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쏘프라

산티아고 순례길 8일차(아쏘프라~빌로리아 데 리오하) 오늘도 아침으로 인스턴트 해장국에 면을 넣어 수프를 끓였다. 대전에서 온 의사 부부를 불러 함께 식사를 했다. 너무 허접한 음식으로 아침을 대접한 것 같아 마음이 좀 찜찜했다. 두 사람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겠다 해서 나만 먼저 출발했다. 어둡던 하늘이 점점 밝아온다. 산티아고를 향해 정서 방향으로 걷기 때문에 늘 뒤에서 해가 돋는다. 긴 그림자 하나를 내 앞에 만들어 놓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청명한 가을 날씨를 보여줬고, 길가에 자라는 풀잎이나 꽃망울엔 밤새 서리가 내려 하얀 옷으로 갈아 입었다. 손이 너무 시려 처음으로 장갑을 껴야만 했다. 이렇게 맑은 날씨에 판초 우의를 걸친 한국인을 한 명 만났다. 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여섯 번이나 왔다고 하는 그는 목례만 하곤 뚜벅뚜벅 길을 재촉한다... 더보기
산티아고 순례길 7일차(로그로뇨~아쏘프라) 인스턴트 미역국에 가는 면을 넣어 따끈한 수프를 끓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을 수 있다니 감격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너무 사치스럽단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바게트에 버터를 발라 먹는 것보단 속이 든든했고 돈도 적게 들었다. 알베르게를 나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산티아고 성당 앞을 지나는데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어놓은 것이 아닌가.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제단 장식이 다른 성당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중앙 제단에 있는 산티아고 상은 그렇다 쳐도 그 아래에 대문 모양의 장식은 무엇이고, 왼쪽 제단에 있는 저 신기한 문양은 또 뭐란 말인가. 외계인이 만든 디자인이 이럴까 싶었다. 로그로뇨는 대도시답게 도심을 빠져나오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외곽에 있는 공장지대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