라갈 기세로 빙하를 걷던 일행들이 다행히도 빙하 옆 모레인 지역을 치고 올라와 일행들과 합류했다. 그 위험한 크레바스를 용케 피해 안전하게 올라온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스노버드 패스. 하지만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드세게 불어오는 바람은 그런대로 참을만 했지만 롭슨 정상을 뒤덮었던 검은 비구름이 우리를 향해 몰려오는 것을 보고는 하산을 서둘렀다. 구름이 덮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르던지 순식간에 시야도 엉망으로 변했다. 결국은 후두둑거리며 쏟아지는 빗방울을 온몸으로 맞으며 산을 내려와야 했다.  

 

롭슨 패스 야영장에서 하룻밤을 더 묵었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늦은 밤까지 이야기가 꼬리를 물었다. 사실 힘들게 올라와서 3일을 야영하고 산을 내려가려니 일정이 너무 짧다는 느낌이다. 좀 억울하기도 했다. 이런 곳이라면 신선처럼 머물며 일주일, 아니 한 열흘은 세월아, 네월아를 불러야 하는데 말이다. 달이 떠올라 하늘을 밝힌다. 이런 밤이면 어김없이 술이 생각나는지 누군가 배낭에서 숨겨놓은 위스키를 꺼내왔다. 자연에 취하고 술에 취하는 밤이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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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영숙 2014.01.14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에 취하고 술에 취한다, 멋진 말씀,
    Mt. ROBSON에 BACKPACKING한지도 5,6년 된듯,
    세월은 쉬지아니하고 흘러 흘러 가네여,
    강추할만한 아름다운곳, 저의 처음진 등짐, BACKPACKING 경험 살려
    WEST COAST TRAIL 도 다녀오고, 정말이지 출세한게 모두, BORIOL의 덕분에,,,
    감사,감사드립니다.

  2. 보리올 2014.01.14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이 참 빠릅니다. 회장님과 롭슨 산의 버그 호수에 갔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몇 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그 산행 기록도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롭슨(Robson) 트레킹에 나선 일행은 모두 12. 한국에서 온 열 명과 캐나다 현지에서 합류한 두 명이 무거운 배낭을 지고 백패킹(Backpacking)에 나선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한왕용 대장의 클린 마운틴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 베테랑 산악인들이라 야영 장비와 취사구를 짊어지고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캐나다 로키에선 모든 것을 우리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 히말라야처럼 포터가 있어 짐을 날라다 주는 것도 아니고 산속에 숙소나 식당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굳이 문명의 도움을 받겠다면 헬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비싸기도 하고 우리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원래는 무스 리버 루트(Moose River Route) 4 5일에 걸쳐 돌려고 했다. 이 루트는 공원 당국에서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트레일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나 해서 전화로 미리 롭슨 주립공원 레인저에게 산길 상태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강을 건너야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수심이 깊다고 해서 걱정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로프와 안전벨트를 준비해 길을 나섰다. 장대비를 헤치며 무스 리버 루트 입구에 섰지만 선뜻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일단 롭슨 주립공원 관리사무소로 가서 강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절충을 했다.

 

우리가 만난 레인저는 그 루트는 위험하다고 펄쩍 뛴다. 어느 정도 수위길래 그러냐고 물었더니 손바닥을 펼쳐 턱밑에 댄다. 그 정도면 어느 누구도 갈 수가 없지. 올봄 날씨가 너무 추웠기 때문에 겨울에 내린 눈이 지금에서야 왕성하게 녹고 있고, 7월 같지 않게 며칠간 줄기차게 비가 내려 수위가 급격히 늘었단다. 거기에 눈 녹은 물이라 차갑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사족을 달았다. 아쉽지만 무스 리버 루트를 포기하고 코스를 바꿔 버그 호수 트레일(Berg Lake Trail)을 거슬러 올라 대륙분기점에 있는 스노버드 패스(Snowbird Pass)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코스를 바꾼 것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 결정이었다. 야영 장비와 취사 도구, 식량을 가득 넣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버그 호수 트레일을 왕복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았다. 산행 기점에서 버그 호수까지는 편도 21km. 고도는 780m를 높인다. 여기서 우리가 묵을 롭슨 패스까지는 평지같은 길을 걸어 2km를 더 가야 한다. 그래서 첫 날은 11km 지점에 있는 화이트혼 야영장에서 묵기로 했다. 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지체한 탓에 출발이 늦기도 했지만 궂은 날씨와 배낭 무게를 감안해 무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해발 3,954m의 롭슨 산은 캐나다 로키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다. 해발 고도로만 따진다면 히말라야 고봉들과 견줄 수는 없지만, 거의 3,000m에 가까운 수직 절벽을 가지고 있어 롭슨은 아무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다. 주차장에서 롭슨 강을 건너면 바로 트레일이 나타난다. 이 트레일은 캐나다 로키에서도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야영하는 경우에 말이다.  

 

요란하게 굉음을 내며 흐르는 롭슨 강을 따라 키니(Kinney) 호수로 올랐다. 무척 아름다운 호수다. 롭슨 서쪽 사면에서 굴러 떨어진 돌들이 물을 막아 호수가 되었다. 키니 호수를 지나면 조금씩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롭슨 강을 건너는 다리도 몇 개 건넜다. 한 번에 한 명만 건너라는 출렁다리를 이용해 강을 건너면 우리가 첫 야영을 할 화이트혼(Whitehorn)이다. 누군 텐트를 치고 누군 밥을 짓는다, 장작을 팬다 일행들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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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3.02.11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롭슨 가보진 않았지만 사진만으로도 굉장히 멋있어요.

  2. 보리올 2013.02.12 0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 산행을 따라 나서면 언젠가 이런 풍경을 보러 롭슨 산에 갈 기회가 있지 않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