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먼 거리를 달려와 노던 로키스에서 세 밤을 머물렀지만 결국 오로라를 보는데는 실패했다. 우선 날씨가 도와주지를 않았다. 눈 내리는 날씨가 계속되었고 하늘은 시종 짙은 구름으로 덮혀 잔뜩 찌푸린 모습만 보여 주었다. 로지 리셉션에 물어 오로라 예보(Aurora Forecast)와 지수를 수시로 살피며 시종 가슴만 졸이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둘째 날인가는 오로라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지수가 떴다고 해서 새벽 2시까지 로비에 머물며 수시로 밖으로 나가 하늘을 살폈지만 오로라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영하 20도의 추위와 세찬 바람만 우릴 반길 뿐이었다. 캐나다 여행작가인 로빈 에스락도 몇 번인가 오로라를 보러 갔다가 매번 허탕을 쳤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린 첫 번째 도전였으니 그 사람에 비하면 다행이란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지리산 일출도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던데 오로라 역시 그런 모양이었다.

 

로지에 머무르면서 낮시간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리어드 리버 온천(Liard River Hotsprings)에서 온천욕을 즐기기도 하고,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타고 북으로 드라이브도 다녀왔다. 리어드 리버 온천은 땅에서 바로 온천수가 솟기 때문에 샘에서 얼마나 가까운 위치냐에 따라 수온이 다르다. 멋모르고 샘 가까이 갔다가 피부에 화상을 입는 줄 알았다. 하얀 설경을 배경으로 따뜻한 온천수에 목만 내놓고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이태백의 시에 나오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세상이 여기 아닌가 싶었다. 유콘 쪽으로 드라이브를 나가기도 했다. 버팔로라 부르는 바이슨(Bison)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이 근방에서만 바이슨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혹시 온천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었다.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녀석들이 코로 눈을 헤치며 풀을 뜯고 있었다. 순록이라 부르는 카리부도 몇 마리 나타났다.





리어드 리버 온천이 있어서 유명해진 면도 있지만 그래도 주립공원으로 지정될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지니고 있었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쉬어가는 리어드 리버 온천은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온천이라 한다.





도로로 나온 우드 바이슨과 카리부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한때 이 지역에서 멸종되었던 우드 바이슨을 복원했다고 한다.




문초 호수 주변에 있는 주유소를 겸한 식당을 찾았다.

로지에서 먹는 음식이 너무 비싸 밖으로 나왔지만 여기 음식은 너무 성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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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3.09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어드 리버 온천이야말로 정말 자연 그대로의 온천이네요! 한국과 일본에서 즐긴 온천은 갑자기 굉장히 인위적인 곳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보리올 2018.03.13 00: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쩌다 보니 두 번이나 이 온천을 다녀왔는데, 자연 속에 있어서 그런지 정말 분위기가 좋더구나. 차로 알래스카 가는 경우엔 꼭 들러보거라.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타고 계속 북으로 달렸다. 어느 지점에서인가, 노던 로키스(Northern Rockies)로 들어선다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노던 로키스는 지정학적으로 리어드 리버(Liard River)에서 시작하는 캐나다 로키 산맥의 가장 북쪽 지역을 의미한다. 때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북동쪽 끝에 위치한 지자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어떤 의미든 간에 브리티시 컬럼비아 가장 북쪽까지 왔고 유콘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이 멀지 않다는 이야기다. 포트 넬슨(Fort Nelson)을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노스웨스트 준주(Northwest Territories)로 가는 77번 도로 갈림길이 나왔다. 우리는 유콘 방향으로 곧장 직진을 했다.

 

포트 넬슨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Stone Mountain Provincial Park)에 닿았다. 스톤 양(Stone Sheep)이 많은 곳이란 소문답게 길가에 어미 양과 새끼가 나와 우릴 반긴다. 캐나다 로키에선 보기가 쉽지 않은 무스(Moose)와 카리부(Caribou)도 만났다. 야생동물들이 도로로 나오는 이유는 도로 결빙을 막기 위해 뿌리는 염화칼슘에서 염분을 섭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날이 어두워진 시각에 문초 호수(Muncho Lake)를 지나쳐 미리 예약한 노던 로키스 로지에 도착했다. 통나무로 멋지게 지은 분위기 있는 로지였다. 이 근방엔 숙소가 귀한 탓에 하룻밤 묵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레스토랑에서 비싼 저녁을 먹고 맥주 한 잔 하면서 밤 늦게까지 오로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노던 로키스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표지판을 보고 계속 북으로 달렸다.


