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또 다른 산행지인 포비든 플래토(Forbidden Plateau)를 찾았다. 스키장이 하나 있어 사람들이 꽤나 붐비는 지역이다. 이곳은 같은 주립공원 안에 있지만 버틀 호수와는 진입로가 완전히 다르다. 버틀 호수는 골드 리버(Gold River)로 가는 28번 하이웨이에서 진입하지만, 포비든 플래토는 쿠트니(Courtenay) 근처의 19번 하이웨이에서 마운트 워싱턴 리조트(Mount Washington Resort) 방향으로 들어서야 한다. 이곳은 밴쿠버 아일랜드 산맥의 동쪽 사면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알버트 에드워드 산(Mt. Albert Edward)과 워싱턴 산(Mt. Washington) 사이에 있는 구릉지대를 일컫는 포비든 플래토 안에는 꽤 많은 호수와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어 찾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산 속에 야영할 수 있는 캠핑장도 세 갠가 있어 백패킹을 즐길 수도 있다.

 

산행은 레이븐 로지(Raven Lodge) 부근에 있는 파라다이스 메도우즈(Paradise Meadows) 기점에서 시작했다. 해발 1,8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고즈넉한 호수를 지나고 초록색으로 빛나는 초원지대를 가로지르는 쉬운 산행이었다. 헬렌 멕켄지 호수(Lake Helen MacKenzie)를 거쳐 콰이 호수(Kwai Lake)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에는 레이디 호수(Lady Lake)와 배틀쉽 호수(Battleship Lake)를 지났다. 마지막으로 파라다이스 메도우즈 루프 트레일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하루 산행을 마무리했다. 몇 개의 트레일을 묶어 우리가 걸은 거리는 모두 17km가 되었고, 산행 시간은 7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산행 자체는 퍽이나 여유로웠고 시원한 풍경이 펼쳐져 잠시도 지루하지가 않았다. 더구나 초록색으로 덮인 산길이나 초원 외에도 푸른 호수까지 무시로 나타나 마음 속 근심거리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느낌이 아주 좋은 산행이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밴쿠버 아일랜드는 굉장히 큰 섬이다. 그 크기가 우리 남한의 1/3에 이르고 남북으로의 길이가 460km나 되니 이것이 과연 섬인가 싶다. 세계에서 43번째로, 캐나다에선 11번째로 크다고 한다. 이 섬 안에 해발 2,000m가 넘는 고봉이 무려 13개가 된다. 그 중심에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도 스트라스코나에서 산행지를 찾으려 한 것이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버틀 호수(Buttle Lake)와 포비든 플래토(Forbidden Plateau) 지역이다. 첫 산행지론 버틀 호수 남단에 있는 필립스 리지 트레일(Phillips Ridge Trail)을 골랐다. 우리 일행 중에는 나이가 팔순에 이른 노익장도 있어 길이 험하거나 코스가 긴 트레일은 무리라는 판단에서 나름 신중하게 고른 것이었다. 등반고도 800m가 좀 높다 싶었지만 산행 거리는 왕복 12km로 길지 않아 망설임이 별로 없었다.

 

공원에서 배포하는 안내서에는 이 코스를 걷는데 왕복 8시간이 소요된다고 해서 속으로 설마 했다. 아무리 가파르다고 해도 12km 거리에 어떻게 8시간이나 걸리나 싶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산길을 지그재그로 만들어놓아 경사가 가파르긴 해도 그리 힘이 들진 않았다. 그래도 무척이나 지루했다. 가도가도 끝이 나오질 않고 시원한 조망조차 트이질 않았다. 결국 우리 목적지인 필립스 리지까지도 오르지 못하고 아니카 호수(Arnica Lake) 뒤편에 있는 캠핑장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베이글로 허기를 때우곤 아쉽지만 하산을 서둘렀다. 필립스 리지에 오르면 해발 2,200m에 이르는 밴쿠버 아일랜드 최고봉, 골든 힌데(Golden Hinde)가 보인다고 해서 잔뜩 기대를 품고 왔는데 말이다. 산을 내려오면서 왕복 12km라는 공원측 거리 정보가 아무래도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은 캠벨 리버에서 골드 리버로 가는 28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25km 정도 달리면 만난다. 우리 남한의 1/3 크기에 버금가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 1911년에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선 첫 주립공원이란 영광을 안았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주립공원으로도 통한다. 해발 2,000m가 넘는 험봉과 그 안에 자리잡은 호수들, 울창한 수림이 어우러져 뛰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그 동안 산과 호수, 숲이 어우러진 경치를 많이 보아온 탓에 이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풍경이 대단한 절경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렇게 뛰어난 자연 환경을 자랑하면서도 한적한 곳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도 호젓함을 찾아 여기까지 왔고 공원 안에서 캠핑을 하며 몇 군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면 아무래도 버틀 호수(Buttle Lake)와 포비든 고원(Forbidden Plateau)이라 할 것이다. 이 두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가 놓였고 편의시설이 있어 사람들 발길이 미칠 뿐이지, 다른 지역은 아직도 개발의 손길이 그다지 미치지 않았다. 그 길이가 무려 23km에 이르는 버틀 호수는 낚시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고, 포비든 고원 지역엔 스키장이 들어서 있어 스키 인파가 많이 찾는다. 두 곳 모두 고산을 품고 있어 산을 좋아하는 하이커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공원 안에 자동차로 진입할 수 있는 캠핑장이 두 군데 있는데, 우리는 버틀 호수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우선 공간이 넓어 마음에 들었고 호수가 가까워 좋았다. 최근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탓에 캠핑장에서 캠프 파이어는 일체 금하고 있었다.

