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바 스코샤 북서부 해안을 돌아본다. 이 지역엔 프랑스계 아카디아인들이 사는 마을들이 많았다. 101번 하이웨이를 타고 딕비(Digby)를 향해 북서쪽으로 차를 몰았다. 벨리보 코브(Belliveau Cove)로 가는 길목에 오래된 제재소가 있다고 해서 뱅고르(Bangor)에 잠시 들렀다.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강물을 이용해 터빈을 돌렸다고 한다. 노바 스코샤 서부 지역에 많이 분포했던 제재소 가운데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보전하고 있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고 있다. 이런 사소한 유물까지 정성껏 보존하는 노력에 찬사가 절로 나왔다. 벨리보 코브는 돌로 방파제를 쌓는 대신 나무를 에둘러 선착장을 만들어 놓았다. 그 위에 판자로 길을 만들어 산책하기에 아주 좋았다. 펀디 만(Bay of Fundy)의 엄청난 조수간만의 차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좋은 곳이었다.

 

딕비에 닿기 전에 잠시 들른 길버츠 코브(Gilberts Cove)는 딕비 카운티에 속하는 조그만 어촌 마을이었다. 갈색 지붕에 하얀 몸통을 가진 작은 등대가 바닷가에 세워져 있었다. 내 눈엔 그리 아름답지 않았으나,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은 등대란 닉네임이 붙었다고 해서 시선이 한번 더 갔다. 딕비는 인구 2,100명을 가진 꽤 큰 어촌 마을이다. 대서양 특유의 아름다운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딕비는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크다는 펀디 만에 붙어있고, 우리나라에서 가리비라 불리는 스캘럽(Scallop) 외에도 랍스터와 홍합이 이 지역 특산물로 많이 난다. 2004년부터 워프 래트 랠리(Wharf Rat Rally)라는 모터 사이클 대회가 열려 이 기간엔 25,000여 대의 모터사이클이 몰려오기도 한다. 또한 여기서 뉴 브런스윅(New Brunswick) 주의 세인트 존(Saint John)까지 운행하는 페리도 있다.

 

 

 

 

19세기에 세워진 제재소도 역사 유물로 소중하게 보존하고 있는 뱅고르

 

 

 

세인트 메어리스 만(St. Mary’s Bay)에 자리잡은 벨리보 코브는 한때 조선업으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은 등대가 있다는 길버츠 코브는 사람이 없어 한적하기 짝이 없었다.

 

 

 

 

다채로운 색상을 사용하여 도심을 밝게 꾸민 딕비의 거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딕비 중심지 워터 스트리트(Water Street)에 세워진 참전비엔 한국전쟁도 언급되어 있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스캘럽과 랍스터가 많이 잡히는 딕비는 어업 전진기지로도 꽤 유명하다.

 

 

딕비에서 나는 스캘럽을 맛보기 위해 찾아간 펀디 레스토랑. 규모에 비해선 요리는 좀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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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봉이아빠요리 2020.09.03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으로만 봐도 이국적인 냄새가 가득하네요 . 잘 보고 갑니다.

 

핼리팩스(Halifax)에서 야머스(Yarmouth)까지 노바 스코샤의 남해안을 따라 굽이치는 585km 시닉 드라이브 코스를 등대 루트(Lighthouse Route)라 부른다. 여러 개의 도로를 연결했지만 가장 주된 도로는 3번 도로(Trunk 3)라 보면 된다. 등대 루트 끝자락에 있는 배링턴(Barrington)에 닿았다. 꽤 넓은 지역에 어촌 마을 몇 개가 들어서 있는 도시로 인구는 7,000명이나 되어 규모가 제법 컸다. 해안선이 복잡해 바다가 무시로 육지를 드나든다. 이 지역에서 랍스터가 많이 잡히는지 그들 스스로 배링턴을 캐나다 랍스터 수도(Lobster Capital of Canada)라 부른다. 처음 듣는 소리였지만 랍스터가 정말 많이 잡히는 모양이었다. 마을을 벗어난 바닷가에 하얀 몸통과 빨간 지붕을 한 등대 하나가 홀로 바다를 지키고 있었다.