노스웨스트 준주로 가는 77번 도로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알래스카 하이웨이가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을 관통한다. 웅장한 산세가 눈에 들어왔다.






스톤 마운틴 주립공원 경내에서 만난 야생동물들. 스톤 양과 무스, 카리부가 도로로 나왔다.




통나무로 지은 노던 로키스 로지는 깔끔하고 고풍스런 품격을 갖추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가장 가까운 마을이 수십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 로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비싼 저녁을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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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3.05 1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추워보이는데도 동물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보이네요! 캐나다 북부지방은 여행 계획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숙박도 음식도 주유도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보리올 2018.03.06 14: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캐나다 오지를 여행할 때 신경을 써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잘 못하면 숙소도 못 구하고 기름이 떨어져 오도가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주유소 간격이 200km 떨어진 곳도 허다해.

  2. 뱌다 2018.08.20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거대한 자연을 보면 두려움이 먼저 앞서는 것은 왜일까요...가 볼 수 없는 경치를 보여 주셔서 좋습니다

    • 보리올 2018.08.21 0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이 지역은 캐나다에 사는 사람도 쉽게 갈 수가 없는 곳입니다. 그것도 겨울에는 더더욱 가기가 어렵죠. 즐감하세요.




재스퍼를 출발해 오로라를 보러 가는 길이다. 우리가 갈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와 유콘 준주의 접경 지역까지는 운전에만 꼬박 이틀을 잡고 있다. 도상 거리로는 편도 1,280km가 나오지만 눈길 운전이라 속도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재스퍼에서 16번 하이웨이를 타고 에드먼튼을 가다가 힌튼(Hinton) 직전에서 40번 도로로 좌회전을 했다. 본격적으로 북상을 시작했다. 그랜드 캐시(Grande Cache)를 지날 때는 함박눈이 내려 시야를 가렸다. 노엘스 카페(Noelles Café)에서 점심을 하면서 잠시 눈을 피했다. 그랜드 프레리(Grande Prairie)에서 43번 도로를 타고 서진해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로 들어섰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도슨 크릭(Dawson Creek)에 닿았다. 공식적으로 알래스카 하이웨이(Alaska Highway)가 시작되는 곳이다. 알래스카 하이웨이는 여기를 출발해 유콘의 화이트호스를 지나 알래스카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연결된 도로를 말한다.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놀란 미국이 알래스카 침공을 대비해 캐나다 협조를 얻어 8개월만에 일사천리로 건설했다. 총 길이 2,232km 2차선 도로를 8개월이란 기간에 건설했다니 그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포트 세인트 존(Fort St. John)에 모텔을 잡고 밖으로 나가 저녁 식사를 했다. 그 다음 날도 종일 운전으로 보냈다. 두 팔과 어깨에서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도로 위는 제설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곳곳에 미끄러운 구간이 있어 마음대로 속력을 올릴 수 없었다. 하얀색 일색인 눈천지에 도로 옆으로 눈을 뒤집어쓴 나무와 숲이 나타나 잠시 지루함을 잊을 수 있었다.




재스퍼에서 북상하다가 그랜드 캐시의 카페에서 케사디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알래스카 하이웨이가 시작되는 도슨 크릭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 속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하이웨이를 달려 도슨 크릭에서 포트 세인트 존으로 이동했다.



포트 세인트 존에 있는 <93번가 식당>은 음식도 형편없었지만 가격 또한 꽤나 비쌌다.






제설작업을 한 도로 여기저기에 잔설이 남아 있어 조심해서 운전을 해야 했다.

본래 교통량이 많지 않은 도로지만 한겨울이라 오고가는 차량이 거의 없었다.