 

버틀 호수 가장 남단에 있는 산행 기점으로 가기 위해 호숫가를 따라 차를 타고 달렸다. 중간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를 부렸다. 하늘 높이 솟은 봉우리와 푸른 호수, 울창한 나무가 어우러져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었다. 호숫가에는 베어 낸 통나무의 아래쪽 굵은 부분만 남아 있는 현장이 몇 군데 눈에 띄었다. 호숫가에 웬 벌목 현장인가 싶었다. 해질녘 어스름한 분위기에 그 밑동부리가 만드는 풍경도 나름 괜찮았다. 조금은 단조로운 호수 풍경에 밑동부리가 일종의 변화를 주었다고나 할까. 캠핑장에서 버틀 호수로 연결되는 짧은 트레일을 10여분 걷는 것도 너무 좋았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또 다른 축인 포비든 고원 지역은 스키장 시설이 가까워 산행지 외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버틀 호수를 따라 난 도로를 달리며 잠시 차를 세우고 길가에서 찍은 버틀 호수의 풍경.

 

 

 

버틀 호수의 남쪽 끝에서 벌목 현장을 만났다.

 

 

캠핑장에서 버틀 호수로 연결되는 비치 트레일(Beach Trail)을 걸어 호수로 나갔다.

 

 

 

 

 

 

 

 

버틀 호수의 북단에서 남쪽을 바라본 풍경. 고즈넉한 분위기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밴쿠버 아일랜드(Vancouver Island)로 가는 BC 페리에 올랐다. 웨스트 밴쿠버(West Vancouver)의 홀슈베이(Horseshoe Bay)에서 나나이모(Nanaimo)로 가는 배를 탄 것이다. 여름철 성수기로 들어선 때문인지 선상에는 여행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갑판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해안산맥(Coast Mountains)의 웅장한 자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난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저건 하비(Harvey) 산이고 그 옆엔 브룬스윅(Brunswick) , 그리고 저건 해트(Hat) . 봉우리 하나씩을 찍어 이름을 맞혀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약 한 시간 반을 달려 나나이모에 도착해 장을 보았다. 첫날은 코목스(Comox)에 있는 지인 집에서 신세를 지지만 나머지 3일은 캠핑을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19번 하이웨이 상의 퀄리컴 비치(Qualicum Beach)에서 4번 하이웨이로 갈아탔다. 예전에 토피노(Tofino)로 가기 위해 몇 번 지났던 길이라 낯설지는 않았다. 우리의 목적지는 맥밀런 주립공원(MacMillan Provincial Park) 안에 있는 커시드럴 그로브. 퀄리컴 비치에서 서쪽으로 25km 지점에 위치한다. 카메론 호수(Cameron Lake) 남서쪽에 자리잡은 커시드럴 그로브는 수 백 년 묵은 고목으로 우거진 숲이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난 트레일은 난이도가 거의 없어 설렁설렁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도 좋았다. 4번 하이웨이가 그 숲을 반으로 동강내며 가로지르기 때문에 한쪽을 먼저 보고 길을 건너 다른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캐나다 CBC 텔레비전에서 2007년에 캐나다 7대 불가사의를 투표에 부쳐 선정하였는데, 이곳이 그 일곱 군데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상위권에 들었던 곳이라 했다.

 

하이웨이 남쪽은 더글러스 퍼(Douglas Fir)가 주종인 숲이 펼쳐졌다. 리빙 포레스트(Living Forest) 트레일과 빅 트리(Big Tree) 트레일로 불리는 짧은 트레일이 있었다. 세 사람이 나무 줄기를 둘러싸도 닿지 않을 정도의 둘레니 도대체 몇 년이나 자란 것인지 궁금했다. 빅 트리 트레일에는 높이가 75m, 둘레가 9m가 넘는 수령 800년 묵은 나무도 있었다. 하이웨이 북쪽에 있는 숲은 더글러스 퍼보다는 웨스턴 레드 시더(Western Red Cedar)가 많았다. 올드 그로스(Old Growth) 트레일을 한 바퀴 돌았다. 나무 껍질로 만든 올빼미를 나무에 걸어놓아 방문객을 즐겁게 했다. 대단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강풍에 넘어진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내놓고 누워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워낙 강수량이 풍부한 지역이라 나무가 뿌리를 깊이 내릴 필요가 없어 그리 심하지 않은 폭풍에도 쓰러지는 나무가 많은 까닭이다.

 

코목스로 올라가면서 도중에 누굴 만나러 로이스턴(Royston)을 들렀다.  19A 하이웨이 상에 있는 조그만 마을인데, 바다를 끼고 있어 잠시 바닷가를 걸었다. 잔잔한 바다 건너편으로 캐나다 본토에 해당하는 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가 시야에 들어왔다. 울퉁불퉁한 봉우리들이 우리에게 손짓을 하는 듯 했다. 코목스 지인 집에 짐을 풀었다. 주인장이 준비한 저녁을 먹곤 산책에 나섰다. 이 집으로 최근에 이사를 왔는데 골프장 안에 주택들이 들어서 있어 조경도 훌륭했지만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Strathcona Provincial Park) 안에 있는 코목스 빙하가 한 눈에 들어와 가슴을 설레게 했다.

 

 

홀슈베이에서 나나이모로 가는 BC 페리에 올랐다.

 

 

 

 

 

 

 

 

 

 

 

 

 

오래된 전나무와 삼나무가 가득한 커시드럴 그로브를 산책하는 것은 일종의 성지순레 같았다.

 

 

로이스톤 바닷가를 거닐며 바다 건너 선샤인 코스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해질녘 코목스 골프장에서 바라본 코목스 빙하.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