 

야머스(Yarmouth)를 들르지 않고 케이프 포추 등대(Cape Forchu Lightstation)로 바로 갔다. 304번 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된다. 노바 스코샤에선 페기스 코브 등대(Peggy’s Cove Lighthouse)와 더불어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다. 특히 등대 사진 촬영지로 알려져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잦다. 바닷가 바위 위에 가늘고 길게 솟은 등대는 다른 지역의 등대와는 그 형태가 사뭇 다르다. 케이프 포추 등대는 1840년부터 불을 밝히기 시작했지만, 원래 등대는 1961년 허물고 1962년에 이 등대를 새로 세웠다고 한다. 야머스로 돌아오면서 작은 어촌 마을인 야머스 바(Yarmouth Bar)를 잠시 들렀다. 크지 않은 어항엔 어선 몇 척과 랍스터 통발이 쌓여 있었다.

 

야머스는 1604년 사무엘 드 샹플렝(Samuel de Champlain)이 다녀간 역사적 도시다. 샹플렝은 캐나다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캐나다를 초기에 탐사한 사람으로 유럽 사람들의 발길을 잇게 만든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케이프 포추도 그가 지은 이름이다. 야머스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엔 프랑스계가 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는데, 1759년 매사추세츠의 야머스에서 로얄리스트(Loyalist)들이 건너와 1761년에 도시를 설립했다. 2011년에 도시 설립 250주년을 맞이했으니 캐나다에선 역사가 꽤 긴 편이다. 야머스란 이름도 그들이 살던 매사추세츠에서 가져왔다. 아카디아인과 로얄리스트가 섞여 살게 된 것이다. 인구는 6,700명으로 노바 스코샤에선 결코 작은 도시는 아니다. 한때는 미국 메인 주로 연결되는 페리가 있었으나 이용객이 적어 운항이 중지되었다. 도심으로 들어가 역사와 전통이 묻어나는 오래된 건물들을 구경하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겼다.

 

 

노바 스코샤 등대 루트를 달리다 보면 아직도 바닷가엔 많은 등대가 남아 바다를 지키고 있다.

 

 

 

 

 

랍스터가 많이 잡히는 배링턴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인구는 꽤 많은 편이었다.

 

 

 

 

특이한 형상을 지닌 등대로 유명한 케이프 포추는 페기스 코브와 더불어 노바 스코샤 등대를 대표하는 곳이다.

 

 

 

 

야머스와 케이프 포추 사이에 있는 야머스 바는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야머스는 프랑스계 아카디아인과 미국에서 건너온 로얄리스트가 공존하며 살아온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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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29 1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핼리팩스(Halifax) 남서쪽 해안의 대표적인 소도시 두 군데, 루넨버그와 페기스 코브는 앞에서 별도로 포스팅을 했으니 여기선 생략하도록 한다. 104번 하이웨이를 타고 루넨버그를 지나 리버풀(Liverpool)에 닿았다. 영국에 있는 리버풀과 이름이 같다. 퀸스 카운티(Queens County)에 속하는 리버풀은 인구 2,600명을 가진 중간 크기의 도시다. 17세기 프랑스계 아카디아인들이 개척한 곳이지만 영국계가 그들을 추방하고 도시를 건설했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을 위해 싸운 충성파(Loyalist)가 이주해오면서 발전을 했다. 18~19세기엔 조선업으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민간 소유지만 정부로부터 적국 선박을 공격해 나포할 권리를 인정받은 사나포선으로도 리버풀은 유명하다. 머지 강(Mersey River)을 따라 좀 걷고는 포트 포인트 등대(Fort Point Lighthouse)도 둘러보았다. 현지 주민의 추천을 받아 레인스 프라이버티어 인(Lane’s Privateer Inn)에 있는 식당에서 조갯살 요리로 식사를 했다. 노바 스코샤의 맛집(Taste of Nova Scotia) 가운데 하나였다.