가지마다 눈을 뒤집어 쓴 나무들이 휙휙 차창을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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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lt 2018.02.07 1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겨울에 오로라를 찾아 떠나는 여행...정말 멋지네요. 가는 여정이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 또한 여행의 운치가 아닐까합니다. 좋은 구경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언젠간...^^

    • 보리올 2018.02.07 1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로라가 목적이었습니다만 오고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5,000km를 운전하며 설경은 정말 많이 보았죠.

  2. 뭥미뭥미헤어 2018.02.07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설경 너무나 아름답고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사진 공유 감사합니다... ^.^ 좋네요

  3. justin 2018.02.28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외곽이고 차도 많이 다니는 것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설작업이 잘 이뤄지네요~저런 곳을 장거리 운전하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겠어요!

    • 보리올 2018.03.05 02: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워낙 눈이 많은 지역이라 겨울엔 도로 제설작업이 무척이나 중요한 일 아니겠냐. 저런 길을 한 겨울에 다시 가라면 이젠 안 갈 것 같다.

 

첫날 밤은 캐슬린 호수 쉘터에서 아주 따뜻하게 보냈다. 장작을 때는 난로가 있어 실내가 훈훈했다. 침낭이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정도였다. 호숫가 모래사장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현지 젊은이들이 자정쯤 잠을 자러 쉘터로 들어왔다. 둘째날 저녁에는 어느 신혼부부가 결혼 파티를 연다고 쉘터를 점거해 버렸다. 졸지에 숙소를 뺏겨 버린 것이다. 부득이 호숫가 모래사장에 텐트를 쳤다. 밤새 빗방울이 돋고 바람이 세게 분다 싶었는데 새벽에는 엄청난 돌풍이 불어왔다. 네 명이 누워있는 텐트가 바람에 날라갈 판이었다. 덩치 큰 내가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등을 대고 팔다리를 벌려 버티길 40여 분. 강력한 펀치를 날리듯 쾅쾅 등을 때리던 바람이 순간적으로 잦아 들었다. 급히 텐트를 걷고는 침낭을 들고 쉘터로 피신을 했다. 쉘터는 비어 있었다. 잠은 모두 달아나 버렸다. 깜깜한 밤에 냄비만 칙칙 소리를 내며 수증기를 내뿜는다. 이른 새벽부터 커피를 마셨다.     

 

이번에는 헤인즈 정션을 지나 클루어니 국립공원 북쪽으로 차를 몰았다. 다시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탄 것이다. 유콘에서 가장 큰 호수라는 클루어니 호수(Kluane Lake)와 솔저스 서미트(Soldier’s Summit)가 우리가 가는 목적지다. 거기엔 타찰 달(Tachal Dahl)이란 이름의 방문자 센터가 있지만 이 역시 시즌이 지나 문을 닫았다. 그 앞으로 펼쳐진 초원이 무척 아름다웠다. 솔저스 서미트로 올랐다. 이 솔저스 서미트는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모두 연결한 후, 1942 11 20일 준공식을 가진 곳이다. 주차장에서 1 km 걸어가면 되는데 솔저스 서미트에는 캐나다와 미국의 국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었다. 이곳에 서면 아름다운 클루어니 호수가 내려다 보인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에서는 의외로 야생동물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분명 덤불 속 어딘가에는 그리즐리나 흑곰, 무스, 달 양, 늑대 등이 서식하고 있을 것이지만 겨울을 보낼 준비로 바쁜지 우리 앞에는 통 나타나지를 않았다. 길가에 침엽수가 보이긴 했지만 BC 주처럼 크고 울창한 침엽수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도 역시 추운 날씨 탓이리라 여겨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람 키 정도 되는 작은 관목들이었다. 주로 버드나무(Willow)나 난쟁이 자작나무(Dwarf Birch), 오리나무(Alder)가 많은데 이 나뭇잎들은 가을이 되면 노랗게 변색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말은 유콘의 산이나 들판은 다른 곳에 비해 가을 색채가 풍부하다는 의미 아닌가. 우리가 여기에 온 것도 유콘의 가을을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붉게 타오르는 유콘의 가을은 아직 우리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 붉은 가을을 찾아 북으로 더 올라가야겠다.

