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은 캠벨 리버에서 골드 리버로 가는 28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25km 정도 달리면 만난다. 우리 남한의 1/3 크기에 버금가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 1911년에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선 첫 주립공원이란 영광을 안았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주립공원으로도 통한다. 해발 2,000m가 넘는 험봉과 그 안에 자리잡은 호수들, 울창한 수림이 어우러져 뛰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그 동안 산과 호수, 숲이 어우러진 경치를 많이 보아온 탓에 이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풍경이 대단한 절경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렇게 뛰어난 자연 환경을 자랑하면서도 한적한 곳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도 호젓함을 찾아 여기까지 왔고 공원 안에서 캠핑을 하며 몇 군데 산행을 하기로 했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면 아무래도 버틀 호수(Buttle Lake)와 포비든 고원(Forbidden Plateau)이라 할 것이다. 이 두 지역을 중심으로 도로가 놓였고 편의시설이 있어 사람들 발길이 미칠 뿐이지, 다른 지역은 아직도 개발의 손길이 그다지 미치지 않았다. 그 길이가 무려 23km에 이르는 버틀 호수는 낚시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고, 포비든 고원 지역엔 스키장이 들어서 있어 스키 인파가 많이 찾는다. 두 곳 모두 고산을 품고 있어 산을 좋아하는 하이커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공원 안에 자동차로 진입할 수 있는 캠핑장이 두 군데 있는데, 우리는 버틀 호수 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 우선 공간이 넓어 마음에 들었고 호수가 가까워 좋았다. 최근에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탓에 캠핑장에서 캠프 파이어는 일체 금하고 있었다.
버틀 호수 가장 남단에 있는 산행 기점으로 가기 위해 호숫가를 따라 차를 타고 달렸다. 중간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를 부렸다. 하늘 높이 솟은 봉우리와 푸른 호수, 울창한 나무가 어우러져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었다. 호숫가에는 베어 낸 통나무의 아래쪽 굵은 부분만 남아 있는 현장이 몇 군데 눈에 띄었다. 호숫가에 웬 벌목 현장인가 싶었다. 해질녘 어스름한 분위기에 그 밑동부리가 만드는 풍경도 나름 괜찮았다. 조금은 단조로운 호수 풍경에 밑동부리가 일종의 변화를 주었다고나 할까. 캠핑장에서 버틀 호수로 연결되는 짧은 트레일을 10여분 걷는 것도 너무 좋았다. 스트라스코나 주립공원의 또 다른 축인 포비든 고원 지역은 스키장 시설이 가까워 산행지 외에는 별다른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버틀 호수를 따라 난 도로를 달리며 잠시 차를 세우고 길가에서 찍은 버틀 호수의 풍경.
버틀 호수의 남쪽 끝에서 벌목 현장을 만났다.
캠핑장에서 버틀 호수로 연결되는 비치 트레일(Beach Trail)을 걸어 호수로 나갔다.
버틀 호수의 북단에서 남쪽을 바라본 풍경. 고즈넉한 분위기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밴쿠버 아일랜드] 나나이모(Nanaimo) (2) | 2016.09.12 |
---|---|
선샤인 코스트(Sunshine Coast) (6) | 2015.08.10 |
[밴쿠버 아일랜드] 골드 리버(Gold River) (0) | 2015.08.06 |
[밴쿠버 아일랜드] 캠벨 리버(Campbell River) (0) | 2015.08.04 |
[밴쿠버 아일랜드] 커시드럴 그로브(Cathedral Grove) (0) | 2015.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