 

남서쪽으로 차를 몰아 도착한 도시는 쉘번(Shelburne)이었다. 처음엔 포트 로즈웨이(Port Roseway)로 불리다가 17835천 명의 로얄리스트가 정착하면서 쉘번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당시엔 규모가 제법 있었으나 지금은 인구 2천 명의 소도시에 불과하다. 세월을 머금은 퇴락한 건물들을 통해 한때 조선업으로 번영을 구가했던 쉘번의 과거 영화를 유추할 수 있었다. 데미 무어가 주연한 영화, <주홍글씨>가 여기서 촬영되기도 했다. 그 로케이션이었던 도크 스트리트(Dock Street)는 오래된 건물들로 가득했고 나름 우아한 모습을 갖춘 옛 주택도 눈에 띄었다. 워터 스트리트(Water Street)의 로얄리스트 인이란 호텔에 있는 로즈 앤 그리폰(Rose & Griffon)을 찾았다. 여기도 노바 스코샤의 맛집이라 했다. 깔끔한 테이블 세팅이나 유리 장식, 목각으로 만든 여인상이 인상적이었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의 스페셜 메뉴인 아이리쉬 스튜(Irish Stew)를 시켰더니 부드러운 양고기가 스튜 형태로 요리되어 나왔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서 양도 적당했다.

 

리버풀을 관통해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강도 영국 리버풀의 머지 강 이름을 따서 동일한 이름으로 불린다.

 

 

 

 

 

리버풀 외곽에 있는 포트 포인트 등대는 1832년에 세워져 1954년까지 100년 넘게 사용하곤 현재는 박물관과 기념품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리버풀의 레인스 프라이버티어 인에 있는 로컬 식당에서 해산물로 점심을 해결했다.

 

 

 

 

 

 

 

로얄리스트에 의해 조선업으로 발전한 쉘번엔 당시의 영화를 보여주듯 아름다운 가옥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쉘번에 있는 로얄리스트 인(Royalist Inn)의 로즈 앤 그리폰에서 아이리쉬 스튜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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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군 2020.08.24 2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시의 집들이 소소하게 색깔들도 예쁘내요.

    저런곳에서 느긋하게 하루하루 차한잔과 책을 보면서 지내고 싶내요.

 

아나폴리스 밸리(Annapolis Valley)가 마이너스(Minas) 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점에 울프빌(Wolfeville)이란 마을이 있다. 인구 4,200명을 가진 도시로 아나폴리스 로얄 동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져 있다. 포도 재배에 적합한 기후 조건를 지니고 있어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많은 지역이다. 1838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아카디아 대학교(Acadia University)도 이 마을에 있다. 하지만 울프빌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아무래도 그랑프리(Grand Pre) 역사 유적지가 아닌가 싶다. 이 지역은 프랑스계 정착민인 아카디아인이 1680년부터 수로를 건설해 농사를 짓던 곳이었다. 하지만 영국군이 전쟁에 승리하면서 영국에 충성 맹세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755년 아카디아인들이 대규모 추방을 당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랑프리 안에 있는 교회 앞에는 미국 시인 롱펠로우(Henry Wadsworth Longfellow)<에반젤린(Evangeline)>이란 시에 나오는 주인공 에반젤린이 사랑하는 연인 가브리엘을 기다리는 모습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녀의 우수에 찬 눈빛에 가슴이 짠해진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롱펠로우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역사 유적지는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핼리팩스에서 101번 하이웨이를 타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울프빌에 닿았다.

 

 

 

1838년에 세워진 아카디아 대학교는 학부생와 대학원생 모두 합쳐 3,700명을 가진 크진 않지만 알찬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울프빌에도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늘어나는 추세다. 비수기라 문을 열지 않아 뮤어 머리(Muir Murray) 와이너리를 사진으로만 담았다.

 

 

 

 

 

 

캐나다 역사 유적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그랑프리를 찾았다. 옛 농지는 모두 푸른 초지로 변했다.

 

 

 

 

그랑프리 안에 세워진 에반젤린 동상과 교회 건물. 캐나다에 현존하는 장로교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교회다.

 

 

아카디아인 추방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에반젤린이란 시로 노래한 롱펠로우의 흉상

 

 

 

 

그랑프리 북쪽에 자리잡은 에반젤린 비치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태양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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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키트 2020.07.17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다운글 잘보고가용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