 

 

 

 

<사진 설명> 이틀밤을 묵은 캐슬린 호수 쉘터. 우리에겐 너무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다. 특히 텐트를 날릴듯 불어대던 돌풍에서 벗어나 쉘터에 자리를 폈을 때 이 쉘터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사진 설명> 캐슬린 호수 주변만 거닐어도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이 번치베리와 파이어위드였다. 번치베리의 빨간 열매와 빨갛게 변한 파이어위드의 이파리는 유콘의 가을색을 풍요롭게 만드는 존재였다.

 

 

<사진 설명> 아침, 저녁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는 캐슬린 호수의 아름다움은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것 같았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에 스트레스가 몽땅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설명> 동녁을 붉게 물들인 태양이 구름 사이로 떠오르더니 뜬금없이 반대편에서 무지개가 뜨기도 했다. 이곳의 다양한 날씨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은 모양이었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서 다시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타고 북상해 클루어니 호수를 만났다. 그 길이가 무려 70km에 이른다는 호수를 우리는 극히 일부분만 보아야 했다.

 

 

 

 

<사진 설명> 솔저스 서미트에 오르면 그 아래로 클루어니 호수와 알래스카 하이웨이가 보인다. 1942 11월 알래스카 하이웨이 준공식을 거행했던 곳이다. 공사에 투입되었던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이 들리는 듯 했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으로 되돌아 오면서 클루어니 국립공원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다음엔 백패킹을 하면서 클루어니 국립공원의 속살로 들어가 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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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식전당포 2014.02.16 0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익하게 보고갑니당^^

  2. 제시카 2014.02.17 14: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사진들이 다 달력에 나올것만 같아요 무지개도 이쁘고, 쉘터가 인상적이네요~ 자다일어나서 창문보면 바로 멋진 산이랑 호수가 보일테니!

    • 보리올 2014.02.17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쉘터 덕분에 따뜻하고 편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단다. 그 때문에 클루어니 국립공원에 대한 인상도 무척 좋았고. 여행이라는 것이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인 총합 아니겠니?

  3. Grace 2017.05.26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여행기 감사합니다~
    쉘터에서 숙박까지 가능한가요~?
    파크 캐나다 홈페이지 에서는 키친쉘터라고 나오던데... 정보 좀 더 얻을 수 있을까요~~

    • 보리올 2017.05.26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공식적으론 쉘터에서 숙박을 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캠핑장이 문을 닫고 새벽에 악천후가 몰려와 쉘터로 피신을 했지요.

 

아침에 화이트호스를 출발해 1시간 30분을 달려 헤인즈 정션(Haines Junction)에 도착했다. 헤인즈 정션에 다가갈수록 수려한 산세가 우리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찾아가는 클루어니 국립공원(Kluane National Park)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도 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난 곳도 여러 군데 있었다. 구름을 배경으로 한 하늘이라 더 파랗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헤인즈 정션은 알래스카 하이웨이와 헤인즈 하이웨이가 갈리는 삼거리 마을이었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의 중심이었지만 마을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유콘 남서쪽에 자리잡은 클루어니 국립공원은 일단 면적이 엄청나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라고 했다. 그 면적이 21,980 평방킬로미터라 하는데 이 정도 크기면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50배쯤 된다. 서쪽으로는 알래스카의 랭겔-세인트 엘리어스(Wrangell-St. Elias) 국립공원과 경계를 마주하고 있고, 남으로는 역시 알래스카의 글레이셔 베이(Glacier Bay) 국립공원과 접해 있다. 이 공원들과 연계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보호구역를 형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은 또한 1980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거대한 산악지형에 빙하와 계곡이 발달하고 다양한 식생을 보유하고 있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하이웨이를 따라 도열한 연봉은 클루어니 산맥에 속하는데 대개 해발 2,500m 내외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그 너머로 아이스필드 산맥이 있다. 해발 5,959m로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로간 산(Mt. Logan)도 여기에 속한다. 이 두 개의 산맥을 합쳐 우리는 세인트 엘리어스 산맥(St. Elias Mountain)이라 부른다. 여기에 분포해 있는 빙원이 극지방을 제외하곤 가장 크다고 한다. 로웰(Lowell) 빙하와 카스카울시(Kaskawulsh) 빙하는 이 빙원을 대표하는 빙하들이다. 그 길이도 엄청나지만 무척 아름답기로도 소문이 났다. 헬기나 경비행기를 이용해 빙하를 돌아보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시즌이 지나 문을 닫은 것 같았다.

