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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우에하

산티아고 순례길 16일차(아르카우에하~ 비야단고스 델 파라모) 레온(Leon)으로 입성하는 날이다. 알베르게에서 차려준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성의 없이 차려진 아침상이라 그런지 대부분 커피 외에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나만 주어진 양을 충실히 먹어 치웠다. 어젯밤 코를 심하게 골았던 아가씨가 자기 때문에 잠을 설쳤으면 미안하다고 일행들에게 사과를 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버릇 때문에 잠을 자면서도 얼마나 신경이 쓰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카우에하를 빠져 나오는데 여명이 시작되었고 레온 외곽의 공장지대를 지날 즈음 해가 떠올랐다. 일출은 그리 거창하진 않았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레온으로 들어섰다. 상업 지역을 지나 한참을 걸어야 도심에 닿을 수 있었다. 레온도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대도시답게 중세풍의 건물들이 아름다웠고 대성당을 비롯해 볼..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15일차(베르시아노스 델 카미노~아르카우에하) 오전 6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한다고 해서 부지런히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한국인 모녀만 앉아 있었다. 테이블 위에 빵과 비스켓, 주스, 커피 등이 놓여 있었다. 이것으로 배를 채우긴 힘들지만 여기선 대부분 이렇게 아침을 때운다. 출발 준비를 끝내고 7시 15분 알베르게를 나섰다. 밖은 깜깜했다. 어느 정도 날이 밝기를 기다릴까 했지만 한국 모녀가 먼저 출발하기에 나도 덩달아 따라 나섰다. 헤드랜턴을 밝히고 30분쯤 함께 걷다가 작별 인사를 하곤 앞으로 나섰다. 여명도, 일출도 그저 그랬다. 해가 솟은 직후에 엘 부르고 라네노(El Burgo Ranero)에 도착했다. 부드러운 햇살이 산 페드로 성당 종탑을 비춘다. 종탑엔 새들이 지은 집이 몇 채 남아 있었다. 성당 주변으로 떼지어 날아다니는 비둘기들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