 

우리는 여기서 2 3일 간에 걸쳐 국립공원 안에 있는 트레일 몇 군데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산행에 대해선 따로 소개하기로 한다. 헤인즈 하이웨이에 있는 유네스코 기념 동판을 지나 캐슬린 호수(Kathleen Lake)로 향했다. 헤인즈 정션에서 남으로 32km 지점에 있다. 이곳에 캠핑장이 있어 베이스 캠프를 차리려고 했는데 캠핑장도 문을 닫아 버린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캐슬린 호수 쉘터에서 하룻밤을 자고 하루는 호숫가 모래사장에 텐트를 쳤다. 캐슬린 호수는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우람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둔 것도 그렇고, 아침, 저녁으로 부드러운 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도 우리 눈에는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호수 주변을 산책삼아 걸었다. 오후에는 시간이 남아 캐슬린 호수의 코캐니(Kokanee) 트레일을 걷고는 락 글레이셔(Rock Glacier)에도 다녀왔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국립공원 안내소. 지도와 트레일 정보를 얻곤 그 옆에 있는 원주민 문화 센터에 들러 전시품들을 둘러보았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서 아주 조그만 카톨릭 성당을 만났다. 국립공원 안내소 길 건너편에 있었다. 1942년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건설할 때 미군 병사들이 사용했던 군대 막사를 개조해 1954년에 지어진 성당이라 군대 막사 형태를 지녔다. 겨우 열댓 명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지만 그래도 일요일이면 미사를 연다고 적혀 있었다.

 

 

 

<사진 설명> 알래스카 하이웨이에서 헤인즈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향했다. 도중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임을 알리는 동판이 길가에 세워져 있었다.

 

 

 

 

<사진 설명> 캐슬린 호숫가를 따라 산책을 하다 코캐니 트레일도 엉겹결에 걸었다. 1km의 짧은 트레일이었다. 고즈넉한 가을 풍경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날씨는 쌀쌀한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춥지는 않았다.

 

 

 

 

<사진 설명> 락 그레이셔 트레일은 왕복 3.2km로 그리 길지는 않았다. 산책삼아 걷기에 좋았다. 보드워크와 짧은 숲길을 빠져나오면 줄창 돌밭을 걸어야 했다. 고도를 높일수록 데자디시(Dezadeash) 호수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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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애과차이점이 뭐가있나요 2014.02.11 1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름답습니다.평소에 궁금한것이있어서 여쭈어보겠습니다.캠칭장에거 자는것과(돈이소요 되잖아요)일반평지나 들판에서자는것(경비가 들어가지
    않음.)

    • 보리올 2014.02.11 1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캠핑장은 하루에 20~30불을 내야 하고 들판같은 곳에다 텐트를 치면 그 비용은 줄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 들판에서나 텐트를 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론 캠핑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어느 누구의 사유지일 가능성도 있거든요. 캠핑장은 돈을 내기 때문에 그 반대 급부로 식수나 화장실, 샤워, 야생동물이 닿지 않는 식량 저장소 등의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도 있고요. 답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2. prima bella 2014.02.12 0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콘주는 아직 안가봤는데...워낙 멀어서 마음 먹기가 쉽진 않네요.
    그래도 언젠가는 한번 가볼 곳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쪽도 자연 경관이 대단할 것 같아요~~

    • 보리올 2014.02.12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차로 가려면 정말 먼 거리죠. 저희도 밴쿠버를 출발해 왕복 7,100km를 달리고 왔습니다. 알래스카는 발도 들이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유콘은 아무래도 북극권에 면해 있어 여기 BC주 지형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언제 한번 직접 가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3. 지식전당포 2014.02.15 16: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내용 이네용^^